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
자리, 이 근처죠?

[오미]
유조 씨, 여기 앉으세요.

[유조]
그래, 미안하군.

[케이쿠]
…….

[이즈미]
케이쿠 군도 왔구나.

[케이쿠]
오라고 했으니까.

[오미]
(무대 위에 선 쥬자와 반리를 보고 어떤 감상을 가질지……)

[사쿄]
이제 곧 시작한다. 핸드폰 전원 꺼둬.

-

[제익스]
"한 쌍의 재능, 한 쌍의 불꽃…… 어느 쪽이 먹고 어느 쪽이 먹힐 것인가."
"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이 무대는 내가 사라지는 것으로 막을 열게 되지."

[극단원]
"설마 제익스가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이야…… 이 극단은 괜찮은 거겠죠?"

[바알]
"어떻게든 될 거야. 우수한 극단원이 많으니까."

[이즈마]
(스툴로 만든 세트를 마치 방을 치우는 것처럼 구성하고 있어……)

[사쿄]
(호오, 계속 이렇게 대도구를 대신하는 건가. 재밌는 방식이군)

[바알]
"연기 경험은?"

[주더스]
"제익스에게 조금 배웠다."

[바알]
"다른 제익스는 아니겠지? 내 스승은 그렇게 무능하지 않았는데."

[주더스]
"제익스가 이 극단으로 가라고 했어. 틀림없어. 여기가 내가 설 무대라고――."

[바알]
"농담이지? 네 연기는 아마추어보다 못해. 네가 무대에 서는 건 100년은 일러."

[극단원]
"뭐, 제익스도 생각하는 게 있었겠죠…… 지금은 제익스의 의지를 존중하도록 해요."

-

[유조]
(서로를 질투하며 제익스의 유작 공연 연습에 임하는 주더스와 바알이라…… 저 둘에게 딱이군)

[이즈미]
(……확실히 창단 공연 때 두 사람이 생각나는 구성이야. 하지만……)
(역할에 몰입한 두 사람의 연기가 애달프게 가슴을 찌르고 있어. 둘 다 훌륭한 배우가 됐구나……)

-

[바알]
"무미건조한 인생에서, 진정한 감정이라 깨달은 걸 빼앗긴 기분을 아냐고!"

-

[케이쿠]
…….

[타이치]
(반 쨩도 쥬자 씨도 대단해여! 이게 두 사람의 벽인 거죠)

[이즈미]
(바알과 주더스의 광기가 부풀어가면서 폭발하기 직전인 게 느껴져…… 서로가 서로를 시샘하고, 선망하며, 증오해)

-

[바알]
"이곳은 내 극단, 내가 있을 곳이야. 그 누구에게도 절대 빼앗기지 않아."

[주더스]
"여기가 내 무대…… 내가 살아갈 곳. 제익스가 말했어. ……방해하는 놈은 모두 짓밟아버리라고."

[이즈미]
(그리고 바알이 주더스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 본 무대―― 극 속에서 또 다른 연기를 하듯이 공연이 진행되어가)

[바알]
"하앗!"

[주더스]
"이얍!"

-

[유조]
(철저하게 다듬어진 장렬한 격투……)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크게 다칠 것 같이 아슬아슬하게 합을 맞추고 있기에 더욱, 저 둘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긴장감이 전해지고 있어)

[사쿄]
(계속 가을조에서 함께해온 셋츠와 효도니까 할 수 있는 장면이야)

-

[쥬자]
――윽.

[반리]
!? (역시 이 녀석 다친 걸 숨기고……!)

[이즈미]
(스툴이 무너지나――?)

[아자미]
(연출인가? 아니면 사고――)

[쥬자]
…….

[반리]
(이 녀석, 주더스로서 피하지 않을 셈인가?)

[쥬자]
――윽.

[이즈미]
(바알이 주더스를 구했어……?)

[바알]
"……막이 내릴 때까지 연기는 계속되어야 해."

[쥬자]
――.

[바알]
"너는, 이 무대 위에서 내가 죽일 거야."

[주더스]
"아니야. ――내가, 널 죽인다."
"하아앗!"

[반리]
(……이 녀석 진짜 몰입했잖아)

[이즈미]
(액션이 한층 더 격렬해졌어. 방금 그건 연출이었나……?)

[주더스]
"하아앗!"

