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오]
사모님――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호마레네 할머니]
초대장?
"아모레~ 메모리 평온한 이터널……."
……참견쟁이구나. 그이와 똑 닮았어.
오늘 밤에 외출할게요. 차를 준비해주세요.
[타카오]
알겠습니다.
-
[호마레]
――아아, 간직해둔 열기에 대기가 떨리는군.
지금이야말로 극장의 중심에 등불이 깃들 때――!
[이즈미]
!? 무슨 일 있어요, 호마레 씨!?
[호마레]
왜 그러지? 나는 평소처럼 시를 읊은 것뿐이야.
[이즈미]
아무리 봐도 평소처럼이 아니었는데요.
[사쿠야]
저, 처음으로 호마레 씨 시의 의미를 알았어요!
[무쿠]
저도요! 개연 전의 극장의 모습이 전해져서 근사해요!
[카즈나리]
어떡해! 아리린 신경지!?
[호마레]
음, 의상의 단추를 잘못 끼운 것 같군.
[이즈미]
……혹시 호마레 씨 긴장했어요?
[호마레]
긴장하지 않았네. 그저 조금 심장의 고동이 격하고 거동이 이상할 뿐이야.
[이즈미]
그걸 긴장했다고 하는 게 아닌지…….
[카즈나리]
아리린이 긴장하다니 별일이네.
[사쿠야]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호마레]
아무 일도 없네, 평소와 똑같아. 아주 평범한 공연 날이지.
[이즈미]
(괜히 더 부정하는 게 점점 수상해…….)
――아, 그러고 보니 호마레 씨네 할머니께 드린다는 초대 티켓 첫날 거였죠.
[무쿠]
혹시 할머니께서 보러 오셔서 그래요?
[호마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할머니라면 공연 때마다 몇 분이나 오고 있는데. 자, 저기에도, 여기에도, 거기에도, 머리 위에도――.
[사쿠야]
그런 곳에는 없어요!
[이즈미]
(아무리 봐도 긴장했어…….)
[카즈나리]
아리린, 릴렉스! 자, 원진 짜자!
[호마레]
그, 그래!
[카즈나리]
서커스니까 다 같이 한쪽 손을 들어서 서커스 텐트를 만들고――.
[호마레]
예술적이라 무척 좋군!
[카즈나리]
그치!
[무쿠]
구호는 단장님이 부탁드려요!
[호마레]
음! 그럼 관객들의 미소를 위해―― 루미너스 서커스단, 개연!
[카즈나리]
오―!
[사쿠야]
오오―!
[무쿠]
가요!
[이즈미]
다녀와!
[호마레]
음. 다녀오지, 감독군.
[이즈미]
(평소대로 돌아왔어, 진정이 됐나 봐. 다행이다!)
-
[호마레네 할머니]
…….
-
[조지]
"이야아, 제군! 오늘 밤 쇼 준비는 끝났나!?"
[윌]
"끝났을 리 없잖아요, 단장님! 이걸 보세요, 이 그네! 난간이 빠져서 매달릴 수 없어요."
[조지]
"문제없어. 로프에 매달리면 되지! 그래, 공연명은 《정글의 타잔 쇼》로 정했어!"
[윌]
"저는 곡예사예요! 타잔이 아니라요!"
[닉]
"그보다 맹수가 한 마리도 없는데 어떻게 쇼를 하라는 거예요!?"
[조지]
"그렇다면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이걸 쓰는 거야!"
[닉]
"인형탈……?"
[조지]
"팀, 넌 코끼리를 해라. 윌은 사자다."
[닉]
"이런 애들 장난 같은 걸로 손님이 납득할 리 없잖아요!?"
[팀]
"조지, 큰 공이 찢어져서 공타기도 못해."
[조지]
"그럼 윌, 네가 큰 공 역할이다!"
[윌]
"적당히 좀 하세요!"
[이즈미]
(호마레 씨도 카즈나리 군도, 사쿠야 군도 무쿠 군도 안정됐어. 정말 즐겁게 연기하는 게 전해져서, 보고 있는 쪽도 즐거워져.)
-
[팀]
"뿌우――."
[윌]
"크르르르릉!"
[손님A]
"때려치워―!"
[손님B]
"환불해라―!"
[손님A]
"진짜, 손님을 깔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손님B]
"두 번 다시 오나 봐라!"
