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세계의 한구석, 쇠퇴한 항구도시에 사는 보잘것없는 남자.


바다에 홀린 남자는 해적이 되고 이윽고 많은 동료를 가지며, 그 수를 아득히 뛰어넘는 많은 적에게 쫓기며 대해적이라 불리게 되었다.


해군과 현상금 사냥꾼에게 붙잡힌 남자는 마지막 순간, 동료에게 고한다.


넓은 바다의 한구석, 어느 작은 섬에 내 보물을 두고 왔다.

이것은 바다와 생애를 함께한 보잘것없는 남자의 유산을 둘러싼 이야기――.


-


[이즈미]

다녀왔어~

――응? 뭔가 날아왔는데. 종이비행기네……. 아니, 꽤 많이 날리고 있잖아? 대체 누가…….

(어라?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미스미]

이번엔 삼각제트기~!


[무쿠]

미스미 씨의 비행기가 가장 잘 날아요.


[이즈미]

……역시.


[카즈나리]

내꺼는 피사의 사탑 풍~


[유키]

구부러졌는데.


[카즈나리]

이게 비거리를 더 길게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텐마]

…….


[미스미]

텐마, 다 됐어~?


[텐마]

기다려, 지금 아까 날린 거 개량판을 만들고 있어.


[이즈미]

다 같이 종이비행기 만드는 거야?


[미스미]

앗, 감독님이다~


[무쿠]

미스미 씨가 종이비행기를 만들고 있어서 저도 같이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어느샌가 5명이 돼서…….


[미스미]

지배인님이 종이 잔뜩 가지고 있었어~


[이즈미]

(여전히 사이가 좋네)


[카즈나리]

감독쨩도 하자~!


[유키]

모두 동시에 날려서 가장 멀리 날린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룰이야.


[이즈미]

이거 갑자기 의욕이 솟는걸! 나도 한 장 줘.


[텐마]

좋아, 다 됐다. 완성했어.


[미스미]

그럼 감독님이 다 만들면 안마당에서 날리자~!


-


[텐마]

……아니 무슨. 내 라이트닝 호가 이것밖에 못 난다고……!?


[유키]

이름 붙이다니 부끄럽다.


[텐마]

뭐야!? 이런 건 애착을 가지면 더 잘 난다고.


[무쿠]

그런 거야?


[텐마]

내가 지금 정했어.


[유키]

안 날아갔지만.


[텐마]

윽――.


[카즈나리]

어라~ 우회해서 거리가 별로 안 나갔네~


[유키]

종이비행기가 그렇게 구부러져 있는데 당연하지.


[카즈나리]

일단 풍향은 계산했는데. 좀 바뀌었나 봐.


[무쿠]

제 거는 이 나무 밑동까지 날아갔어요!


[이즈미]

나는 저쪽 울타리까지 갔어.


[유키]

호오, 둘 다 꽤 날아갔네.


[미스미]

내 거는 지붕까지~


[이즈미]

뭐!? 지붕까지!? 굉장하다!


[유키]

역시 미스미가 1위인가.


[카즈나리]

스미, 감독쨩, 뭇 쿤, 윳키, 나, 텐텐 순서네.


[텐마]

큭, 왜 이런…….


[무쿠]

미스미 씨, 소원은 뭐로 할거예요?


[미스미]

음~ 그럼…….


[유키]

어차피 삼각에 관련된 거겠지.


[미스미]

여름조 다 같이 또 불꽃놀이 하고 싶어!


[무쿠]

불꽃놀이?


[카즈나리]

좋다!


[텐마]

불꽃놀이면 아직은 이르네.


[이즈미]

제3회 공연이 끝나면 여름조 다 같이 불꽃놀이 하자.


[미스미]

응~!


[이즈미]

그럼, 종이비행기 정리하자!


[미스미]

네~!


-


[츠무기]

……이쪽은 슬슬 비료를 줄 때인가.


[츠즈루]

…….


[츠무기]

츠즈루 군, 미안한데 거기 있는 자루――.


[츠즈루]

으~음…….


[츠무기]

츠즈루 군?


[츠즈루]

아, 죄송해요. 이 자루요?


[츠무기]

고마워. 다음 각본을 생각 중이었어?


[츠즈루]

예.


[츠무기]

바쁠 텐데 도와달라고 해서 미안해.


[츠즈루]

아뇨, 계속 앉아있는 것보단 묵묵히 손을 움직이는 편이 더 잘 떠오르니까 괜찮아요.


[츠무기]

호오,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산책하고 있을 때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른다고 들은 적 있어.


[츠즈루]

뭐랄까, 저번 봄조 공연 때 이것저것 개운해져서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정리가 잘 안 돼요.


[츠무기]

좋은 일이잖아.


[츠즈루]

그렇죠. 아, 이 화분 어떻게 할까요?


[츠무기]

이쪽에다 모아줄래?


[츠즈루]

옙.

……응? 종이비행기……?


[츠무기]

아, 여름조가 낮에 종이비행기 가지고 놀았던 것 같아.


[츠즈루]

초등학생도 아니고. 종이는 재활용이지요?


[츠무기]

아마 그럴 거야.


[츠즈루]

……――. 이거…….


[츠무기]

왜 그래?


[츠즈루]

이거 보세요.


[츠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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