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 선배A]
후시미, 이 기재 차에 넣어둬.

[오미]
알겠습니다.

[사무소 선배B]
아, 그 전에 반사판 부탁해!

[오미]
네.

[사무소 선배B]
거기서 좀 더 위로―― 그래, 거기! 키 크니까 역시 좋네.

-

[사무소 선배A]
수고했어.

[오미]
고생하셨습니다.

[사무소 선배B]
오후도 있는데 괜찮겠어? 피곤하면 말해.

[오미]
지금은 괜찮아요.

[사무소 선배A]
체력 좋네~ 근성도 있고 흡수도 빠르고, 좋은 신입이 들어와서 다행이야.

[사무소 선배B]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마. 쓰러지면 다 소용없어.

[오미]
이번 공연 기간에 일을 쉬게 되니까요, 그만큼 지금 일하게 해주세요.

[사무소 선배A]
그러고 보니 주연 이랬던가?

[사무소 선배B]
기대할게, 힘내라.

[???]
수고했어~

[오미]
이마가와 선배?

[사무소 선배A]
어라? 무슨 일이야?

[이마가와]
아니~ 귀여운 후배를 괴롭히지는 않나 보러왔지…….

[사무소 선배B]
뭐라는 거야?

[오미]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사무소 선배A]
너한테 소개해달라고 하길 잘했어.

[이마가와]
그치, 그치? 저 녀석 사진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해.

[사무소 선배B]
아, 이번에 주연 한다던데.

[이마가와]
어? 진짜?

[오미]
괜찮으면 이마가와 선배도 보러 와주세요.

[이마가와]
당연히 가야지! 네 연기도 액션도 박력 있잖아, 기대되네.

[사무소 선배A]
그래서 진짜 그냥 보러 온 거야?

[사무소 선배B]
한가하네.

[이마가와]
아니야! 오미한테 볼일이 있어서.

[오미]
저한테요?

[이마가와]
이거, 이번 달도 부탁하고 싶어서.

[사무소 선배A]
그게 뭐야?

[오미]
비로드 잡지 앙케트예요.

[이마가와]
100명한테 답을 받아와야 하는데, 오미한테 부탁하면 극단원 24명의 답을 얻을 수 있어.

[사무소 선배A]
4분의 1이 극단원이면 너무 치우친 거 아냐?

[이마가와]
비로드 주민인 건 맞으니까 괜찮지 않아?

[사무소 선배B]
부려 먹는 거네~

[이마가와]
조그만 거지만 사례도 나온다고.

[오미]
뭐, 저도 앙케트 답변 보는 거 좋아하니까요.
(이번 테마는 '인생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인가. 이번 공연에서도 요리가 중요한 포인트니까 이 앙케트는 특히 답변이 기대되는걸)

-

[오미]
다녀왔어.

[나레이션]
"의외의 첫 번째 음식은――."

[게스트]
"만복정이에요. 매번 연습 끝나고 들르는 게 낙이라서――."

[타이치]
맛있겠다~!

[쥬자]
배고파.

[반리]
아까 막 먹었잖아.

[타이치]
앗, 오미 군 어서 와여!

[이즈미]
어서 와.

[오미]
다들 이번에도 한가할 때 앙케트에 협력해줄래?

[타이치]
좋아여. 이번 테마는 뭐예여?

[쥬자]
'인생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라…….

[아자미]
역시 돈가스인가?

[반리]
아까 티비에서 봤다고 그러냐?

[쥬자]
가장 맛있는 걸 고르라면 고민되는데.

[오미]
가장 맛있었던 게 아니라도 돼. 한 번 더 먹고 싶은 거라던가, 생각난 걸 써줘.

[타이치]
앗, 그럼 오미 군이 만든――.

[쥬자]
나도 오미 씨가 만들어 준――.

[반리]
오미 요리만 잔뜩 나오겠어.

[오미]
기쁘긴 한데, 조금 멋쩍으니까 가능하면 내가 만든 거 말고 다른 거를 적어줘.

[타이치]
괜히 더 어려워여~!

[아자미]
꽤 좁혀지겠는데…….

[오미]
앙케트 보수로 적어준 요리는 가능한 한 재현해서 저녁때 만들어 볼게.

[쥬자]
정말요?

[타이치]
의욕이 막 생겼어여!

[이즈미]
어느 가게 카레로 할까…….

[오미]
카레에 관한 건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 것 같지만.

[사쿄]
직접 만들면 되잖아.

[이즈미]
그건 그래도요!

[쥬자]
식전에 푸딩 아라몬드…… 메인으로 초콜릿 파르페…….

