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어서 와.

[이즈미]
폐점 후에 죄송해요.

[슈]
신경 쓰지 마. 항상 있는 일이야.

[레니]
영업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눈이 신경 쓰일 테니까.

[젠]
언제부터 내 가게가 아저씨들 비밀기지가 된 거지?
감독님은 유키오와 달리 카레 파라고 들었어.

[이즈미]
엇, 식사도 주는 거예요?

[젠]
그린 카레. 특별메뉴야.

[이즈미]
와아, 감사합니다!

-

[이즈미]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그런데 이 스파이스 배합은――.

[젠]
나중에 알려줄게.

[이즈미]
감사합니다!

[레니]
그럼 본제에 들어가지. 상대가 상대인 만큼 지금까지는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지만, 그럴 수 없게 됐어.

[이즈미]
…….

[레니]
이카루가 쿠스미에게 두 번에 걸쳐 도작을 교사하고 타치바나를 연극계에서 몰아낸 건 아마다테 케이쥬다.

[이즈미]
――.

[레니]
알고 있겠지만, 극단 백화의 주재고 이사 중 한 명이라 연극계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지.

[이즈미]
왜, 아마다테 씨가……?

[슈]
핫카쿠 씨의 각본이 목적이었던 같다고 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즈미]
핫카쿠 씨의…….

[레니]
GOD 극단과 MANKAI 컴퍼니의 연기대결에서 도작 사건을 일으키려고 했던 것도 그것을 노리고 한 것이겠지.
설령 대신해서 GOD 극단이 무너져도, 플뢰르상 노미네이트 라이벌 극단이 줄어들어 좋다는 생각이었던 게 아닌가 해.

[이즈미]
그럼 우리 극단원이 연기대결 직전에 습격받은 것도 아마다테 씨가……?

[레니]
그래. 결국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즈미]
그 습격 사건 동영상으로 반리 군의 스캔들을 조작한 것도 아마다테 씨의 지시였다는 거죠…….

[레니]
MANKAI 컴퍼니가 다시 플뢰르상에 접근하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짓밟으려 하는 거겠지.
타치바나도 아마다테 씨가 뒤에서 조종하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네가 말려들지 않게 하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거다.
그랬는데 이런 일을 부탁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이즈미]
저도 극단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거예요.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지금 노려지고 있는 건 신생 MANKAI 컴퍼니잖아요. 관계없지 않아요.

[슈]
아마다테를 몰아넣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해줄 상대를 찾았는데, 주고받을 상대로 너를 지목했어.

[레니]
물론 우리도 같이 입회할 생각이다. 위험한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지.

[이즈미]
갈게요. 제가 가게 해주세요. 아빠 일도 카미키자카 씨에게만 맡겨둬서 죄송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게 더 좋아요.

[레니]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이즈미]
저번에 아빠랑 직접 만났는데, 여전히 연극에 열중하고 계셨어요. 옛날부터 변함없이 존경할 수 있는 아빠지만, 역시 초대분들과 떨어져 있는 게 외로워 보여서…….
빨리 여기에 돌아와 여러분과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좋아하는 곳에서 연극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엄마도 직접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 같을 테니까요.

[레니]
그렇겠지. 이혼당하지 않은 게 신기해.

[이즈미]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슈]
문제는 데이터를 주고받을 장소야. 아마다테를 고발할 이사회까지 며칠 안 남았어. 그 안에 제공자에게 데이터를 받아야만 해.

[이즈미]
데이터 제공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레니]
K라는 가명을 쓰고 있지만, 극단 백화의 중추에 있는 듯 해. 아마다테 씨와는 오래 알고 지낸 것 같더군.

[슈]
나나 레이지가 드나드는 곳은 요즘 아마다테의 수하들이 감시하고 있어. 주고받는 걸 들켜서 데이터를 빼앗기면 끝이야. 신중해야 해.

[레니]
주고받는 걸 들키면 K의 신변도 위험해질 수 있어. 그 리스크는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즈미]
아마다테 씨에게 들키지 않고 K 씨와 접촉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거네요…….
하지만 카미키자카 씨나 슈 씨가 수상한 행동을 하면 들키게 되고……. 이 가게에서 만나는 건 안되나요?

[슈]
영업시간 외에 우리가 드나드는 건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K는 어렵지 않겠어?

[젠]
영업시간 내에 손님으로 왔다고 해도 만나는 게 들키겠지.

[이즈미]
전원이 출입하는 게 부자연스럽지 않고 외부인의 눈도 가릴 수 있는 장소…… 어렵네요.
카미키자카 씨가 이사회에 출석하는 건 언제예요?

