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주인은 사투리를 쓰고 있습니다.
[사쿠야]
엣취……!
(토호쿠보다 더 춥네……! 추위가 10정도 레벨 업한 것 같아. 홋카이도는 이렇게 춥구나……)
(시내도 전혀 본 기억이 안 나…… 내가 정말 여기에 살았던 건가? 왠지 믿을 수 없지만…… 일단 요시나가 씨가 알려준 주소로 가보자)
-
[사쿠야]
(아, 같은 이름의 빌라…… 아직 남아있었구나)
――. (이 빌라 계단 색…… 현관문…… 까칠까칠한 벽…… 잘 아는 것 같아. 여태껏 잊고 있었지만, 난 여기에 살았던 게 확실해)
……. (부모님하고 셋이서 101호실에 살았던 모양인데…… 안에는 들어갈 수 없겠지?)
(지금은 문패도 없고 우편함도 꽉 차 있어. 우편함이 비어있는 곳은 102호실뿐이야…… 다른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걸까? 꽤 낡았고, 재건축이 결정됐다거나……?)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까. 좋아.
[노인]
……네, 누구세요?
[사쿠야]
저, 저기, 이 빌라에 관해 묻고 싶어서요……!
[집주인]
내가 집주인인데, 입주 희망인가?
[사쿠야]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실은 어릴 때 이 빌라에 살았었어요……. 101호실에, 아마도 15년쯤 전일 텐데…….
[집주인]
너, 혹시……사쿠마 씨네 애 아니냐?
[사쿠마]
앗, 네! 사쿠마 사쿠야예요!
[집주인]
그래, 그렇구나. 많이 컸네……. 오늘 꽤 춥지. 들어와라.
-
[집주인]
지금은 어디 살아?
[사쿠야]
지금은 도쿄에서 연극배우를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못 본 척 눈을 돌려왔던 제 근원에 대해 알고 싶어서, 태어난 이 마을로 처음 돌아왔어요.
[집주인]
그렇구먼~ 엄마 아빠도 기뻐하고 계실 거다.
[사쿠야]
집주인님은 그때도 여기 살고 계셨나요?
[집주인]
그럼. 너도 잘 알지. 기저귀도 갈아줬는데.
네 엄마랑 아빠도 너를 보고 귀엽다, 귀엽다 아주 입에 달고 살았지. 셋이 여기저기 산책도 하고 항상 같이 있었어. 너도 참 잘 웃는 아가였고.
맞다, 네가 한밤중에 열이 난 적도 있었지. 둘이서 너를 안고 눈 속을 걸어서 병원까지 갔었는데……. 너는 정말로 사랑받았어.
[사쿠야]
――. 그렇지! 만약에 아신다면 이지만……. 제 이름의 유래 같은 거 부모님께 들은 적 없을까요?
[집주인]
아, 기억하지. 사쿠마 사쿠야. 성하고 맞춰서 벚꽃이 피는 걸 뜻하지.
*벚꽃이 피다=さくらさく(사쿠라사쿠)
-
[사쿠야 엄마]
이 마을은 벚꽃이 제일 느지막이 피는 걸로 유명하잖아.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온 나라에 봄이 내려왔다는 희망의 상징이기도 한, 가장 마지막 개화 선언.
[사쿠야 아빠]
이 마을 사람들 모두가 개화를 기다리는 특별한 꽃, 벚꽃처럼……. 이 아이도 느리더라도 끝내는 만개로 꿈을 꽃피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그게 우리 꿈이에요.
-
[사쿠야]
――.
[집주인]
이 마을의 겨울은 사무치게 춥지. 그래서 더욱 느지막이 찾아오는 봄이 귀중한 거야.
네 인생에도 봄이 왔니?
[사쿠야]
……네. 지금이 제 인생의 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집주인]
맞아, 하나 더 생각난 게 있어.
-
[사쿠야]
(여기가 엄마랑 아빠가 자주 데려와 줬던 곳…… 꿈속에서 몇 번이나 본 곳이야. 난 정말로 여기에 왔었구나)
――. (왠지, 여러 가지 감정이 소용돌이쳐서 폭발할 것 같아. 지금 엄청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싶어. 이 마음을 말하고 싶어――)
[이즈미]
"여보세요?"
[사쿠야]
아, 여보세요? 감독님! LIME으로도 보고했지만, 저 지금 태어난 마을에 와있는데――.
[이즈미]
"응."
[사쿠야]
살았던 빌라에 갔더니, 집주인분이 어린 시절 저를 기억하고 계셨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의 일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게다가 난로랑 손님용 이불을 빌려서 예전에 살던 방에서 묵게 됐어요――.
[이즈미]
"그래…… 정말 잘됐네."
[사쿠야]
그리고 제 이름의 유래까지 알려주셔서…….
[이즈미]
"응."
[사쿠야]
저는―― 엄마랑 아빠는, 확실하게 여기 살았었어요. 확실하게 두 분과 이어지는 게 여기에 있었어요…….
부모님께 딱 한 마디, 말하고 싶어졌어요. 이 이름을 지어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지금 정말 좋아하는 연극과, 소중한 사람들과 만난 건 분명 엄마랑 아빠가 지어준 이 이름 덕분이라고요.
사실은 태어난 마을에 도착했는데 저나 부모님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당시의 단서를 아무것도 잡지 못하면…….
천국의 부모님께 왜 저를 남기고 갔냐고, 정말로 외로웠다고 참을 수 없는 마음을 토해내려 했어요.
하지만 결국 엄마한테도 아빠한테도 감사한 마음밖에 남지 않았어요. 정말로 괴롭고 아프고 힘든 겨울이 있었으니까, 비록 늦더라도 감독님과 모두와 함께 무대 위에서 꽃필 수 있었어요.
제 인생에도 봄이 왔어요. 부모님께는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요.
[이즈미]
"나하고도 만나줘서 정말로 고마워. 부모님께도 전해줄래? 사쿠야 군을 우리와, 이 컴퍼니와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쿠야]
……꼭 전할게요.
그림엽서, 이 마을에서 보낼게요. 조금 전에 좋은 걸 찾았어요.
[이즈미]
"기대할게."
[사쿠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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