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루]

그럼 제1회 봄조 TRPG 친목회를 시작합니다~


[사쿠야]

와~!


[시트론]

기대돼!


[치카게]

……하아.


[이타루]

잠깐 선배, 더 즐거워해 주세요.


[치카게]

마음속 깊이 흥미가 안 생겨.


[이타루]

따지고 보면 치카게 씨가 솔직하게 우리랑 게임하고 싶다고 말을 안 해서 이번 TRPG 친목회가 정해진 거잖아요.


[치카게]

맘대로 정하고 진행한 것뿐이잖아.


[츠즈루]

뭐, 좋잖아요. 저도 TRPG는 해본 적 없어서 기대돼요.


[사쿠야]

저도요!


[마스미]

관심 없어.


[이타루]

마스미도 좀 더 즐거워해 봐.


[이즈미]

그런데 TRPG가 뭐예요? 게임이지요?


[이타루]

테이블 게임의 일종이야. 룰북에 따라서 종이랑 연필, 주사위를 사용해서 대화하면서 노는 롤플레잉 게임. 처음에 캐릭터 설정이나 역할, 능력을 정하고 그 캐릭터가 되어서 주사위를 굴려서 모험을 진행해 가는 거야.


[이즈미]

호오~


[츠즈루]

게임하고 길거리 공연이 합쳐진 것 같은 거네요.


[이타루]

맞아, 그런 느낌. 에튀드 연습도 되지 않을까?


[이즈미]

그건 마침 잘됐네요!


[마스미]

설정 같은 거 정하기 귀찮아.


[이타루]

이번엔 '나이란 TRPG'라는 나이란 이야기를 베이스로 한 룰북을 사용할 거니까 하기 쉬울 거야. 기사들이 힘을 합쳐서 멀린을 쓰러트린다는 큰 메인 시나리오도 정해져 있는 초심자용.


[츠즈루]

그럼, 이왕 하는 거 공연에서 했던 역할로 해볼까요?


[시트론]

좋아!


[치카게]

츠즈루는 멀린이잖아. 어떡할 거야?


[이타루]

츠즈루는 GM, 게임 마스터를 해줘. 잘 할 거야. 캐릭터의 행동에 따라 여러 가지 전개가 펼쳐지니까, 그런 걸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어렵거든.


[츠즈루]

이타루 씨가 많이 가르쳐줘서 플레이용 시나리오 생각해왔어요. 꽤 재밌었어요.


[이즈미]

나는 어떡할까?


[이타루]

감독님은 그웬 해줄래?


[마스미]

그럼, 나는 란슬롯 할래.


[츠즈루]

공연에서 했던 역할로 한다고 했잖아.


[마스미]

가레스가 란슬롯을 암살하는 내용으로 갈래…….


[이즈미]

흉흉한 말 하지 마!


[이타루]

그럼, 일단 시작해볼까.


-


[츠즈루]

……네 명의 기사와 아서왕, 그웬 일행이 악의 마법사 멀린을 쓰러트리기 위한 여행에 나선다.

여행의 마을에서 영주에게 마물사냥을 의뢰받는 일행.


[마스미]

"그웬, 둘이서 여행을 떠나자."


[이즈미]

어어!?


[치카게]

갑자기 저래도 돼?


[츠즈루]

그웬하고 가레스가 개별 행동을 한다는 건 딱히 문제 없슴다.


[이즈미]

뭐 그러면…… 나는 가레스를 따라갈게.


[치카게]

"그럼, 나는 마물의 거처를 찾기 위해 마을에서 정보를 수집할게."


[츠즈루]

좋네요.


[치카게]

"겸사겸사 이 마을의 향신료도 물색하고."


[이즈미]

가웨인이 매운맛을 좋아했어!?


[츠즈루]

뭐, 행동 자체는 문제 없슴다.


[시트론]

"그렇다면 나는 만담가 파트너를 찾겠어!"


[츠즈루]

왜!?


[이타루]

마물은 어디 갔어.


[사쿠야]

전혀 관련 없네요……!


[이즈미]

저런 행동도 돼?


[츠즈루]

되기는 되죠.


[이즈미]

자유도 높네…….


[이타루]

"모드레드, 다른 녀석들은 의지가 되지 않을 것 같으니 둘이서 마물을 쓰러트리러 가자."


[사쿠야]

"아, 알겠어."


[츠즈루]

모드레드가 좋은 사람이 되어버렸어.


[이타루]

이렇게 모였으니 어쩔 수 없지.