[조지]
"기다려주세요, 손님! 이제 곧 빅한 게스트가――."
[손님]
"가겠어!"
-
[닉]
"하아……."
[윌]
"좀 더 낮게 울었으면 괜찮았을까……."
[팀]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조지]
"기운을 내거라! 빅한 게스트가 도착하면 손님도 많이 올 거야! 그러면 그네도 고칠 수 있고 맹수도 데려올 수 있어!"
[닉]
"그 빅한 게스트라는 건 언제 오는데요?"
[윌]
"출연 교섭하고 꽤 많이 지났지요."
[조지]
"이제 곧 올 거야! 출연료도 벌써 지급했으니까!"
[닉]
"애초에 TV 방송이나 쇼에서 모시려고 난리 난 초 유명인이 이런 작은 서커스단 쇼에 나와 줄까요?"
[윌]
"어쩌면…… 속은 거 아닐까요!?"
[조지]
"설마, 그럴 리가~"
[닉]
"있는 건 전부 팔아서 돈을 마련했는데 속은 거라니, 앞으로 어떡할 거예요!?"
[윌]
"쇼도 못 하고 돈도 없으면 이제 끝난 거잖아요!"
[조지]
"제군, 진정하거라! 게스트는 내일이라도 도착할 거야!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저녁을 먹고 내일에 대비해 쉬자!"
[팀]
"조지, 식사할 돈이 없어."
[조지]
"무슨 말이야? 오늘 티켓값이 있을 텐데――."
[팀]
"환불 신청이 쇄도했으니까. 전부 없어졌어."
[윌]
"네에에!?"
[닉]
"그럴 수가~!"
[조지]
"제군, 걱정할 것 없다! 내게 생각이 있어!"
[호마레네 할머니]
…….
[이즈미]
(호마레 씨네 할머니, 표정이 별로 변하지 않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입가가 웃음을 띤 것 같아. 재밌게 봐주시고 계신가 봐.)
-
[시스터]
"다음 분 오세요."
"여러분께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닉]
"단장님 생각이란 게 수도원 무료 배식이었어요……?"
[윌]
"오늘 저녁은 감자 수프 한 그릇인가……."
[팀]
"아마 내일도."
[닉]
"하아~……."
[조지]
"내일은 게스트 덕분에 진수성찬을 먹을 수 있을 거야. 오늘은 이걸로 위를 편안하게 해두자."
[윌]
"단장님의 그 낙관적인 생각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거예요?"
[닉]
"부럽네요."
-
[조지]
"이런?"
[아기]
"응애, 응애."
[윌]
"갓난아기!? 왜 이런데――."
[팀]
"버려진 것 같아."
[조지]
"이런 곳에 있으면 몸이 식을 거야. 서둘러서 안으로 옮기자!"
-
[아기]
"응애, 응애."
[닉]
"배고픈 건가? 엉덩이가 불편한가?"
[조지]
"착하지, 착해."
[윌]
"엄마를 찾는 게 좋지 않아?"
[팀]
"쓸데없어. 그런 데 두고 가는 엄마잖아, 또 다른데 버리는 게 고작일걸."
[닉]
"그럼 어떻게 해요?"
[팀]
"보육원에 맡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 수도원에서 보육원도 운영하는 듯하니까……."
[아기]
"까르륵……."
[조지]
"이거 보거라, 웃었어!"
[윌]
"추웠던 것뿐인가?"
[조지]
"이 애한텐 줄타기를 가르쳐야지! 이 얼굴은 줄타기를 잘할 얼굴이야!"
[닉]
"그게 어떤 얼굴인데요."
[팀]
"애초에 우리는 애를 기를 여유가 없어. 분유값도 없으니까."
[윌]
"맞아요, 우리도 못 먹고 있는데."
[조지]
"걱정할 것 없어. 내일 게스트가 오면 아기 한 명이나 두 명, 오십 명이라도 어떻게든 될 거야."
[팀]
"조지, 게스트가 진짜로 올지 모르잖아. 그 애를 굶어 죽게 할 생각이야?"
[조지]
"하지만……."
[아기]
"까르륵, 까르륵."
[닉]
"그래그래, 귀여워라. 이 애, 레오가 어릴 때랑 닮았어."
