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쓸만한 게 없네."

[댄]
"이봐, 적당히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건 아니겠지?"

[링크]
"난 감정사야. 봐, 면허도 있어."

[레오]
"딱히 우리는 언제든지 거래를 관둬도 상관없는데."

[더그]
"마음대로 골라가."

[링크]
"어라? 이 레플리카――."

[더그]
"그건 안 돼."

[링크]
"잠깐 보여줘."

[더그]
"팔 생각 없어."

[링크]
"흐~응, 뭐 상관없어. 그럼 전부 해서 이 정도인가. 부족한 몫은 특별히 깎아줄게."

[티그]
"가차 없군."

[래트]
"보물고가 텅 비었어."

-

[댄]
"기워낸 모양새지만 어떻게든 부품을 쓸 수 있겠어."

[뱃]
"우주 경찰의 통신이 늘었어. 슬슬 냄새를 맡은 걸지도 몰라."

[댄]
"내일은 출항한다. 당분간은 몸을 숨기고 얌전히 있을 수밖에 없어."

[사쿠]
"저기 더그, 할 얘기가 있는데――."

[댄]
"지금은 바빠. 내일 해."

-

[티그]
"너도 이제 적당히 어른이 되는 게 어때?"

[더그]
"무슨 소리야?"

[티그]
"사쿠 말이야. 애처럼 삐져있지 마. 아버지 일은 그 녀석 탓이 아니라는 거 알고 있잖아."

[더그]
"이제 와서 그런 걸 신경 쓰겠냐."

[티그]
"그럼 왜."

[더그]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해적이었어. 해적이 되는 걸 의심한 적도 없지. 아버지들의 등을 보고, 동경하고……."
"배의 일원으로 더그라는 《코드네임》을 받았을 때는 드디어 한 사람 몫을 한다고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서 자랑스러웠어."

[티그]
"언젠가 아버지 같은 선장이 되겠다고 계속 말했었지."

[더그]
"그래서 더욱, 그 녀석을 인정할 수는 없어. 그 녀석은 이대로 있으면 안 돼."

[이즈미]
(해적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 자기들에게는 이것밖에 없다고 결심한 더그의 모습…… 지금의 반리 군이니까 할 수 있는 연기야)

-

[더그]
"추격자는?"

[티그]
"지금은 없어."

[더그]
"이대로 B37 성운으로 가자."
"그래서 할 얘기가 뭐야?"

[사쿠]
"저기, 나, 배에서 내리려고 해서……."

[더그]
"내려서 어떡하게. 너같이 세상 물정 모르고 굼뜬 놈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사쿠]
"난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누군지 알고 싶어."

[더그]
"누가 바람이라도 넣었어?"

[사쿠]
"경찰에 붙잡혔을 때, 표본에 관해 물어보더라. A12와 관계가 있냐고. 이 표본을 단서로 내가 어디서 태어난 건지, 나에 대해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더그]
"스스로 정한 거지?"

[사쿠]
"응."

[더그]
"그럼 됐어. 마음대로 해."

[사쿠]
"……지금까지 폐를 끼쳐서 미안해. 더그 네 아버지 일도――."

[더그]
"딱히 폐 끼쳤다는 생각 안 해. 아버지도 하고 싶은 대로 한 거야. 만족했겠지."
"그보다 난 너 자신에게 짜증이 났어. 해적으로서 살아갈 생각도 없이, 그저 멍청히 따라올 뿐인 너에게."

[사쿠]
"……미안해."

[더그]
"이제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찾은 거지?"

[이즈미]
(안도한 듯한, 드디어 사쿠를 인정한 듯한 더그의 따뜻하게 뒤를 밀어주는 말……)

[더그]
"적지만 가져가라. 지금까지 일한 급료야."

[사쿠]
"――엇, 받아도 돼?"

[더그]
"한 푼도 없이 어떻게 살려고."

[사쿠]
"고마워."

[더그]
"내릴 거면 B24에서 내려. 거기는 치안도 좋고 눈에 띄지도 않을 거야."

[사쿠]
"응."

[더그]
"――뭐야?"

[월]
"적습! 적습!"

[티그]
"발견된 건가?"

[뱃]
"아니, 경찰이 아냐."

[댄]
"그럼 대체――."

