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용서해주세요! 부탁합니다!"
[경비병]
"시끄러워! 더러운 좀도둑 주제에!"
[청년]
"――윽!"
[클리프]
"――."
[경비병]
"경찰에 넘길까요?"
[부호]
"어차피 큰 죄가 되지는 않을 거다. 그보다는 호되게 혼내주는 게 약이 되겠지."
[청년]
"――도와주세요!"
[클리프]
"……."
-
[마르크]
"데몬즈가 이상해…… 이 집에 엄청 몰려있는데."
[통행인A]
"들었어? 이 집 주인하고 경비원이 줄줄이 참살당했다는데."
[통행인B]
"무섭네."
[통행인A]
"그런데 뒤에서 이것저것 악랄한 짓을 해왔던 것 같아. 내부 분열이라도 일어난 거 아닐까?"
[마르크]
"……."
[클리프]
"꼴 좋다. 응보를 받아라."
[마르크]
"클리프?"
[클리프]
"마르크. 우연이네. 일하는 중이야?"
[마르크]
"어, 응."
[클리프]
"힘내라."
[마르크]
"……."
-
[시후토]
(서두와는 돌변한 클리프의 숨겨진 얼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
(고집부리지 말고 얼른 보러 갈 걸 그랬어. 솔직하게 아자미한테 말하는 건 아니꼽지만)
[이즈미]
(다들 정말 집중하고 있어. 절대로 질 수 없다는 기백이 무대 전체에 흐르고 있어)
(이야기는 종반을 향해 가속해간다……)
-
[마르크]
"저건……."
[루시퍼]
"사탄이군."
[마르크]
"――."
[???]
"핫!"
[마르크]
"――클리프!?"
[클리프]
"……마르크?"
[마르크]
"클리프가 사탄의 계약자였어!?"
[클리프]
"마르크 너야말로."
[루시퍼]
"월터를 사냥한 건 너희로군."
[클리프]
"월터? 아, 그 신부 말인가.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네."
[마르크]
"거짓말이지, 클리프. 어째서 그런――."
[클리프]
"어째서고 뭐고, 계약자라면 알고 있을 텐데. 다른 계약자의 영혼이 있으면 자신의 영혼은 면제돼."
[마르크]
"그럼 네 영혼 대신에 월터의 영혼을……?"
[클리프]
"그래. 영혼의 수만큼 소원을 이룰 수 있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할 정도야."
[마르크]
"――."
[클리프]
"마르크가 계약자라면 마침 잘됐군. 내 '일'을 돕지 않겠어?"
[마르크]
"'일'이라니……."
[클리프]
"악마를 써서 이 세상을 바꾸는 거야. 우리를 괴롭혀온 이 세상을 부수는 거야."
[마르크]
"악마를 써서라니―― 데몬즈를 조종한 게 클리프였어?"
[클리프]
"조종한다는 건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적인걸 어느 정도 정해서 흩어놓는 정도로 끝이야. 그 녀석들은 뇌가 없으니까. 명령 같은 거 듣지 않거든."
[루시퍼]
"함부로 흩어놓은 그 데몬즈 덕에 친구는 교도소 행인가."
[클리프]
"하는 수 없었다고. 수단을 다해 도왔잖아."
[마르크]
"그런――."
[클리프]
"응? 마르크. 이제 지긋지긋하잖아."
"아무리 일해도 지배하는 쪽이 될 수는 없어. 언제든지 우리는 착취당하고 버려질 뿐이야."
[마르크]
"그렇다고 상관없는 사람까지 불행에 빠트려도 좋을 리 없어. 그런 방법은 틀렸어."
[클리프]
"또 그 말이야? 나는 예전부터 네가 그렇게 착한 척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르크]
"――."
[클리프]
"하앗!"
[마르크]
"그만둬, 클리프!"
[루시퍼]
"――."
[사탄]
"이런,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너와 이렇게 대치하는 게 몇백 년 만이더라?"
[루시퍼]
"기억 안 나는군. 이전 몇천 년 정도는 없어도 되는 기억이라서."
[사탄]
"그렇게 말하지 마. 나는 이때를 계속 기다려 왔다고. 네가 진심이 되는 건, 저 녀석이 돌아오는 수백 년에 한 번뿐이니까."
"하아앗!"
[루시퍼]
"――핫!"
"포기해라. 넌 나를 이길 수 없어."
[사탄]
"그렇지 않으면 재미가 없지, 형제."
[클리프]
"하앗!"
[마르크]
"핫!"
[클리프]
"――칫."
[마르크]
"클리프, 얘기를 들어줘."
[클리프]
"소용없어! 어차피 넌 이해하지 못해!"
"――하앗!"
[마르크]
"――윽."
[클리프]
"일단 후퇴하자――."
[사탄]
"또 보자, 루시퍼. 좋은 계약자를 알려줘서 고맙군. 덕분에 매일매일 지루하지 않아."
[마르크]
"뭐……?"
"루시퍼가 사탄과 클리프를 만나게 한 거야?"
[루시퍼]
"어울리는 인간을 알려준 것뿐이다."
[마르크]
"왜 그런 짓을――."
[루시퍼]
"악마는 사람을 타락시키는 자다."
