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론]
……――.
[탄제린]
《……형님은 바이올린을 켤 때 무척 행복한 얼굴을 합니다.》
[시트론]
《바이올린을 켜고 있으면 마음이 무척 온화해져.》
[탄제린]
《저도 형님이 켜는 바이올린의 따뜻한 음색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온화해져요.》
[시트론]
《그렇다면 켜는 보람이 있구나.》
[탄제린]
《형님은 장래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는 건가요?》
[시트론]
――.
[탄제린]
《형님?》
[시트론]
《내 미래는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져 있어.》
[탄제린]
《……?》
[시트론]
《너에겐 아직 어려운 이야기구나.》
[탄제린]
《형님, 슬픈 표정을 짓고 계세요.》
[시트론]
《아무것도 아니다. 걱정해줘서 고맙구나.》
[탄제린]
《――형님, 아까 그 곡을 한 번 더 연주해주세요.》
[시트론]
《마음에 들었니?》
[탄제린]
《네. 훌륭한 멜로디였어요.》
[시트론]
《그래. 하지만 그게 멜로디 전부는 아니야. 이 곡은 한 대의 바이올린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곡이니까.》
-
[이즈미]
아, 팥소를 샀었나?
[츠즈루]
샀슴다.
[이즈미]
다행이다. 시트론 군이 부탁한 거라. 저번 겨울조 제5회 공연을 보고 화과자에 관심이 생겨서 오미 군한테 만들어달라고 할거래.
[츠즈루]
후시미 씨는 뭐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즈미]
굉장하지.
그러고 보니 슬슬 봄조 제6회 공연을 생각해야겠네. 당연히 다음 공연 주연은 시트론 군일 거고.
[츠즈루]
네.
[이즈미]
어떤 역할이 어울릴까? 평범한 설정보다는 역시 조금 비범한 역할이 어울릴 것 같은데.
[츠즈루]
나이란 공연의 아서왕도 잘 어울렸으니까요.
[이즈미]
응응. 기품있는 분위기를 살릴 수 있으면 좋겠어. 본인한테도 물어보자.
[츠즈루]
그 사람, 엄청나게 리퀘스트 많아서 힘들 것 같슴다.
[이즈미]
그래도 들어줄 생각이구나?
[츠즈루]
그건, 뭐…… 시트론 씨 주연이니까, 시트론 씨가 정말로 되고 싶었던걸 해주고 싶어서요.
[이즈미]
그래…… 그렇지.
시트론 군은 계속 왕이 되기로 정해진 채 살아왔으니까.
[츠즈루]
연기에 빠진 것도, 왕이 아닌 다른 게 될 수 있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이즈미]
어떤 리퀘스트를 할지 기대된다.
[츠즈루]
제가 쓸 수 있는 범위면 좋을 텐데요.
[이즈미]
츠즈루 군이라면 뭐든지 쓸 수 있어! 우리 간판 극작가인걸!
[츠즈루]
괜히 더 부담돼요.
-
[가이]
《시트로니아, 차를 가져왔다.》
[시트론]
《그리운 향인걸.》
[가이]
《마침 자흐라에서 찻잎이 도착했다.》
[시트론]
《그쪽은 변함없나?》
[가이]
《요즘엔 수여식 준비로 바쁜듯하다.》
[시트론]
《벌써 그런 시기인가…….》
[가이]
《탄제린 왕자는 처음 하는 수여식 훈련으로 고전하고 계신듯하다.》
[시트론]
《그래…… 그건 할 일이 많으니까.》
[가이]
《시트로니아 때가 떠오르는군.》
[시트론]
《나는 첫 식전부터 완벽하게 해냈는데.》
[가이]
《연주에서 실수하지 않았나. 연습 때는 완벽했지만.》
[시트론]
《그런 사소한 실수를 눈치챈 건 너 정도일 거야. 정말이지, 이상한 데서 눈치가 빠르다니까.》
《그나저나 수여식은 외워야 할 것도 많지만 왕궁 악대와의 연주도 난관일 것 같군.》
[가이]
《탄제린 왕자도 바이올린은 배웠지만,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으셨으니까.》
[시트론]
《나도 아버지의 대리로 몇 번인가 연주했지만, 매번 긴장했지.》
[가이]
《그립군. 오랜만에 시트로니아의 바이올린이 듣고 싶어졌어.》
[시트론]
《이쪽에 온 뒤로는 바이올린에 전혀 손대지 않았지…… 이제 켤 수 없을지도 몰라.》
[가이]
《그건 아쉽군. 전속강사도 절찬하는 실력이었는데.》
[시트론]
《……그러고 보니 언젠가 탄제린이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는 건가'물어본 적이 있어. 탄제린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지.》
[가이]
《천진하군.》
[시트론]
《……그렇지.》
[가이]
《예전의 탄제린 왕자는 시트로니아에게 딱 붙어 다녔는데, 지금은 훌륭하게 성장하셨어. 분명 수여식도 제대로 책임을 다할 수 있겠지.》
[시트론]
《그래…….》
[츠즈루]
――시트론 씨, 잠깐 괜찮아요?
[시트론]
츠즈루, 무슨 일이야? 핫! 혹시 시트룬 출연의뢰 왔어!?
[츠즈루]
그럴 리 없잖아요!
그게 아니고 다음 봄조 공연 말인데요, 시트론 씨 주연으로 가고 싶다고 감독님하고 얘기했어요.
[시트론]
오~ 드디어 만찬의 준비 끝에 내 차례야!
[츠즈루]
맛있어 보이지만, 만반의 준비예요.
그래서 각본 테마에 리퀘스트 있어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시트론]
으~음, 그렇지…….
[츠즈루]
어릴 때 왕 외에 되고 싶었던 거라거나 없었어요?
[시트론]
철이 들었을 때부터 왕이 될 거라고 가르침 받았으니까. 생각해 본 적 없었어.
츠즈루와 코미디언은 되어봤으니까…….
[츠즈루]
안 됐어요.
[가이]
나도 시트로니아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들은 적이 없다.
[츠즈루]
하고 싶은 거라도 괜찮아요.
[시트론]
……바이올린 연주자.
[츠즈루]
네?
[시트론]
바이올린 연주하고 싶어!
[츠즈루]
바이올린???
[시트론]
《……그러고 보니 지금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
[가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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