[아자미]

"엄마의 원수! 뒈져!"


[사쿄]

"아쉽게도 기억나지 않는 군――!"


[이즈미]

(아자미 군,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할 수 있게 됐어. 대부분이 사쿄 씨가 연기하는 빌에 대한 공격이라는 게 좀 그렇지만…….)

(하지만, 전보다 자유롭게 마음껏 연기하고 있어. 즐기고 있다는 게 전해져. 역할분석을 위해 참가한 좀비런·나이트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수확이야.)

(이제 신경 쓰이는 건, 그것뿐인가…….)


-


[오미]

얘들아, 스콘 구웠어.


[아자미]

…….


[오미]

아자미도 먹을래? 달지 않은 마멀레이드 잼을 만들어 봤는데.


[아자미]

배 안 고프니까, 난 됐어.


[오미]

그래…….


[이즈미]

(저 두 사람, 요즘 갑자기 서먹해졌단 말이야. 아자미 군은, 오미 군한테 반감을 품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사쿄 씨를 대하는 태도와도 다르고.)

(그저, 쌀쌀맞다고 해야 하나, 어색함이 느껴져. 오미 군도 아자미 군을 대하는 게 조심스러워 보이고……. 대체 무슨 일이지?)


-


[츠즈루]

연습은 어때?


[쥬자]

대부분 진행됐슴다.


[오미]

아자미도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할 수 있게 됐으니까, 공연에서 개그를 많이 넣을 거라고 반리가 그러더라.


[츠즈루]

본방이 기대되네요.


[오미]

그런데, 요즘 아무래도 아자미가 날 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츠즈루]

아자미가?


[쥬자]

뭐, 오미 씨의 스콘을 거절하는 건 믿을 수 없었슴다.


[츠즈루]

그거냐? 그냥 단 거라 싫어하는 거 아니에요?


[오미]

아니, 스콘 하나만이 아니라…… 뭐라고 할까. 그 녀석을 상대할 때는 생각대로 되지가 않아. 다른 애들, 쥬자나 타이치랑 똑같이 대하면 아자미가 달갑지 않아 한달까…… 아니, 이 표현도 정확하지는 않지.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라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츠즈루]

후시미 씨도 그런 일이 있네요.


[오미]

그야 그렇지. 나이 차이도 꽤 나니까.


[쥬자]

그렇게 치자면, 사쿄 씨 쪽이 더 차이나.


[오미]

그래서 사쿄 씨도 고생하잖아.


[츠즈루]

그러네요…….


[쥬자]

정면에서 얘기해보는 건 어떻슴까? 아자미도 사쿄 씨한테는 막 덤비지만, 쿠몬을 걱정해주는 등, 좋은 녀석인 것 같아.


[오미]

그건 그렇지. 그래서 더욱 아자미의 마음을 모르겠어.


[츠즈루]

뭔가 아자미 나름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요?


[쥬자]

다음에 쿠몬한테 넌지시 물어볼게요. 아자미도 쿠몬한테는 마음을 연 것 같으니까요.


[오미]

미안해.


[쥬자]

아니요, 항상 신세 지고 있는 걸요.


-


[아자미]

…….


[쿠몬]

――아자미.


[아자미]

응?


[쿠몬]

뭐 해?


[아자미]

별로. 멍하니 있었어.


[쿠몬]

흐―응? 뭔가, 갑자기 추워졌네―.


[아자미]

가을이니까.


[쿠몬]

빨리 여름 안 오려나―.


[아자미]

끝난 지 얼마 안 됐잖아.


[쿠몬]

그건 그래도―.


[아자미]

…….


[쿠몬]

그러고 보니, 아까, 오미 씨가 치즈케이크를 구워줬는데, 먹었어?


[아자미]

아니…….


[쿠몬]

엄―청 맛있어. 스콘 도 맛있고, 역시 오미 씨라니까―. 별로 안 다니까 아자미도 먹으면 좋을 텐데.


[아자미]

…….


[쿠몬]

아자미 말야, 왠지, 오미 씨를 피하고 있지 않아?


[아자미]

……피한달까, 뭔가 그 사람은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쿠몬]

왜?


[아자미]

뭔가, 그 사람은――.


-


[쿠몬]

오미 씨 있어―?


[오미]

왜 그래?


[쿠몬]

있잖아, 잠깐 와봐.


[오미]

어?


-


[아자미]

…….


[오미]

아자미…….


[쿠몬]

제대로 얘기해야 한다?


[아자미]

야, 쿠몬――.


[오미]

…….


[아자미]

…….


[오미]

……뭔가, 미안해. 아자미가 나를 피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쥬자한테 상담했더니, 신경 써줘서, 쿠몬한테 부탁한 거야.


[아자미]

딱히, 피한 적은…….


[오미]

나는 다른 사람을 보살피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사람에 따라서는 귀찮다던가 성가실지도 몰라.

저번처럼 솔직하게 말해주면, 되도록 신경 쓸게.


[아자미]

……귀찮지 않아.


[오미]

어?


[아자미]

그냥,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는 것뿐이야. 뭔가 그쪽이 돌봐주는 건…… 부모랄까, 엄마 같은 느낌이 나서.


[오미]

엄마……?


[아자미]

남자 상대로 이상하지. 근데, 뭔가 과자를 만들어 주거나, 다친 걸 엄청 걱정하거나, 그런 느낌이 나니까 당황하는 거야.


[오미]

그래…….


[아자미]

나, 어릴 때 엄마가 죽었으니까. 그런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사쿄나 아버지는 더 거칠고, 엄했으니까. 어리광 받아준 적도 없고.

그쪽이 걱정해주거나, 보살펴주려고 하는 게 근질거려서 참을 수 없는 것 같아…….


[오미]

……그랬구나.

우리 어머니도, 내가 초등학생 때 돌아가셨어.


[아자미]

어……?


[오미]

그런 점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를 모르는 건 너와 똑같아.


[아자미]

그런 것 치고는 엄마 같은데.


[오미]

그건…… 무의식에서 내가 엄마를 바라며 연기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나 나름의 어머니상을.


[아자미]

……흐―응.


[오미]

뭐, 아자미가 귀찮은 게 아니면 다행이야.


[아자미]

……응.


[오미]

…….


[아자미]

……. 그보다, 쿠몬이 오미 씨랑 제대로 얘기해보라고 했는데, 별로 얘기할 것도 없네.


[오미]

하하, 그러네. 너랑 나는 나이 차도 많이 나니까, 공통점도――. 아, 하지만, 어머니 외에도 하나 더 있네. 공통점.


[아자미]

?


[오미]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이었던 가출 이야기, 들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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