[윌]
"새끼 사자랑 같은 취급 하지 마."
[조지]
"자, 이런 시간에 다시 밖에 내보내는 것도 불쌍하니 오늘 하루 정도는 여기에 두는 게 어떻겠나."
[팀]
"분유 살 돈은?"
[조지]
"그건, 그…… 그래! 이 지팡이를 전당 잡으면 돼!"
[팀]
"조지, 그건 네가 단장이 됐을 때 받은 소중한 거잖아."
[조지]
"무얼, 바로 되찾을 수 있어."
-
[아기]
"새근― 새근―……."
[조지]
"그래 착하지."
[닉]
"단장님, 큰일 났어요!"
[조지]
"무슨 일이지? 혹시 게스트가 도착――."
[닉]
"사자가, 레오가 돌아왔어요!"
[조지]
"뭐야?"
[팀]
"아니 돌아왔다기 보다, 정확히는 인형 탈이 사자가 됐어."
[닉]
"코끼리도 있어요!"
[윌]
"게다가 그네랑 공타기에 쓰는 큰 공, 도구가 전부 고쳐져 있어요! 기적이에요!"
[조지]
"뭐라고!?"
[팀]
"참고로 게스트는 전혀 올 기색이 없어."
[조지]
"이상하군,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윌]
"진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닉]
"맞아요, 이제 쇼를 할 수 있어! 개연 준비를 해요!"
-
[조지]
"자 그럼, 처음에 등장하는 건 공중에서 화려하게 춤추는 공중그네 타기 윌입니다!"
[윌]
"핫!"
[손님A]
"와아아!"
[윌]
"이얏!"
[손님B]
"대단해! 저렇게 높은 데서 한 바퀴 돌았어!"
[손님C]
"날개가 달린 것 같아!"
[이즈미]
(사쿠야 군, 서커스를 하고 싶어서 미스미 군한테 이것저것 물어봤던 모양이던데, 연습도 열심히 했겠지. 그 성과가 나오고 있어.)
[조지]
"이어서 어릿광대 팀!"
[팀]
"얍 얍 얍."
[손님A]
"저 어릿광대, 공 위에서 저글링을 하고 있어!"
[손님B]
"공에 다리에 붙어있는 것 같아."
[손님C]
"그 말을 할 거면, 던지는 공도 마치 손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이즈미]
(카즈나리 군은 역시 재주가 좋아. 표표한 팀의 역할분석도 완벽하고, 주연인 조지를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있어.)
[조지]
"다음은 맹수조련사 닉과 사자 레오!"
[사자]
"어흥!"
[닉]
"가자, 레오!"
[손님A]
"와아! 고리를 넘었어!"
[손님B]
"저런 사자를 잘도 길들였군."
[이즈미]
(무쿠 군도 생기가 넘쳐. 이런 판타지 세계관은 잘 어울리지.)
-
[조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손님A]
"재밌었어~!"
[손님B]
"또 보고 싶어!"
-
[닉]
"해냈다, 대성공이야!"
[윌]
"이제 오늘 저녁을 먹을 수 있어!"
[조지]
"대단하구나, 윌. 요즘엔 그네가 고장 나서 연습도 못 했는데."
[윌]
"마치 마법처럼 몸이 가벼웠어요!"
[팀]
"닉도, 그런 단기간에 잘도 말을 듣게 만들었네."
[닉]
"그게,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순순히 재주를 부려줬어요."
[팀]
"나도 밸런스가 흔들려도 큰 공에서 안 떨어졌고, 어디로 던지든 공이 손으로 돌아왔어."
[조지]
"마치 마법 같구나."
[아기]
"응애, 응애."
[닉]
"아, 슬슬 분유 먹을 시간인가?"
[조지]
"그래! 분명히 이 애가 행운의 사자였던 거야! 이 애가 행운을 가지고 와준 거야!"
[팀]
"설마……."
[윌]
"하지만 확실히 애가 오자마자……."
[닉]
"그럼 진짜로……?"
[조지]
"틀림없어!"
[아기]
"응애, 응애."
[팀]
"어쨌든 분유를 먹이는 게 어때? 조지."
[이즈미]
(무엇보다 호마레 씨의 조지…… 조금 독특하고 고집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어. 호마레 씨한테 딱 어울려.)
(관객을, 할머니를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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