[래트]
"으악."

[티그]
"위험해. 지금 장비로 도망칠 수 있을지――."

[더그]
"어쨌든 다가올 틈을 주지 마."

[뱃]
"소형 배가 접근!"

[댄]
"어느새――!?"

[티그]
"저쪽 동료인가?"

[더그]
"아니, 저 배는――."

[레오]
"바로 항쟁 시작한 거냐? 역시 해적은 혈기 왕성하네."

[링크]
"다 낡아빠진 배로 허세 부리다간 바로 침몰한다?"

[더그]
"저쪽에서 싸움을 걸어온 거라고. 그보다 무슨 볼일이야?"

[링크]
"계산을 좀 틀려서 말이야, 좋은 값에 팔았으니 이익이 남은 만큼 돌려줄게."

[티그]
"의외로 양심적인데."

[래트]
"그보다 왜 지금!?"

[댄]
"관통되지 않고 여기까지 잘도 왔군.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

[링크]
"그럼 이걸로 대차 제로야. 다음에도 또 이용해줘."

[더그]
"기다려. 이 녀석을 데려가라."

[사쿠]
"어?"

[더그]
"우리가 시선을 끌고 있을 때 도망쳐. 넌 네 길을 가."

[사쿠]
"하지만――."

[더그]
"내 아버지는 너를 지키려고 했어. 아마도 너와 그 표본을. 여기서 네가 죽으면 아버지가 화낼 거야."
"아버지가 지키려고 했던 걸 나도 지킬 뿐이야. 가. 넌 살아남을 책임이 있어."

[이즈미]
(해적으로서 살고 죽을 각오를 한 더그의 힘찬 말이, 똑바로 닿았어. 사쿠에게 희망을 맡기는 듯한……)
(대사를 하는 반리 군이 모든 걸 드러내고 연기하고 있으니까, 극장에 있는 우리에게 리얼하게 전해지는 거야. 아니, 극장뿐만 아니야. 분명 라이브로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졌을 거야)

[레오]
"보수는?"

[더그]
"그 표본, 보고 싶어 했잖아? 감정하게 해줄게."

[링크]
"……좋아."

[레오]
"야, 뭘 마음대로 정하고 있어?"

[링크]
"내가 감정사야. 가치는 내가 정해. 안 그래?"

[레오]
"……할 수 없지. 빨리 타. 바로 떠날 거야."

[사쿠]
"더그, 다들, 고마워!"

[래트]
"사쿠, 조심해!"

[월]
"제대로 먹어야 한다."

[티그]
"건강해라."

[댄]
"드디어 자립인가."

[뱃]
"이제 붙잡히지 마."

[사쿠]
"다들 죽지 마."

[더그]
"당연하지."

[레오]
"가자."

[티그]
"그럼 어떻게 따돌릴 생각이지?"

[더그]
"그걸 생각하는 게 네 일이잖아?"

[티그]
"이봐……."

[뱃]
"위험해, 경찰이야."

[래트]
"이 타이밍에!?"

[월]
"운이 없군."

[댄]
"경찰에게 붙잡힐지, 정체 모를 놈들에게 붙잡힐지――."

[래트]
"둘 다 싫어~!"

-

[치카게]
(ANIMS의 동료들이 사쿠를 따뜻하게 배웅한다. 긴박한 상황에도 불안을 일절 내보이지 않는 믿음직한 모습이 가을조다워)
-

[경찰관]
"ANIMS와 FORTF의 배를 발견했습니다."

[바그]
"어떡할 거죠? 그림 경부님."

[그림]
"공격목표, FORTF. ANIMS를 구출해라."

[바그]
"공격목표 FORTF!"

-

[래트]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티그]
"경찰이 우리 편을 들고 있는 건가?"

[댄]
"생포할 작정인가?"

[더그]
"뭐든 상관없어. 쫓아버리자!"

[이즈미]
(새로운 길을 발견한 사쿠를 지키겠다고 결심한 더그에게 망설임은 없어. 전편의 라스트에 어울리는, 고민을 떨쳐버린 좋은 표정이야)
(계속 연극에 관련되어 살아간다고 결심한 반리 군이니까 할 수 있는 더그야)

-

[젠]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건가)

[레니]
(핫카쿠 씨의 씨앗이 싹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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