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건 두껍게 썬 식빵과 달걀과 우유와 설탕.
볼에 달걀을 풀고 우유와 설탕을 섞는다.
여기에 식빵을 담그고 냉장고에 잠시 넣어둔다.
빵이 달걀물을 흡수하면 프라이팬에 굽기 시작한다.
약불로 천천히.
작게 익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곧 맛있는 냄새가 난다.
"아직이야~?"
냄새에 이끌린 건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원래는 평소처럼 햄버거를 먹으러 갔을 텐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갑자기 오니까 이런 것밖에 만들 게 없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당장에라도 부엌에 들이닥칠 것 같은 등 뒤의 기척에 대답한다.
"곧 다 되니까 얌전히 기다려."
빈 프라이팬에 달걀을 깨뜨려 넣고 잽싸게 달걀프라이도 만들면 완성이다.
큰 접시 위에 프렌치토스트를 올리고 달걀프라이를 그 위에 놓는다.
노른자가 걸쭉하게 흐르는 게, 내가 했지만 잘 만들어졌다.
완성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그 녀석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접시를 들고 갔다.
-
[오미]
"……여보세요, 어머니? 도착했어. 어, 응,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걸 지금부터 생각할 거야. 응, 알았어. 그럼 끊는다."
"앞으로 어떡할지 같은 건 나도 모른다고. 배고프네……."
"좋아, 다 됐다. 어디 맥주가……."
[사쿄]
"!?"
[오미]
"어?"
[사쿄]
"웬 놈이냐! 어디로 들어왔지!?"
[이즈미]
(응, 느낌이 좋아. 미팅 때는 솔직히 조금 걱정했는데……)
-
[이즈미]
――그렇게 돼서, 다들 뭔가 아이디어 있어?
[반리]
이번 조별 공연 목적이 각 조의 분위기를 재정립하는 거라면, 역시 가을조다운 액션은 필수겠지.
[타이치]
맞아여! 가을조에는 액션이 없으면 안 되죠.
[쥬자]
같은 액션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거에 도전해보고 싶어.
[반리]
그럼 캐스트랑 앙상블 총출동해서 분주하게 입퇴장 반복하면서 혼전을 벌이는 무기 쓰는 난전 같은 거 하고 싶어.
[사쿄]
다수로 하는 난투는 누구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전부 망가질 가능성이 있어. 난이도 높을 거다.
[반리]
우리 캐스트도 앙상블도 어느 정도 경험 쌓았으니까 도전해볼 가치는 있지 않아?
[오미]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거긴 하네.
[아자미]
재밌어 보이는데, 보람도 있을 것 같고. 좋지 않아?
[이즈미]
도전할 수 있는 건 팍팍 도전하면서 다음으로 이어가자.
[사쿄]
그럼…… 검을 쓴 액션도 해보고 싶군. 액션이나 난투는 지금까지 많이 했지만, 맨손격투나 건 액션이 많아. 좀 더 폭넓게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어.
가능하다면의 얘기지만.
[츠즈루]
그렇구나. 듣고 보니 그러네요.
[쥬자]
……저도 말해도 될까요?
[이즈미]
응, 쥬자 군.
[쥬자]
중요한 건 아닌데, 무투파가 아닌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
저번에 유조 씨에게 들은 말이지만,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싸움의 감각으로 액션을 할 때가 많아. 행동 패턴이 원 패턴이 되기 쉬워서 아무리 해도 캐릭터가 다 비슷해져.
싸움을 잘 못 하는 역할 나름의 싸우는 법을 도전해보고 싶어.
[이즈미]
확실히 그것도 공부가 되겠어.
또 뭐 있을까?
[타이치]
저여! 저는 여섯 명이 다 같은 편인 얘기가 하고 싶어여! 가을조 공연은 대부분 편이 갈려서 조금 쓸쓸하네~ 싶어서.
가끔은 전원 다 같이 싸우고 싶어!
[이즈미]
아, 그러고 보니 그랬지.
[츠즈루]
액션이나 난투가 메인이면 아무래도 적대관계가 필요하게 되니까요. 베리에이션을 넓히는 의미에서도 생각해볼게요.
[이즈미]
아자미 군은?
[아자미]
딱히 없는데…….
[이즈미]
굳이 말한다면?
[아자미]
음~…… 양아치물 같은 거?
[사쿄]
양아치? 지금보다 더 비뚤어질 생각은 아니겠지.
[아자미]
지금보다라니 무슨 뜻이야?
[쥬자]
왜 양아치물이야?
[아자미]
딱히 큰 이유는 없는데, 요즘에 쿠몬이랑 시후토랑 빠져있는 양아치 영화가 있어서 생각난 것뿐이야.
[츠즈루]
양아치라…….
[아자미]
그냥 무시해도 돼.
[오미]
…….
[이즈미]
오미 군, 왜 그래?
[오미]
――혹시 가능하면 말인데, 주연을 맡고 싶어.
[사쿄]
후시미가 스스로 나서다니 별일이군.
[오미]
사실은 공연 기간하고 나치의 기일이 가까워서요.
