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야]

"당신은 누구신가요?"


[치카게]

"내 이름은 오즈왈―― 오즈다."


[사쿠야]

"오즈 님…… 대마법사 오즈 님!"


[치카게]

"마법사?"


[사쿠야]

"방금 전에 하늘을 나는 마법을 쓰고 계셨어요!"


[치카게]

"아, 그건――."

"……아니, 잠깐. 여기선 말을 맞춰 둘까."

"나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


[이즈미]

(치카게 씨, 맞춰서 쓴 만큼 표표한 사기꾼 오즈왈드 캐릭터에 딱 맞아. 게다가, 역시 발음이 좋아. 대사 표현만 들으면 다른 극단원들에게 뒤지지 않아…… 아니, 오히려 웃돌고 있어.)

(하지만…… 클라이맥스에 특히 표정을 크게 표현해야 하는 신…….)


[치카게]
"……그럼, 너에게 번개 마법을 내려주지. 《썬더》라고 외치며 손을 한 번 휘두르면, 순식간에 번개가 상대를 박살 낼 거다."


[사쿠야]

"썬――."


[치카게]

"이 바보가! 지금 외치지 마."


[사쿠야]

"죄, 죄송합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치카게]

"이 틈에 도망칠까……."

"――잠깐 기다려."


[사쿠야]

"네?"


[치카게]

"정말 가는 건가?"


[사쿠야]

"네!"


[치카게]

"……. ……바보 같은 녀석이군."


[이즈미]

(릭을 나쁜 서쪽 마법사에게 가게 한 뒤, 그 틈에 도망가려고 하는 오즈왈드의 마음의 동요…….)


[치카게]

"방해꾼도 없으니, 남은 건 이 기구를 타고 도망치는 것뿐이군. 쾌적하긴 했지만, 이 이상 성가신 일은 사양이야."

"……. 그 녀석은 어떻게 됐을까."


[이즈미]

치카게 씨, 거기선 조금 더 릭을 걱정하는 감정을 담아주세요.


[치카게]

알았어. 해볼게.

"그 녀석은 어떻게 됐을까."


[이즈미]

조금 더 숨을 섞어서,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이 해주세요.


[치카게]

"……그 녀석은 어떻게 됐을까."


[이즈미]

(으―음…….)


[치카게]

안 좋았나?


[이즈미]

아뇨, 일단 그대로 진행해주세요.

(역시 감정을 싣는 게 서투른 것 같아…… 아무래도 얄팍해져. 이것만은 어쩔 수 없나…… 연기 자체가 처음이니까, 오히려 이렇게까지 하는 게 굉장한 거지.)

(연습을 거듭하면서 나아지면 좋을 텐데……. 괜찮을까……? 애초에, 치카게 씨가 감정을 드러내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


[이즈미]

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사쿠야]

수고하셨습니다!


[츠즈루]

수고했슴다.


[마스미]

수고했어.


[이즈미]

치카게 씨는 잠시 남아주시겠어요?


[치카게]

알았어.


[시트론]

먼저 갈게―!


[이타루]

실례―.


[치카게]

……뭐지?


[이즈미]

치카게 씨, 혹시 큰 소리를 내거나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게 어려운가요?

예전에 했던 워크숍에서 비슷한 타입의 배우가 있었던 게 생각나서, 어쩌면 치카게 씨도 그런 게 아닐까 해서요.


[치카게]

…….


[이즈미]

혹시 어렵다면, 츠즈루 군에게 말해서 종반의 연기를 바꾸는 방법도…….


[치카게]

별로, 지금 그대로 상관없어.


[이즈미]

(왠지 둘만 남으면 치카게 씨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아. 이건, 여자를 싫어하니까……?)


[치카게]

이제 됐어?


[이즈미]

앗, 잠시만요.

(그렇다고 해도, 싫어하더라도 감독으로서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지.)

감정을 담는 신에서, 하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나요? 제 지적이 이해하기 힘들다던가.


[치카게]

……굳이 말하자면, 오즈왈드가 릭을 걱정하는 마음을 잘 모르겠어.


[이즈미]

그럼, 이해하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을 들이도록 해요.


[치카게]

알겠어. 생각해 보지.


[이즈미]

미팅을 열고 다 함께 얘기해볼까요? 혼자서 생각하는 것보다 이해가 깊어질 거예요.


[치카게]

됐어. 방으로 돌아가도 되나?


[이즈미]

앗, 치카게 씨――.


[이즈미]

? (뭔가 떨어졌어. 작은 병……?)

치카게 씨, 이거…….


[치카게]

만지지 마!


[이즈미]

――앗.


[치카게]

…….


[이즈미]

저, 저기――.


[치카게]

건드렸다면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이즈미]

――. (주워주려고 한 것뿐인데…… 그렇게 소중한 거였나? 그보다, 저렇게 큰 소리도 낼 수 있구나…….)


[치카게]

충고해두지, 나한테 너무――.


[사쿠야]

실례합니다!


[이즈미]

사쿠야 군?


[사쿠야]

얘기는 다 끝나셨어요?


[이즈미]

아, 아직――.


[치카게]

끝났어. 무슨 일이야?


[사쿠야]

오늘 코인 승부를 아직 안 했어요!


[치카게]

하하, 사쿠야는 성실하네.


[이즈미]

(조금 전 냉담한 목소리랑 완전 차이 나잖아……! 겉과 속이 굉장하네.)

(하지만, 여자를 싫어한다는 건 나한테만 냉담하다는 거지. 쓸데없이 풍파를 일으킬 뿐이니까 다른 애들한텐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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