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론]
열심히 연습했더니 배고파졌어~

[이즈미]
오늘 저녁은 오미 군이 파스타를 만든다고 했어. 나폴리탄하고 엄청 매운 아라비아따도 있대.

[사쿠야]
정말요?

[치카게]
기대되는걸.

[츠즈루]
후시미 씨, 공연 연습 중에는 응원하는 의미도 겸해서 출연 멤버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주니까 기쁘죠.

[이즈미]
저번에는 카타 야끼소바였잖아.

[가이]
고생했어.

[이즈미]
어라? 가이 씨?

[가이]
자흐라에서 물건이 도착했어.

[시트론]
오~ 빨리 왔어!

[사쿠야]
와아, 상자가 정말 커요!

[가이]
한 상자 더 있으니 가져올게.

[시트론]
그건 정말 무거워. 나랑 치카게 갈게. 가이는 이 상자 안에 든 걸 나눠줘!

[가이]
알았다.

[이즈미]
앗, 이거 전에 맛있게 먹었던 과자네요.

[사쿠야]
이건 뭘까요?

[가이]
건강용품이다. 등에서 데굴데굴 굴리며 마사지할 수 있지.

[츠즈루]
이, 이거, 엄청 효과 좋네요……!

-

[치카게]
무겁다니 뭐가 들었어?

[시트론]
치카게 줄 스페셜 기프트야.

[치카게]
?

-

[치카게]
크기는 아까 그 상자랑 비슷한걸.

[시트론]
들어봐! 허리 끼지 않게 조심해!

[치카게]
삐지 않게 말이지.
확실히 꽤…… 이 무게는 책인가? 희망을 말하자면 향신료인데.

[시트론]
빰빠라밤이야!

[치카게]
책과 향신료…… 둘 다인가.

[시트론]
역시 치카게야.

[치카게]
아, 이 향신료 관심 있던 거야.

[시트론]
꿀을 섞으면 목에도 좋아.

[치카게]
연습할 때 딱 좋겠어. 이따 바로 시험해볼게.
이 책은…….

[시트론]
이번 공연 모티브가 된 영화 소설 판이야.

[치카게]
자흐라어판은 귀한걸. 처음 봤어.

[시트론]
오래된 책이라 찾는 데 고생했지만 주연 기념으로 프레젠트야.

[치카게]
고마워. 내 실력으로 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시트론]
《……지금 치카게의 실력이라면 문제없을 거야.》
《처음 만났을 때도 일상 회화는 어려움 없이 했지만, 지금은 네이티브에 한없이 가까워졌어.》

[치카게]
《장관님의 보증을 받다니 영광입니다.》

[시트론]
《……치카게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거지?》

[치카게]
《그게, 예의 그 질문인가요?》

[시트론]
《그래.》
《나도 어릴 때부터 외교를 위해 다양한 나라의 어학을 공부했지만, 완전히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일이지.》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라면 몰라도 자흐라어는 자흐라에서만 사용하는 마이너한 언어야.》
《다른 나라 언어에도 정통해있지?》
《치카게의 그 힘이 그저 타고난 재능인지, 아니면 어떤 바탕이 있는 것인지. 괜찮으면 가르쳐주지 않겠어?》

[치카게]
《……. 태어나고 자란 환경 탓이 크겠지.》
《내가 태어난 마을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여 있었어. 공통언어는 있었지만, 다들 뿌리가 달라서 각자의 뿌리를 소중히 여겼지.》
《뿌리가 같은 자들끼리는 모국어로 얘기했으니 자연스럽게 귀가 트이고, 알고 싶다 말하면 기쁘게 가르쳐줬어》
《물론 습득하는 데는 매번 고생했지만,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이유는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일 거야.》

[시트론]
《호오, 치카게가 접한 언어 중에서 어느 나라 말이 가장 재미있었어?》

[치카게]
《전부 다 나름대로 흥미롭지만, 지금은 북유럽 언어인가. 일본어와 발음이 닮았지만 뜻은 전혀 다른 단어가 많아.》
《토끼를 카니라고 한다거나.》*

*카니 = 일본어로 '게'

[시트론]
《카니가 토끼? 재밌네!》
《그럼 그 나라 언어로 '꿈'은 뭐라고 해?》

[치카게]
《꿈이라…… 분명――》

-

[시트론]
질문 대답해줘서 고마워! 가르쳐 준 그 말, 잊지 않게 잔뜩 쓸게!

[치카게]
쓸만한 일이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시트론]
――치카게.

[치카게]
?

[시트론]
《오늘은 치카게의 뿌리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기뻤어. 우리 둘 다 조국에서 떨어져 있더라도 소중히 여기자. 자신의 뿌리를.》

[치카게]
――.

[시트론]
그럼 잘 자.

[치카게]
……잘 자.

-

[이즈미]
좋은 아침이에요.

[치카게]
좋은 아침. 그건 심황이야?

[이즈미]
오늘 저녁 준비를 좀 해두려고요.

[치카게]
저번에 시트론에게 받은 향신료도 써볼까?

[이즈미]
좋네요!
요즘 연습할 때 로베르트 연기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쓸데없는 힘이 빠졌다고 해야 하나, 솔직함이 나오고 있어요.
후후, 봄조의 묻고 답하기 효과일까요?

[치카게]
글쎄. 하지만 역할 관계상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느낌인 게 좋지 않을까 하는데.

[이즈미]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그런 로베르트를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려 노력하고,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에 관객은 공감할 거예요.

[치카게]
그렇군.

[이즈미]
그러니까 이대로 역할 분석을 계속해주세요.

[치카게]
역할 분석이라.

[이즈미]
그러고 보니 우주인 이름은 정했어요?

[치카게]
여러 가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좀처럼 정해지지가 않아. 슬슬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볼까 하던 참이야.

[이즈미]
후후, 치카게 씨가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네요. 이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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