어쩐지 그 녀석이 돌아올 것만 같아서―― 가능하면 오랜만에 주연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즈미]
그렇구나…….
[반리]
이방인 이후로 처음이니까 마침 괜찮지 않아?
[쥬자]
나도 좋아.
[타이치]
찬성임다!
[아자미]
이의 없음.
[사쿄]
뭐, 문제없겠지.
[이즈미]
그럼 주연은 오미 군으로 결정할게.
[츠즈루]
내용에 리퀘스트 할 거 있어요?
[오미]
글쎄…… 가능하면 내가 주연인 게 어울리는 역할로 부탁해.
[츠즈루]
알겠어요.
[이즈미]
(오미 군이라면 아자미 군이 제안한 양이치물도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런데 검이랑 양아치라니, 아무래도 맞물리지 않지)
리퀘스트가 꽤 제각각인데. 츠즈루 군, 괜찮겠어?
[츠즈루]
아~ 뭐, 일단 생각해볼게요.
[이즈미]
잘 부탁해.
-
[이즈미]
(거의 츠즈루 군에게 맡겼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사쿄]
"내 이름은 클라우스. 국경 경비를 맡고 있다. 여기는 어디고 너는 누구지?"
[오미]
"일본의 여명의 장이라는 하숙집 부엌이야. 나는 곤도 리쿠고."
[사쿄]
"일본……."
[오미]
"그쪽이 말하는 국경은 적어도 이 나라 국경은 아닌 것 같네."
[사쿄]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즈미]
(요리를 잘하는 양아치가 사는 하숙집이 이세계와 이어져서 요리를 통해 이세계인이나 양아치와 교류하는 신선한 이야기야)
(주연인 오미 군은 요리를 잘하는 전직 양아치 리쿠고 역할이고, 준주연인 사쿄 씨가 이세계 기사 클라우스 역)
[아자미]
"으악~!! 뭐야 넌!?"
[타이치]
"그거 이리 내!"
[아자미]
"뭔데!? 냉장고에서 사람!?"
[오미]
"또냐……."
[아자미]
"위험하게! 저 녀석 뭐야, 무기단속법 위반 아냐!?"
[오미]
"법이 다른 것 같아."
[아자미]
"뭐?"
[타이치]
"맛있어…… 맛있어…… 신의 음식인가……?"
[이즈미]
(아자미 군은 하숙집에 기어들어 온 양아치 에이타 역. 타이치 군은 이세계 사람으로 클라우스의 부하인 카밀로 역)
[쥬자]
"에이타! 여기 있지!?"
[아자미]
"――큰일 났네."
[사쿄]
"누구지?"
[쥬자]
"에이타! 전화는 왜 안 받아!"
[아자미]
"형……."
[이즈미]
(쥬자 군은 에이타의 성실한 형인 타쿠미 역이고, 반리 군이 호스트 미타 역)
[반리]
"오,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타와 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미타임다."
[오미]
"직장 동료? 그보다 척 보기에도 호스트인데."
[반리]
"예~이."
[오미]
"심야에 이 텐션……."
[반리]
"뭔가 엄청 맛있는 냄새 나는데?"
[이즈미]
(처음에는 전원이 뭉쳐서 난투를 하니까, 모두의 리퀘스트에 멋지게 응한 각본이야)
(리퀘스트도 그렇지만, 유행하는 이세계 요소를 접목시키다니 츠즈루 군은 역시 대단해. 어떤 공연이 될지 벌써 기대된다!)
-
[이즈미]
그럼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스케줄을 확인할게―― 오미 군은 촬영사무소랑 일정 겹치는 건 괜찮아?
[오미]
사무소에 승인받아놨으니까 문제없어. 공연 기간에는 융통성 있게 할 수 있나 봐.
[이즈미]
그래. 다행이다.
[오미]
이번 가을조 공연은 사무소 사람들도 초대하게 될 것 같으니까, 응원해주는 만큼 힘내야지.
[이즈미]
(그렇다고는 해도 일도 바쁘고 들어간 지도 얼마 안 됐으니까, 연습이랑 일을 양립하다 오버워크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어)
[사쿄]
일하고 연습을 양립하는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거다.
알겠어? 먼저 자기 생각 이상으로 피로가 쌓이기 쉽다. 스케줄을 의식하면서도 여유를 가져야 해.
항상 컨디션 관리에 주의해라. 휴식을 취하는 걸 소홀히 하지 마. 수면 시간은 깎지 마라. 작은 무리가 쌓이고 쌓여 어쩌니저쩌니…….
예상치 못한 실수가 중대한 이러쿵저러쿵…….
[이즈미]
(사쿄 씨도 같은 걸 신경 쓰고 있구나)
[반리]
길어…….
[타이치]
하는 말은 지당하지만여.
[오미]
하하, 명심할게요. 좋은 공연으로 만들기 위해 준주연인 사쿄 씨에게 의지하게 해주세요.
[사쿄]
그렇게 해라.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6화 (0) | 2020.09.22 |
---|---|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5화 (0) | 2020.09.21 |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4화 (0) | 2020.09.21 |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3화 (0) | 2020.09.21 |
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2화 (0) | 2020.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