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친구]
야, 방과 후에 다 같이 공원에서 놀건대 올래?
[츠즈루]
아니, 난 됐어.
[반 친구]
학원 가? 뭐 배워?
[츠즈루]
책 빌리고 싶은 게 있어서 도서실 갈 거야.
[반 친구]
흐―응.
[츠즈루]
그럼 내일 보자.
[반 친구]
내일 봐― 바이바―이.
[상급생A]
아, 있다 있어.
[상급생B]
쟤 아냐?
[츠즈루]
?
[상급생A]
너 메구루 군 동생 맞지?
[츠즈루]
어…… 그런데.
[상급생B]
너도 팀에 들어올래?
[상급생A]
축구 잘해?
[츠즈루]
아, 아니. 난 안 들어가. 축구도 잘 못 하고.
[상급생A]
흐응―. 지금 운동장에서 축구 할 건데 같이 할래?
[츠즈루]
그게, 도서관 갈 거라서…….
[상급생B]
그럼 다음에 같이 하자.
[츠즈루]
(메구루 형처럼 5학년인가? 1학년하고는 전혀 다르니까, 좀 무서워…….)
――.
[상급생A]
앗, 갔네.
[상급생B]
다음에 보자―.
[츠즈루]
(5학년에까지 내가 메구루 형 동생인 게 알려졌구나. 메구루 형이 말한 건가…….)
-
[선생님]
집합―. 오늘 체육은 축구를 할 거다.
오, 네가 미나기 동생인가. 같은 팀이 되면 좋겠네―.
[츠즈루]
(그런 말 일부러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반 친구A]
미나기?
[반 친구B]
5학년에 미나기 메구루라고 있는데 축구를 진짜 잘한대.
[반 친구C]
어!? 너 미나기 메구루 동생이야!? 우와―!
[츠즈루]
아니, 별로 난…….
-
[반 친구A]
가라 가―!
[반 친구B]
힘내―!
[반 친구C]
미나기, 슛!
[츠즈루]
――.
[반 친구C]
아― 빗나갔어.
[반 친구A]
미나기 메구루 동생이면서―.
[반 친구B]
뭐야, 별로 대단한 것도 없네.
[츠즈루]
…….
-
[츠즈루]
(메구루 형 동생이라고 축구를 잘하는 건 아냐. 왜 동생이란 이유로 그런 말을 들어야 해?)
[메구루네 반 친구]
가라―! 메구루!
[메구루]
――.
[메구루네 반 친구]
됐다! 골!
[메구루]
좋았어!
[츠즈루]
(메구루 형…… 역시 축구 잘한다.)
[메구루]
앗, 츠즈루! 츠―즈루!
[츠즈루]
(태평하게 손이나 흔들고, 누구 탓에 내가 싫은 소리를 듣고 있는데.)
하아…….
(집에 가자…….)
-
[메구루]
츠즈루! 같이 가자. 아까 운동장에서 츠즈루 보이길래 손 흔들었는데 못 봤어?
[츠즈루]
……봤어.
[메구루]
뭐야, 그랬어?
학교는 어때? 친구는 사귀었어?
[츠즈루]
……. (메구루 형 탓에 친구들이 맘대로 환상을 가졌다가 실망하고 있는데.)
형…… 축구 가르쳐줘.
[메구루]
어? 축구?
[츠즈루]
오늘 체육 축구였거든.
[메구루]
그래! 나한테 맡겨!
-
[메구루]
그래 맞아, 그렇게. 공을 찰 때는 힘주지 않아도 돼.
[츠즈루]
――.
[메구루]
오, 방금 좋았어. 재능 있는 거 아냐?
[츠즈루]
칭찬이 과해.
[메구루]
아냐, 진짜 재능 있어. 역시 내 동생이야!
[츠즈루]
너무 띄워준다.
[메구루]
그러고 보니까― 너 용돈 받고 있지?
[츠즈루]
응.
[메구루]
빨라서 좋겠다. 나는 초3부터 받았는데.
[츠즈루]
한 달에 500엔으론 친구랑 군것질도 못 해.
[메구루]
그치만 있는 게 좋잖아. 뭐, 나는 신발이 금방 해져서 돈이 드니까―. 하는 수 없나.
야 츠즈루, 이번 달 힘드니까 500엔만 빌려줘.
[츠즈루]
안 갚을 게 분명하니까 싫어.
[메구루]
넌 세뱃돈도 모으고 있으니까 이 정돈 괜찮잖아―.
[츠즈루]
메구루 형도 모으면 되잖아.
