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쿠]

…….


[아즈마]

……자, 들어와.


[타스쿠]

……실례합니다.


[아즈마]

……. 아무것도 없구나.


[타스쿠]

그러네요.


[아즈마]

이런 집이었구나…….


[타스쿠]

네?


[아즈마]

여기에 오는 건 정말 오랜만이야. 무서워서, 계속 올 수 없었어. 정리도 전부 남에게 맡겼으니까. 이렇게 텅 빈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야.

구조가 기억하고 일치하는 정도고, 내 집이었다는 생각이 안 들어……. 그렇게 무서웠는데, 이런 건가…….


[타스쿠]

…….


[아즈마]

왜 그래?


[타스쿠]

일단 둘러볼까 해서요.


[아즈마]

봐도 아무것도 없어.


[타스쿠]

아즈마 씨가 여기서 가족하고 살았던 흔적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즈마]

――. 전부 깨끗하게 정리해서, 찾을 수 없지 않을까.


[타스쿠]

기껏 멀리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찾을 때까지 안 돌아갈 거예요.


[아즈마]

……하아. 타스쿠는 이상한 부분에서 완고하다니까.


-


[타스쿠]

……이 방은?


[아즈마]

아마, 어린이 방이지 않았을까. 형이랑 둘이 사용했었어.


[타스쿠]

흐응― 저희랑 똑같네요. 키가 클 때마다 기둥에 선 그으면서 경쟁하진 않았어요?


[아즈마]

그런 건 안 했었어.


[타스쿠]

놀다가 생긴 자국이 남아있으면 뭔가 떠오를 수도 있을 텐데요.


[아즈마]

그렇게 난폭한 놀이는 한 기억이 없어.


[타스쿠]

저는 형이랑 놀면서 자주 벽지를 찢어서 혼났어요.


[아즈마]

개구쟁이였구나.

벽지라……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지도가 붙어있었을 거야. 난 지도를 보고 여러 나라를 알아보는 걸 좋아했어. 형이랑 크면 함께 여기저기 여행을 가자고 얘기했었어.


[타스쿠]

…….


[아즈마]

맞아, 이 벽장 속에서 자주 놀았었는데. 숨바꼭질 할 때 옷 사이에 숨기도 하고.

지금은 역시 숨을 수 없네.


[타스쿠]

? 여기 선반 뒤에 뭔가…….

이건――.


[아즈마]

봉투……?


[타스쿠]

뒤에 붙어있어서 정리할 때도 몰랐나 봐요. 열어보세요.


[아즈마]

……. 머리 장식이랑 메시지 카드야…….


[아즈마네 형]

'생일 축하해. 남동생에게 주기엔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네 머리는 예쁘니까.'


[아즈마]

――하지메 형.


[타스쿠]

생일이었어요?


[아즈마]

……생각났어. 사고 일주일 후가, 마침 내 생일이었어.


[타스쿠]

같은 방이라 들키지 않도록 여기에 숨긴 거네요.


[아즈마]

어릴 때, 스스로 머리를 묶는걸 잘 못 해서. 아쉽지만 자르려고 했었어. 그랬더니, '내가 묶어줄게'라고…….


[타스쿠]

좋은 형이네요.


[아즈마]

……읏.


[타스쿠]

……적어도 여기서는, 마음껏 우는 게 어때요?


[아즈마]

윽…… 형……. 흐……윽…….


[타스쿠]

…….


-


[이즈미]

타스쿠 씨랑 아즈마 씨가 늦네요. 집합시간을 착각한 걸까요?


[츠무기]

실은 타스쿠, 어제부터 안 돌아왔어요.


[이즈미]

네!?


[가이]

유키시로도 부재다.


[이즈미]

네에!? 둘 다!?


[츠무기]

타스쿠는 어제, 아즈마 씨를 따라간다고 했으니까요. 둘 다 같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호마레]

어쨌든 연락해보면 어떤가.


[히소카]

……지금 택시 타고 가고 있으니까 곧 도착한대.


[이즈미]

어? 벌써 연락한 거야?


[히소카]

……응.


[호마레]

드물게 행동이 잽싸군.


[히소카]

……아리스랑은 다르게.


[이즈미]

다행이다…… 일단, 공연에는 늦지 않겠어요.


[츠무기]

앗, 왔다!


[타스쿠]

미안해. 늦었어.


[이즈미]

아즈마 씨……?


[타스쿠]

자고 있어.


[츠무기]

괜찮아? 어디 안 좋은 거야……?


[타스쿠]

아니, 자고 있을 뿐이야.


[이즈미]

어쨌든 방으로 옮겨요.


[타스쿠]

그래.


-


[이즈미]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타스쿠]

사정은 나중에 설명할 거지만, 지금 아즈마 씨 상태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거야.


[이즈미]

그럴수가…….


[호마레]

어떡할 거지? 마티네까지 시간이 별로 없네.


[츠무기]

앙상블 배우에게 대역을 부탁할까?


[히소카]

……대사를 외울 시간이 없어.


[타스쿠]

봄조의 우스이라면 어떻게든 될 거야.


[이즈미]

확실히, 마스미 군이라면…….


[호마레]

단, 아침 일찍 관광하러 나갔으니 장소에 따라서는 시간에 맞춰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


[이즈미]

어쨌든 빨리 연락을――.


[가이]

대사라면 기억하고 있다.


[이즈미]

네?


[가이]

한 번 들은 말은 전부 메모리에 축적되어 있다.


[호마레]

안드로이드라는 건 편리하군!


[이즈미]

그, 그럼, 확인할 겸 대사를 말해주겠어요……?


[가이]

"거기 너, 여기는 관계자 외에 출입 금지야."

"그녀에게 무슨 용건이지?"

"그녀의 주치의야."


[이즈미]

!! (엄청난 국어책이지만, 대사는 제대로 들어있어……!)


[타스쿠]

암기는 완벽하군.


[이즈미]

참고로, 가이 씨, 연기 경험은?


[가이]

시바견?[각주:1] 미안하지만, 개로 트렌스폼 하는 기능은 없다.


[이즈미]

으음, 연기, 요.


[가이]

없다.


[이즈미]

……그렇겠죠.


[타스쿠]

지금부터 앙상블 배우에게 대사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는 안심이 될지도 몰라.


[츠무기]

연기는 제가 커버할게요.


[이즈미]

그렇죠…….

(지금은 망설일 시간이 없어…….)

가이 씨, 부탁드려요!

  1. 시바이노(芝居の/연기의)->시바이누(芝犬/시바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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