[반리]
야, 적어도 다른 단원도 먹을 수 있는 걸로 해.

[쥬자]
시끄러. 쓰는 건 자유잖아.

[반리]
애초에 하나 적으라는데 풀코스 쓰는 건 치사하다고.

[쥬자]
일일이 훔쳐보지 마.

[이즈미]
자자, 둘 다 그만. 그냥 앙케트일 뿐이야.

[오미]
그렇지, 감독님. 전에도 말한 건데, 내일 밤부터는 늦어질 테니까 식사당번 부탁할게.

[이즈미]
응, 맡겨줘. 나치 씨네 부모님하고 식사한다고 했지?

[오미]
응, 이번 공연에도 초대할 거야.

[이즈미]
좋은 생각이야.
(나치 씨네 부모님께 이방인 이후로 오미 군의 주연을 보여드리는 거, 기대된다)

-

[나치 어머니]
후시미 군 입맛에 맞으면 좋을 텐데…….

[오미]
맛있어요.

[나치 어머니]
다행이네.

[나치 아버지]
일은 좀 어때? 익숙해질 때까지 힘들 텐데.

[오미]
그렇죠. 외워야 할 게 많아서―― 그래도 직장 사람들이 다들 친절해서 재미있어요.

[나치 아버지]
다행이구나.

[나치 어머니]
후시미 군이 이렇게 잘 커서 나치도 좋아할 거야. 보내준 포스터랑 사진도 항상 불단에 두고 나치에게 말해주고 있어.

[오미]
감사합니다.
――이 돼지고기 된장국 정말 맛있네요. 된장을 섞은 거죠? 적된장하고 백된장…… 인가요?

[나치 어머니]
시골 된장도 조금 넣었어. 우리는 항상 이렇게 먹거든.
나치가 채소는 잘 안 먹는데, 된장국을 이렇게 끓이면 잘 먹어줘서 한때는 매일 먹었지. 우리 둘 다 일 때문에 바빠서 집에 없을 때도 만들어두면 먹어줬는데…….

[오미]
(그렇구나. 이게 나치에게 어머니의 맛이라는 건가……)
(육수도 다르겠지. 우리 집 된장국 맛하고도 다르고, 역시 각자 가정의 맛이 있는 거야)
잘 먹었습니다.

[나치 어머니]
차린 것도 없는데.

[오미]
그렇지, 이번 공연에서 제가 주연을 맡게 됐어요. 꼭 초대하고 싶어요.

[나치 아버지]
주연이라니! 기대되는구나.

[나치 어머니]
저번 공연도 정말 멋있었어.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하렴.

[오미]
감사합니다.

-

[오미]
그럼 이제 그만 가볼게요.

[나치 아버지]
아, 잠깐 기다려라. 줄 게 있어.
이걸 가져가 주겠니?

[오미]
이건 나치의――.

[나치 아버지]
후시미 군이 가져주면 좋겠어.

[오미]
아뇨, 제가 이걸 받을 수는――.

[나치 아버지]
이 팔찌는 나치가 죽을 때 차고 있던 거야. 솔직히 이걸 보면 지금도 그때가 떠올라서…….
후시미 군이 가지고 있어 주면 나치도 좋아할 거다. 물론 네가 괜찮다면 말이지만.

[오미]
그런 거라면―― 제가 맡아두겠습니다.

[나치 아버지]
그리고 이 노트는 서랍 안쪽에 있던 거야.

[오미]
비밀……?

[나치 어머니]
어린애 같지? 내용을 보면 나치가 화낼 것 같아서 계속 안 봤는데…….
저번에 청소하다 실수로 떨어뜨려서 보게 됐어.

[나치 아버지]
펼쳐봐라.

[오미]
……. (호흡법…… 발음 연습…… 연기에 대해서…… 빈틈없이 쓰여있어)

[나치 아버지]
그 녀석 나름대로 배우가 되기 위해 공부했던 것 같아. 기본적인 것뿐이라 지금 후시미 군에게는 도움이 안 되겠지만…….
괜찮으면 가져가 줘.

[오미]
(내용보다도…… 여기에는 나치의 연기를 향한 열의와 희망이 담겨있어)
……잘 보겠습니다.

[나치 아버지]
고맙구나.

-

[오미]
……. (그 녀석, 이런 공부를 하고 있었다니 전혀 몰랐어. 수업 노트 같은 건 한 번도 쓴 적 없다고 웃었는데…… 그 녀석 나름대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구나)
(이 페이지가 끝인가……)
응? ――.
'볼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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