[메구루]
그게 되면―.
[츠즈루]
그런 걸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거야.
[메구루]
너 어려운 말도 알고 있네―.
-
[오미]
나이스 클리어!
[타스쿠]
슬슬 어두워지는데. 여기까지만 할까.
[아자미]
풋살대회가 다음 달 며칠이었지?
[츠즈루]
25일 일요일.
[오미]
월드컵 직전이라 떠들썩할 때네.
[아자미]
그러고 보니 멤버 발표 이번 주였지?
[츠즈루]
아니, 다음 주. 지금 대표 합숙 중이래.
[타스쿠]
메구루 씨도 갔지?
[츠즈루]
네. 합숙 마지막 날에 국제친선경기를 하고 거기서 최종선발을 하나 봐요.
[아자미]
미나기 선수는 가볍게 대표로 뽑히는 거 아냐?
[오미]
신인인데 프로로 활약하고 있고 풍문에서도 유력하다고들 하잖아.
[츠즈루]
우리 가족 다들 들떠있긴 한데, 글쎄요. 이건 발표되기 전엔 모르는 거니까요.
[타스쿠]
우리 다섯 번째 멤버도 선발해야지.
[오미]
반리는 학부 행사가 겹칠 수도 있다고 했으니까.
[아자미]
그럼, 달리 후보라고 해도…….
[타스쿠]
우리도 합숙이라도 해볼까.
[츠즈루]
하하, 괜찮네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결정될 것 같지 않죠.
-
[이즈미]
다들 모였지? 그럼 미팅을 시작하자.
제6회 공연을 끝내고, 전 극단원이 주연을 경험하게 됐는데……. 이쯤에서 평소와는 조금 다른 걸 해보려고 해.
[사쿄]
순조롭게 모든 공연을 성공한 건 솔직하게 기쁘다. 하지만 각 조의 컬러가 확립되고 퀄리티가 안정되었으니 더욱, 서로에게 자극될만한 게 필요할 거다.
[텐마]
확실히, 플뢰르 상을 노리기 위해서도 뭔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있는 게 좋겠어.
[츠무기]
그런 점에서 믹스공연은 무척 자극됐어.
[반리]
아― 가을조 공연이랑도 달랐고, 평소에는 보기만 하는 다른 조 녀석하고 같이 하는 건 재밌었어.
[츠무기]
조별로 연습 방법이나 사고방식, 역할에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서 배울 점도 많았고.
[츠즈루]
각본도 평소처럼 조의 컬러에 얽매이지 않는 점에서는 신선했어요.
[이즈미]
믹스 공연이라…… 괜찮을 것 같아!
[지배인]
올스타 축제 분위기도 나고, 관객분들도 좋아할 거예요!
[사쿠야]
저도 다른 조 사람들과 무대를 해보고 싶어요!
[사쿄]
만약 하게 된다면 전원 경험해보는 게 좋은데, 그렇다면 각본이 많이 필요하겠군.
[이즈미]
으―음…… 츠즈루 군한테 부담이 너무 심할 거예요.
[츠즈루]
습작으로 플롯을 써뒀던 테마가 몇 개 있어서 그걸 쓰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름다.
[텐마]
퇴짜맞은 게 있었나?
[츠즈루]
테마나 분위기가 어떤 조에도 안 어울려서, 조 공연에 적합하지 않아서 넣어뒀던 게 있어.
[반리]
그럼 그걸 내놓을 좋은 기회가 되겠네.
[사쿠야]
츠즈루 군이 쓴 평소랑 분위기가 다른 각본도 기대돼요!
[지배인]
이왕이면 믹스공연에서만 쓸 수 있는 통용권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츠무기]
평소에 좋아하는 조만 보는 사람도 다른 조의 연기를 즐길 기회가 될 테니 괜찮겠어요.
[이즈미]
각본, 힘들 것 같은데 괜찮아?
[츠즈루]
쓰고 싶은 테마가 많아서 오히려 기쁨다.
[이즈미]
그럼 다행이다!
[사쿄]
그래서, 다음 공연은 뭘 할 생각이지?
[츠즈루]
일단 미완성 플롯을 살펴볼게요.
[이즈미]
좋은 기회니까 조 컬러나 배우는 생각하지 말고, 츠즈루 군이 진짜 쓰고 싶은 테마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
[츠즈루]
엇, 마음대로 써도 돼요?
[이즈미]
물론이지! 기대하고 있을게.
[츠즈루]
네!
달려나가다 제1화
2019. 7. 3.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