[레니]
닷새 후 밤이야.

[이즈미]
(닷새 후라는 건…… 리허설 당일이야. 그렇지!)
리허설에 그분을 초대하는 건 어떨까요? K 씨도 연극 관계자인 건 확실한 거죠?
리허설이면 MANKAI 극장 내에서 리스트로 관리하는 사람만 들어올 수 있고, 전원 자연스럽게 그 장소에 모일 수 있어요.
데이터를 주고받아도 리허설을 관극했다는 명목이 있으니 부자연스럽게 생각되지 않을 것 같은데…….

[슈]
그렇군. 좋은 생각이야.

[레니]
그 다음 바로 이사회라는 것도 좋군. 받은 후에 이사회 전까지 데이터를 빼앗길 리스크가 적어.

[이즈미]
문제는 K 씨가 리허설 초대를 받아줄지인데……. 아무리 그래도 가명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를 리허설에 초대하는 건 부자연스러워서…….

[슈]
난 짐작이 가. 그 녀석 정체.

[레니]
뭐?

[슈]
K는 십중팔구, 아마다테 아들인 카부토일 거야. 극단 백화의 간판 배우로 근래 공연에서는 연출도 맡은 천재. 어릴 때부터 계속 아마다테에게 붙어서 연극을 배웠다고 하더군.
카부토라면, 아마다테를 전부터 잘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레니]
……확실히 카부토라면 아마다테 씨의 스캔들과 극단 백화를 분리해서 극단을 지키려 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군.

[이즈미]
자식이 아버지를 고발한다는 거예요……?

[슈]
……뭐, 부모자식 관계도 다양하니까.

[레니]
……그렇지.

[슈]
그리고 카부토는 아마다테 케이쥬의 친아들이 아니야. 시설에서 데려온 양아들이라는 듯 해. 가치관의 차이인지 극단 운영방침이 어긋나는 건지, 대립한다고 해도 딱히 이상하지는 않지.
요즘에는 아마다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카부토가 극단을 관리하고 있다는 듯 하고.

[이즈미]
그런데 카부토 씨라고 해도 어떻게 리허설에 불러야 할지…….
(뭔가 관계가 있지 않으면 부르는 것도 위화감이 있고, 연락처도――)
아!

[레니]
왜 그러지?

[이즈미]
――잠깐 전화 좀 할게요!

-

[반리]
수고하심다.

[젠]
알바하러 왔나?

[반리]
아냐.

[이즈미]
반리 군, 카부토 씨 연락처 안다는 거 진짜야?

[반리]
응. 워크숍 마지막 날에 그쪽에서 주고 갔어.

[슈]
마음에 들었나 보군.

[반리]
글쎄요.

[이즈미]
카부토 씨랑 꼭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전화해줄 수 있어?

[반리]
……별로 상관은 없는데. 지금?

[젠]
내키지 않아 보이는군.

[반리]
쓸데없는 소릴 할 것 같아서요.

[카부토]
"……응?"

[반리]
셋츠임다.

[카부토]
"마침 잘됐군. 반년 후 공연에서 맡기고 싶은 역할이 있다."

[반리]
그게 아니고!
우리 극단 총감독이 그쪽 한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데요.

[카부토]
"……호오."

[반리]
감독쨩.

[이즈미]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MANKAI 컴퍼니 주재 겸 총감독인 타치바나입니다. 아마다테 카부토 씨 맞나요?

[카부토]
"그래, 맞아."

[이즈미]
갑작스럽게 죄송하지만, 닷새 후 신작 공연 리허설에 카부토 씨를 초대하고 싶어서요…….
그 후에 잠시 극장 안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가지고 오신 건 그때 받겠습니다.

[카부토]
"……그렇군. 머리를 잘 썼어."

[이즈미]
(역시 카부토 씨인가……)
죄송해요. 후편 공연부터 초대하게 돼서…….

[카부토]
"전편은 방송으로 봤으니 문제없어."

[이즈미]
엇,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개연 시간은 14시예요. 입구에서 이름을 말씀해주시면 입장하실 수 있을 거예요.

[카부토]
"그쪽하고 얘기하는 게 기대되는군."

[이즈미]
잘 부탁합니다.
반리 군, 고마워. 카부토 씨도 리허설에 오게 됐어.

[반리]
뭐!? 진짜로!?

[젠]
그리고 우리도 갈 거야.

[반리]
리허설부터 힘 뺄 수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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