[츠즈루]

마을에서 향신료를 사들인 가웨인과 파트너를 찾지 못한 아서왕은, 영주의 저택에서 다른 사람들의 귀가를 기다린다.


-


[츠즈루]

한편 가레스와 그웬은 마물과 조우.


[이즈미]

어어!? 어떡하지!?


[마스미]

"물러나 있어. 내가 쓰러트린다."


[츠즈루]

가레스가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주사위를 굴려서 전투 결과를 결정.


[마스미]

……3.


[츠즈루]

마물이 재빠르게 가레스의 공격을 피한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가레스를 베고, 큰 데미지를 입힌다.


[사쿠야]

갑자기 위기예요……!


[마스미]

너무 약해. 이해할 수 없어.


[츠즈루]

어쩔 수 없잖아. 네 능력치로는 이게 고작이야. 애초에 전원이 협력해서 쓰러트릴 계획이었던 마물이니까.


[이즈미]

"회, 회복!"


[츠즈루]

그웬의 회복으로 간신히 되살아나는 가레스. 그곳에 란슬롯과 모드레드가 나타난다――.


[사쿠야]

그런데, 두 명이나 부족한데 쓰러트릴 수 있을까요!?


[이타루]

무리~


-


[츠즈루]

――이러저러해서, 드디어 라스트 던전에 도착한 일행.


[사쿠야]

오는 길은 엉망이었지만, 어떻게든 도착했어요…….


[이타루]

가웨인은 장비 팔아치워서 장비한 거 향신료밖에 없잖아요.


[치카게]

그렇게 치면 아서왕도 만담 파트너를 찾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마스미]

도움이 안 돼.


[츠즈루]

정말이지, 조금만 더 진지하게 멀린을 쓰러트리려고 해주세요.


[이타루]

츠즈루가 가장 힘들지.


[츠즈루]

알면서 GM 떠맡긴 거잖아요.


[이타루]

적성이라고 생각했어.


[치카게]

확실히 여러 의미에서 적성이군.


[츠즈루]

이럴 때만 결탁하지 말아요……!


[사쿠야]

히, 힘내서 멀린을 쓰러트려요!


[이즈미]

그, 그래. 츠즈루 군이 힘이 다하기 전에.


[츠즈루]

멀린을 앞에 두고 엑스칼리버를 치켜드는 일행. 전원 주사위를 굴린다.


[사쿠야]

1이에요…….


[이즈미]

2!


[마스미]

나도 1.


[시트론]

나는 2야~


[이타루]

나도 1. 이미 실패 확실하지 않아?


[이즈미]

여기까지 와서……!?


[사쿠야]

그렇게 고생했는데…….


[츠즈루]

치카게 씨는 어때요?


[치카게]

……6.


[사쿠야]

네에!?


[시트론]

진짜네!


[이즈미]

결과는……!?


[츠즈루]

――크리티컬 히트! 엑스칼리버의 빛의 힘으로 멀린을 무찌른다!

괴로운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리는 멀린.


[사쿠야]

해냈다~!!


[이즈미]

멀린, 쓰러트렸어!


[마스미]

겨우 끝났어…….


[시트론]

어떻게든 클리어했어!


[치카게]

이런이런.


[이타루]

둘 다 아무것도 안 했지만요.


-


[츠즈루]

……이렇게 멀린은 다시 잠들고,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해피엔드.


[마스미]

하아, 피곤해…….


[시트론]

재밌었어!


[사쿠야]

컴퓨터 게임 RPG랑은 다른 재미가 있네요!


[이즈미]

응, 굉장히 달성감 있어.


[치카게]

쓸데없이 시간이 걸렸군.


[이타루]

어디 사는 누구 씨들 덕분예요.


[치카게]

누굴 말하는 걸까?


-


[치카게]

…….


[이타루]

원래는 주사위로 부정을 저지르는 건 봐주지 않는데요, 이번엔 특별히예요.


[치카게]

부정이 아니야. 손끝이 재주가 좋을 뿐이야.


[이타루]

모두가 처음 하는 RPTG가 승리로 끝나길 바랐던 거잖아요. 과보호예요.


[치카게]

……피곤하니 오늘은 이제 자자. 불 끈다.


[이타루]

아니, 공연도 끝났으니 오늘은 이제 실컷 게임하려고――.


[치카게]

…….


[이타루]

할아버지는 역시 빨리 자네요.


[치카게]

너는 내 아들 포지션이었던가. 그럼, 게임은 하루 30분만.


[이타루]

무리……!


[치카게]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과 기숙사의 주전원이 끊어지게 해두지.


[이타루]

진짜 가능해 보이니까, 진심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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