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
앗, 츠즈루 군, 이쪽이야!

[츠즈루]
어. 사람 많네~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야.

[타이치]
사수했슴다!

[츠즈루]
역시 이쪽이 더 진정된다니까…….

[타이치]
응?

[츠즈루]
아,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은 뭘 먹을까…….

[타이치]
저는 A세트!

[츠즈루]
돼지고기 장조림?

[타이치]
어제 오미 군이 추천해줬어여! 4년간 다닌 오미 군이 추천해주는 거면 맛은 확실하겠다~ 싶어서.

[츠즈루]
그러고 보니 후시미 씨가 자주 먹었었어.
그럼 나도 A정식으로 해야지.

[타이치]
아~ 내가 한 살만 더 많았으면 오미 군하고도 같이 다녔을 텐데~

[츠즈루]
그것만은 어쩔 수 없지.

-

[타이치]
맛있었어~

[츠즈루]
후시미 씨 추천은 확실하다니까.

[타이치]
응응!

[츠즈루]
자, 그럼 이제 질문할 건데…….

[타치니]
네!

[츠즈루]
타이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

[타이치]
츠무기 씨는 자기 자신과 차이가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죠?

[츠즈루]
응.

[타이치]
나는 츠무기 씨랑 반대야!
나는…… 레니 씨 앞에서, 어디까지나 나나오 타이치다운 역할을 연기하고 싶어.
전에 나, 레니 씨한테 가치가 없어 도매금으로 넘길 배우라는 말을 들었슴다.

[츠즈루]
……심한데.

[타이치]
헤헤, 들었을 때는 의미를 몰라서 나중에 사전으로 알아봤어.
일부러 하나만 골라낼 가치도 없는 거지…… 레니 씨 말이 맞다고 생각했어.
지금까지 계속 개성이 없다니 재능이 없다니 존재감이 없다니, 연습하면서 엄청 들었던 건 이 탓이구나 하고.
하지만 이런 나 같은 배우라도, 노력했더니 모두와 함께 무대 중앙에 설 수 있었어.
가치가 없는 배우라도 레니 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슴다.
섬세한 연기나 동작은, 나는 주연인 츠무기 씨보다 뒤처져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틀리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워왔어.
주변의 말이나 나 자신의 바람에 휘둘리기만 해서 한심하지만,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까 이런 내 모습이 투영되는 역할을, 꾸밈없이 모든 걸 드러낸 나나오 타이치로서 연기하고 싶어.

[츠즈루]
……그래.

[타이치]
솔직히 제5회 공연을 하기 전에는 모두와 동료가 되기는 했어도, 역시 마음속 한 구석에는 가을조와 다른 단원들에게 죄악감을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내는 건 용서하고 받아들여 준 모두에게 미안하니까, 한심하니까…….
그때 모두의 앞에서 다시 한 번 포트레이트를 하고,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숨기는 게 없을 정도로 나를 다 드러낸 것 같아.
그러니까――츠즈루 군, 돌아가면 내 포트레이트를 봐주지 않겠어?
보고 나서 나나오 타이치라는 배우의 본질을 이야기로 담아주길 바람다.

[츠즈루]
알았어.

-

[타이치]
아, 매점 들러도 돼여?

[츠즈루]
뭐 사게?

[타이치]
감독 선생님이 'Sporlight'사와 달라고 했거든여.

[츠즈루]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발매일이었지.
어디~ 잡지는 분명 이쪽에…….

[타이치]
있다~! 오늘 발매되는 'Spotlight' 최신호!

[츠즈루]
오~! 유조 씨 멋있네~!

[타이치]
평소랑 분위기가 전혀 달라여!

[츠즈루]
이 포즈 직접 생각한 걸까?

[타이치]
의외임다!

[츠즈루]
다음에 물어보자.

[타이치]
앗, 진짜 선전해줬어여!
'신진기예 전속작가. 젊은 천재는 이카루가 핫카쿠의 뒤를 잇는가!?'

[츠즈루]
우와, 진짜네…….

[타이치]
굉장해여, 츠즈루 군!

[츠즈루]
이러고 GOD 극단하고 연기 대결이라니…… 위가 쓰려. 으으…….

[타이치]
츠즈루 군!? 얼굴이 파래여!!

-

[쿠스미]
――아,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내가 쓴 것만 다 부정하는 거야……!
내가 쓴 게 대체 어디가 나쁘다는 거야. 나는――.
――. 'Spotlight'…….

-

[레니]
이번에는 절대로 질 수 없어. 두 번이나 지게 되면 GOD 극단의 이름은 땅에 떨어지겠지.
특히 각본의 질로 밀릴 수는 없다. 상대 작가를 잘 연구해둬라.

-

[쿠스미]
이카루가 핫카쿠의 뒤를 잇는다고……? 웃기고 있어……!

-

[???]
그 이카루가 핫카쿠의 자식이 각본가 데뷔!? 굉장하네요! 황금알을 손에 넣은 거잖아요!

[???]
전혀 못 쓰겠군. 이런 것밖에 못 쓰는 건가? 무능하긴. 전부 수정해. 어떻게 수정할지는 스스로 생각해야지. 각본가잖아?

[???]
역시 아들이라고 해도 재능을 잇는 건 아닌가 봐.

[???]
기대에 못 미치네. 다른 각본가를 불러와. 네가 구멍을 냈잖아. 책임지고 아빠한테 가서 울며 매달려보라고.

[???]
핫카쿠 씨 곁에서 다시 공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으~음, 이 내용은 조금…… 미안하지만, 이번 의뢰는 없었던 일로 하지.

[???]
부모의 위광이 있으면 좋네요~ 연줄로 일 들어오잖아요?

[???]
시시하네~ 이카루가 핫카쿠의 아들이라길래 보러 왔더니. 속았어. 환불해줘.

-

[쿠스미]
젠장, 젠장,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나를 바보취급 하기는……!

-

[???]
이제 알 때가 됐잖아? 너는 재능이 없어.
재능이 없으면 다른 방법으로 싸울 수밖에 없지.

-

[쿠스미]
――.
아니야, 나는――.
!!
……여, 여보세요. 이카루가입니다.

[???]
"오랜만이군."

[쿠스미]
……오랜만입니다.

[???]
"GOD 극단의 소문은 들었다. 호평이라고 하던데."

[쿠스미]
감사합니다.

[???]
"나중에 또 우리 극단에도 글을 써줘."

[쿠스미]
하하…… 네, 언젠가요.

[???]
"그러고 보니 이번에 MANKAI 컴퍼니와 GOD 극단이 연기 대결을 한다지?"
"――너는 어떤 방식으로 싸울 건가?"

[쿠스미]
――.

[???]
"본방을 기대하고 있겠네."

[쿠스미]
나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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