[마르크]
"――."
[사탄]
"인간. 좋은 걸 하나 알려주지. 다른 계약자의 영혼을 사냥해도 악마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어."
[마르크]
"뭐?"
[사탄]
"영혼을 사냥하는 죄를 범한 인간의 영혼은 신의 가호를 잃지. 가호가 없는 영혼 따위, 악마에게는 딱 좋은 먹잇감이야."
"너는 아무리 해도 악마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마르크]
"――."
[루시퍼]
"쓸데없는 짓을――."
[사탄]
"이런. 계약자가 부르는군."
-
[쿠몬]
(아자미 연기, 평소보다 더 센스가 좋아. 무대 위에서 연기로 전달한다고 했으니까)
(분명히 전해지고 있어)
[이즈미]
(타스쿠 씨의 존재감은 역시 대단해. 종반에 나와서 이런 위압감이라니……)
(츠무기 씨의 루시퍼와 대등하게 대적할 수 있는 건 타스쿠 씨니까 할 수 있는 거야)
-
[마르크]
"아까 그 얘기, 사실이야?"
[루시퍼]
"그렇다면 뭐가 달라지지?"
[마르크]
"나를 속인 거야?"
[루시퍼]
"나는 사실밖에 말한 적 없다."
[마르크]
"하지만 숨기고 있었지."
[루시퍼]
"악마에게 정직함을 요구하는 건가."
[마르크]
"이제 돌아가 줘.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아."
[루시퍼]
"내가 없으면 바로 클리프에게 사냥당할 거다."
[마르크]
"돌아가."
-
[루시퍼]
"칫."
[사탄]
"험악해 보이는군."
[루시퍼]
"가까이 오지 마."
[사탄]
"저것을 또 놓아주는 건가. 이번에는 내가 사냥해줄까?"
[루시퍼]
"――."
[사탄]
"이런, 마계를 멸망시키려고? 여기서 추방되면 네가 갈 곳은 이제 어디도 없을 텐데."
[루시퍼]
"꺼져."
-
[마르크]
"클리프, 얘기를 하자. 세상을 바꾼다면 다른 방법도 있을 거야."
[클리프]
"너는 나를 방해하기만 해."
[마르크]
"그럴 생각은 없어!"
[클리프]
"시끄러워! 허울 좋은 말은 이제 질렸어! 너는 아무도 구할 수 없어!"
[마르크]
"――큭, 으윽."
[클리프]
"잘됐네, 사탄. 이제 마르크의 영혼은 네 거야."
[사탄]
"그래, 루시퍼의 분해하는 얼굴이 기대돼서 참을 수 없군."
[클리프]
"브라콤 녀석."
[사탄]
"남 말 할 처지인가? 이 녀석도 네 형제 같은 거잖아?"
[클리프]
"그렇지. 예전 그대로였다면, 이런 일은――."
[사탄]
"나는 네 덕분에 즐기고 있어."
[클리프]
"악마밖에 따라오지 않는 건가…… 안녕, 마르크. 이걸로 진짜 이별이야."
[마르크]
"윽―― 루시퍼!"
[루시퍼]
"늦어."
[클리프]
"칫."
[사탄]
"――큭."
[마르크]
"하앗!"
[클리프]
"으악――."
[루시퍼]
"이번에야말로 숨통을 끊어, 마르크."
[마르크]
"――."
[사탄]
"한눈팔 겨를이 있나 보지?"
[루시퍼]
"――큭."
[마르크]
"루시퍼!"
[클리프]
"사탄, 그 녀석을 없애!"
[루시퍼]
"――윽."
[마르크]
"――."
[클리프]
"크――아악."
[마르크]
"미안해, 클리프――."
[사탄]
"젠장, 시간이 다 됐나. 마지막으로 네 목을――."
[마르크]
"그만둬!"
[루시퍼]
"무슨――."
[마르크]
"으억――."
[사탄]
"칫, 숨통을 끊지는 못했나."
[루시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악마를 감싸는 바보가 어디에 있어. 저 녀석한테 당했다고 한들 대단한 상처조차 되지 않아."
[마르크]
"……그렇구나. 그래도 됐어. 어쨌든 내일이면 기한인 한 달이 돼. 내 영혼은 네 거야."
[루시퍼]
"넌 클리프의 영혼을 사냥했어. 계약 조건에서 네 영혼은 제외됐어."
[마르크]
"아아, 그랬지…… 안 되겠어, 피가 부족해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그래도 가호를 잃은 내 영혼은 네가 사냥할 거잖아?"
"좋아, 여러 가지로 신세를 졌으니까. 속인 건 화났지만, 꽤 즐거웠어……."
[루시퍼]
"너는 역시 물러."
[마르크]
"안녕, 루시퍼……."
[루시퍼]
"네 영혼은 악마를 감싼 자기희생으로 신의 손에 구원받을 거야. 신의 가호가 있으면 나는 손댈 수 없어."
"또 내 손에서 흘러나가는 거구나. 몇 번이고 윤회를 되풀이해도……."
-
[아즈마]
(깊은 슬픔과 초조……단 한 가지만을 바라면서, 손에 넣을 수 없는 절망)
(내 질문의 답을 찾은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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