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무슨 일인가요? 불만이 있으면――.


[가이]

상관없다.


[이즈미]

하지만――.


[가이]

어드바이스를 주지 않겠나.


[레니]

뭐라고?


[이즈미]

네?


[가이]

내 연기를 봐주지 않았나. 저번에 한 말은 옳다. 나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 타카토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레니]

……. 간단하게 말할 수는 없지, 연기는 하루아침에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가지고 태어난 재능이란 것도 있어.


[가이]

알고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다.


[레니]

……흥.

자기 연기에 자신이 없다면 우선 그걸 숨기는 것부터 배워야겠지. 자신 없는 걸 드러내는 연기만큼 꼴사나운 것도 없어.

그런 걸 보게 된 관객은 불쾌해질 뿐이다. 발연기를 하더라도 프라이드를 가지고 마음껏 연기하는 쪽이 더 나아. 서투를 때는 서투른 나름의 최선을 다해라.


[가이]

――. ……그렇군. 그 말이 맞다.

스스로 부끄러이 여기는 연기라면 보는 관객도 불쾌하다는 건가.


[레니]

그런 거지.


[가이]

어드바이스, 감사하다.


[레니]

그렇다고 못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말이야.


[가이]

…….


[레니]

……뭐지? 남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가이]

……어릴 때 당신을 무대에서 본 것 같다. 배우로서인지, 관객으로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즈미]

배우로서……?


[레니]

――그런 옛날 일은 기억나지 않아. 그럼 실례하지.


[가이]

…….


[이즈미]

(레니 씨는 옛날에 배우를 했었던 걸까……?)


-


[타스쿠]

…….


[츠무기]

……으응?

(아직 5시…… 타스쿠는 런닝인가)

아마 또 그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기대돼서 들떠있겠지. 후아아…….

(난 조금 더 잘까――)

……여보세요?


[후유키]

"여보세요? 아침 일찍 미안해."


[츠무기]

아니야, 마침 깨어있었어. 무슨 일이야?


[후유키]

"말하는 걸 잊었는데, 오늘 사실은――……."


[츠무기]

――응, 응. ……어!?


-


[이즈미]

그게 정말이에요!?


[츠무기]

네. 오늘 학예회 무대, 아무래도 저희는 덤이 아니라 겨울조로서 정식으로 초대된 건가 봐요.

겨울조 임시 공연이라는 형태로 되어있는 듯 해요…….


[이즈미]

그러니까 주어진 시간이 최소 한 시간 반에서 두시간이란 거네요.


[아즈마]

도저히 에튀드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네.


[타스쿠]

형 놈은 왜 이런 중요한 걸 오늘 말하는 건데.


[츠무기]

그쪽에서도 오해가 있었나 봐.


[호마레]

어떡할 거지?


[이즈미]

다른 걸 재연하거나, 이번 공연을 하거나…… 하지만 어느 쪽이든 연습이 충분하지 않아서…….


[타스쿠]

모두 '검에 죽다.' 대사랑 동선은 다 외웠지.


[히소카]

……의문형이 아냐.


[호마레]

자율연습의 성과를 보여줄 때가 온 것 같군.


[아즈마]

타스쿠가 단장이 된 시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 범위 내니까.


[가이]

문제없다.


[이즈미]

다들…….

[츠무기]

결정됐네요. 감독님, 제5회 공연을 조금 생략한 버전으로 해요.


[이즈미]

갑자기 본방…… 리스크는 있겠지만, 할 수밖에 없죠.


-


[후유키]

이야~ 갑자기 미안해. 여기 졸업생이고 전 GOD 극단 톱이라고 소개했더니, 그럼 꼭 여기서 공연을 해달라고 부탁받아서.


[타스쿠]

쓸데없는 말을 줄줄 하니까 그렇지.


[후유키]

말하다 보니. 자랑스러운 동생이겠다고 칭찬받았어.


[타스쿠]

……하아.


[이즈미]

(혹시 후유키 씨는 좀 브리콤인 건가)


[아즈마]

저 사람이 소문의 타스쿠네 형이구나.


[가이]

별로 안 닮았군.


[히소카]

……딱딱한 거랑 부드러운 거.


[호마레]

식감의 차이 같군.


[스탭]

슬슬 준비 부탁드려요.


[이즈미]

네!


[선생님]

연극을 보는 동안에는 다들 떠들지 않고 조용히 앉아있는 거예요.


[초등학생A]

네~에.


[가이]

평소랑 분위기가 다르군.


[아즈마]

왠지 흐뭇해져.


[이즈미]

……다들 어려도 관객은 관객이에요. 적당히 하면 안 돼요. 연습은 부족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해주세요.


[타스쿠]

――.


[츠무기]

……왠지 초등학생 때가 생각나.


[타스쿠]

그때도 나가기 전에 선생님께 저런 말을 들었었지.


[아즈마]

언제든지 초심을 잊으면 안 된다는 거네.


[호마레]

시작되는 블랑, 생기있게 피어나는 플뢰르――.


[히소카]

……이제 시작해.


[호마레]

흠, 아직 더 남았는데.


[타스쿠]

――가자.


[가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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