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
[호마레]
오호, 혼자인가?
[가이]
그래. 오늘은 츠키오카가 알바를 가서 없고, 한가하니 대신 마당을 손질하고 있었다.
[호마레]
그렇군. 그럼 마침 잘 됐어. 같이 쇼핑을 가자꾸나.
[가이]
알았다. 나도 비료를 사야 한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호마레]
기다리거라.
[가이]
?
[호마레]
음, 실로 좋은 포름의 자전거로군.
[가이]
사는 건가?
[호마레]
아니, 시흥이 떠올랐네.
빙글빙글 사이클링, 반짝이는 롤링, 네버엔딩 댄싱, 두잉, 스윙, 잉잉잉…….
어떤가!
[가이]
……알 수 없다.
[호마레]
그런가, 아직 자네에겐 어려웠던 모양이군.
음, 저 코트도 훌륭하군! 또 시흥이 떠올랐어!
[가이]
……역시 고민이 없어 보인다.
-
[호마레]
음, 실로 좋은 쇼핑을 했어.
[가이]
이제 전부 다 산 건가?
[호마레]
그렇지, 이제 앤틱가구를 보고…….
[가이]
더 보는 건가?
[호마레]
지금 몇 시지? 음…… 아직 15시인가. 기숙사를 나오고 30분 정도밖에 안 지났다니.
[가이]
이제 17시 3분이다. 기숙사를 나오고 1시간 36분이 경과했다.
[호마레]
이런…… 그렇군. 또 고장난 것이야.
이 회중시계는 낡아서 그런지 어느새 멈춰있다네. 또 타스쿠 군에게 수리를 부탁해야 겠어.
[가이]
고장났다면 새 것을 사면 된다. 돈이라면 있을 텐데.
[호마레]
……그렇지. 하지만, 이것은 소중한 것이라네.
……잠시 이야기를 하도록 할까.
-
[호마레]
자네는 안드로이드라서 감정이 희박하다고 했었지.
[가이]
그래.
[호마레]
나도 타인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해 '망가진 사이보그'라 불린 적이 있네. 나는 금새 타인을 상처입히는 결함품이라고 줄곧 괴로워하고 있었지.
할머니께 받은 이 회중시계는 그 고민의 상징 같은 것이야.
[가이]
어째서, 그런 것을 소중히 간직하는 거지?
[호마레]
이 회중시계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 나는 망가진 사이보그지만, '상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어도,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것은 가능'해.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한 걸 또 따라한 거지만 말이야.
이 시계처럼 조금 곤란한 부분이 있어도 필요로 해주는 곳이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 나는 진심으로 편해졌어. 이 시계를 가지고 다니는 건 그걸 잊지 않기 위함이네.
[가이]
결국 이해할 수 없다면,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
[호마레]
이해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야. 상대방을 헤아리려는 행동에 의미가 있는 거지.
[가이]
……알 수 없다.
[호마레]
자네에겐 아직 어려웠던 모양이군.
뭐, 감정으로 고민하는 건 자네 혼자만이 아니라는 거지!
-
[시트론]
《가이…… 어째서 이렇게 서로 으르렁대야 하는 걸까. 이런 건 슬프다고 생각하지 않나?》
[가이]
《나는…….》
[시트론]
《…….》
-
[가이]
내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슬픈 표정을 짓더군. 그건 내가 헤아린다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호마레]
그렇고 말고! 뭐야,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가이]
…….
[호마레]
음, 그렇지, 마시멜로를 사는 걸 잊고 있었어. 그걸 사기 위해 쇼핑을 온 것인데 이 무슨 일인지!
정말이지, 히소카 군은 금방 마시멜로를 다 먹어 버리니 곤란하네. 아무리 사들여도 금방 떨어져 버려.
[가이]
곤란해? 그럼, 어째서 아리스가와는 웃고 있는 거지?
[호마레]
재밌으니까, 겠지.
[가이]
재미있다? 미카게는 마시멜로를 먹거나 자거나 둘 중 하나니까 같이 있기에 곤란한 건 알겠지만, 그게 재미있는 건가?
[호마레]
히소카 군이 곤란한 이유는 그것 뿐이 아니라네. 거기에 퉁명스럽고, 자기 멋대로고, 뭐든 귀찮아 하지.
[가이]
그렇게나 있는 건가.
[호마레]
하지만, 히소카 군은 그거면 됐네. 그래야 미카게 히소카라는 인간인 것이니까.
나는 있는 그대로의 히소카 군이 마음에 들어. 마시멜로를 준비하는 건 혼자서 싸우는 히소카 군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니, 고생은 아니라네.
[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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