[바알]
"――윽."
(연습실과는 전혀 다른 템포의 난투…… 이 자식, 좋을 대로 날뛰기는)
(하지만 효도의 연기가 한층 더 열을 띠더라도 거기에 대응할 수 있어. 낯설 정도로 냉정하게 무대를 조감하는 내가 있다)
(효도의 연기를 내 나름대로 바로 받아칠 수 있어. ……이게 상대의 호흡에 맞춰 연기한다는 거야)

[주더스]
"내가, 나야말로 제익스의 제자다!"

[바알]
"웃기는 소리!"
(열량 장난 없네…… 아니 진짜. 이 녀석 연기에 맞출 수 있는 거, 나밖에 없지 않아?)
(인정해주지. 이 녀석은 뭐, 본 공연 무대 위에서는 대단한 배우야)
(그렇다고 나도…… 죽어도 질 생각은 없지만!)

[이즈미]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아. 누가 이길지 짐작도 못 하겠어. 하지만 이대로면 분명――)

[바알]
"――으윽."

[주더스]
"큭……."

[이즈미]
(무승부……?)

[바알]
"봐라, 내 진정한 감정을……."

[주더스]
"내 무대를……."

[이즈미]
(극중극의 막이 내린다…… 박수 효과음과, 우리 관객의 박수가 겹쳐져……)

-

[쥬자]
…….

[반리]
…….

[쥬자]
……아파.

[반리]
멍청아, 내가 할 말이야. 무슨 괴력이냐고.
(……이제 잊지 않을 거야. 이 아픔까지)
(역시 내 인생의 열정도 아픔도 모든 게 이 무대 위에 있어)

-

[아자미]
……엄청난 연기였어.

[타이치]
스툴이 무너지는 그거…… 역시 연출이겠지?

[사쿄]
사고인지 연출인지 판단이 안 서.

[케이쿠]
…….

[오미]
어땠어?

[케이쿠]
아직 모르겠지만, 신경 쓰여.

[오미]
이제 곧 우리 가을조 공연이 있는데――.

[케이쿠]
그것도 볼래.

[오미]
――그래.

-

[카부토]
첫날부터 설마 사고가 일어날 줄은 몰랐지만…… 결과가 좋으니 됐다.

[반리]
그것도 내일부터 연출에 추가한다거나…….

[카부토]
좋은 건 넣을 거야. 안전한 방식도 확인했으니 문제없어.

[쥬자]
정말로 죄송합니다!

[카부토]
됐어. 덕분에 보고 싶었던 그 이상을 봤어.
단, 매일 할 수 없는 걸 하는 건 이류다. 애드리브 난투는 기록영상을 보고 기억해서, 내일부터 완벽히 똑같은 걸 공연에서 재연해라.

[쥬자]
넵!

[반리]
네에.

[카부토]
그건 그렇고 첫날 관객 평가는 꽤 좋았어. 그러니――.

[아오시]
첫날 건배 준비 끝났습니다. 과자도 준비해뒀어요.

[쥬자]
감사함다!

[카부토]
첫날, 수고했다. 내일도 이대로 부탁하지.

[쥬자]
알겠슴다.

[출연자]
고생하셨습니다~!

[반리]
또 그렇게 과자를 잔뜩…….

[아오시]
공연 기간에도 필요할 것 같아서요.

[반리]
필요하겠냐.

[쥬자]
고마워.

[카부토]
효도, 넌 120점을 낼 수 있는 타입이지만 오늘은 125점을 보여줬어.

[쥬자]
감사함다.

[카부토]
단, 아무리 가벼워도 부상을 감추는 건 삼류 이하야.

[쥬자]
죄송합니다…….

[아오시]
진찰은 받았어요?

[쥬자]
응. 그렇게 크게 다친 건 아니니 액션도 조심하면 내일부터는 문제 없을 거라고 했어.
절대 악화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내일부터도 125점을 보여줄게.

[카부토]
그렇게 해줘.
셋츠는…….

[반리]
뭐.

[카부토]
이끌려서 124점까지 갔군. 네 장점을 살린 채로 말이야.
보통 연기 상대가 마음대로 일탈하기 시작하면 연습한 대로 돌려놓으려고 하지. 같이 날뛰고 있어. 어디가 평범한 우등생인데.

[반리]
(평범한 우등생이라고 한 건 그쪽이면서. 뭐, 나쁜 기분은 아니네)

[카부토]
뭐, 정리하자면. 단순히 앞으로도 너희가 어떤 연기로 서로를 알아갈지 관심이 생겼어.
……뭐랄까, 너희 둘은 모형 정원에라도 넣어서 관찰하고 싶어져.

[아오시]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이제 경찰이 오는 건 사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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