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미카엘, 올해 학부장상에 추천해뒀다. 아마도 너로 정해질 거야."

[미카엘]
"감사합니다."

[교수]
"기대하고 있으니 열심히 하거라."

[학생 A]
"역시 수석. 학비도 전액 장학금 이랬던가."

[학생 B]
"부모가 남긴 유산으로 돈은 남아돌 텐데."

[학생 A]
"연 수입 기준이라 문제없겠지. 교활하게."

[여학생]
"앗, 미카엘. 오늘 다 같이 바비큐 할 건데 혹시 괜찮으면 같이――."

[미카엘]
"미안해. 오늘은 갈 데가 있어서."

[여학생]
"그렇구나……."

[학생 A]
"돈도 있고 인기도 있고, 인생 편하네."

[학생 B]
"뭐, 어차피 우리랑은 다른 인종이란 거지. 천상의 미카엘 님은."

[미카엘]
"……."

-

[라파엘]
"……."

[우리엘]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라파엘]
"무슨 뜻이지?"

[우리엘]
"원래 천사의 영혼은 인간 세상에서 이질적인 법이야. 소외되더라도 어쩔 수 없어."
"사람에게는 수명이 있고, 그게 다하는 건 자연의 섭리. 거기에 개입하지 않는 게 좋아."

[라파엘]
"그렇다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신의 손에서 흘러 떨어지게 돼."

[우리엘]
"라파엘."

-

[미카엘]
"――."

[라파엘]
"멈춰!"

[미카엘]
"!?"

[라파엘]
"죽을 셈이야!?"

[미카엘]
"……어? 아, 아니야. 서류가 날아가서 주우러 간 것뿐이야."

[라파엘]
"뭐…… 서류?"

[미카엘]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

[라파엘]
"하아……."

[미카엘]
"난 미카엘이야. 의학부 2학년. 넌?"

[라파엘]
"라파엘…… 약학부 2학년이야."

[미카엘]
"그럼 같은 강의를 들었을지도. 전에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최근이라기보다는 무척 옛날에――."

[라파엘]
"기분탓이겠지. 뛰어내릴 생각이 아니었으면 됐어. 난 이만――."

[미카엘]
"앗, 기다려."

[라파엘]
"?"

[미카엘]
"――저기, 또 만날 수 있을까?"

[라파엘]
"……――그래. 어쩌면."

[미카엘]
"……."

[이즈미]
(겨울조답게 기품있고 덧없는 분위기가 섬세한 연기에서 느껴져……)
(츠무기 씨도 완전히 컨디션을 되찾고 전보다 더 망설임 없이 무대 위에 서 있는 것 같아)
(라파엘도 우리엘도 창단 공연 때보다 따뜻함이 느껴져. 타스쿠 씨와 히소카 씨 자신의 변화가 나타난 걸지도)

-

[미카엘]
"실례합니다."

[데릭]
"……."

[미카엘]
"죄송해요, 저 때문에 깨셨어요?"

[데릭]
"아니, 잠시 멍하니 있었을 뿐이야. 약의 영향인지 요즘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어."

[미카엘]
"선물을 가져왔어요. 입에 맞으면 좋을 텐데."

[데릭]
"고마워. 왠지 그때와는 반대로군."

[미카엘]
"그때는 정말 신세 많이 졌어요."

[데릭]
"함께 일하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겠어. 모처럼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주었는데."

[미카엘]
"그런, 아직――."

[데릭]
"의사니까, 내 병에 관해서는 잘 알아. 약속을 어겨서 미안하다."

[미카엘]
"……."

[프레드]
"실례―― 이런, 손님인가요."

[데릭]
"프레드 의사다. 내 담당의지."

[미카엘]
"미카엘이에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프레드]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미카엘]
"아니요, 얼굴을 뵐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데릭]
"와줘서 고맙구나."

-

[프레드]
"――잠깐만. 미카엘 군이었지?"

[미카엘]
"?"

[프레드]
"실례지만, 데릭과는 어떤 관계지?"

[미카엘]
"어릴 때 입원했을 때 데릭 선생님이 담당이셨어요."
"부모님이 타계하시고 의탁할만한 다른 가족도 없었어서, 여러모로 가족처럼 신경 써주셨지요."

-

[데릭]
"자, 그럼. 오늘은 닥터 미카엘에게 이길 수 있을까?"

[어린 미카엘]
"선생님은 매일 체스 두러 오는데, 한가하세요?"

[데릭]
"아하하, 그렇지. 의사는 좋은 직업이지? 미카엘도 해보겠어?"

[어린 미카엘]
"그다지 생각해본 적 없지만…… 달리 되고 싶은 게 있지도 않으니까요. 괜찮을지도."

[데릭]
"그럼 언젠가 같이 일하자. 기다릴게, 닥터."
"그러고 보니 네게 편지가 도착했어. 병원으로 왔으니 친구가 보낸 거려나."

[어린 미카엘]
"……친구 같은 거 없어요."

[데릭]
"자, 읽어 보렴."

[어린 미카엘]
"……."

[데릭]
"어때?"

[어린 미카엘]
"격려하는 편지였어요. 그런데 보낸 사람이 안 쓰여있어요."

[데릭]
"그럼 분명 천사가 보낸 편지일 거야."

[어린 미카엘]
"천사……?"

-

[프레드]
"……데릭도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니 내버려둘 수 없었던 걸지도."
"우리는 대학 동기야. 데릭은 예전부터 어린아이에게 사랑받았으니 소아과 의사는 천직이라고 생각했지."

[미카엘]
"그랬군요. 예전에 입원했을 때 신기한 편지가 도착해서……."
"데릭 선생님은 천사가 보낸 편지라고 했지만, 그것도 분명 데릭 선생님이 써주셨던 거겠죠."

[프레드]
"어린아이가 기뻐할 일이네."

[미카엘]
"네, 무척 격려가 됐어요."

[프레드]
"편지라고 하니까……."

[미카엘]
"?"

[프레드]
"아니, 우리 할머니도 예전에 큰 병으로 입원했을 때 신기한 편지가 왔었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그 시절 주치의였던 할아버지와 그 편지를 계기로 맺어졌다고 해."

[미카엘]
"근사한 이야기네요. 편지는 할아버지께서 쓴 건가요?"

[프레드]
"글쎄. 할아버지는 천사가 보낸 거라고 말씀하셨어. 사고가 날 뻔했던 때도 천사가 도와줬다고 했지."

[미카엘]
"천사가?"

[프레드]
"내가 어릴 때 들은 이야기니 그저 꾸며낸 이야기였겠지만. 어릴 땐 정말로 믿었어."

[미카엘]
"분명 진짜로 보셨던 걸 거예요."

[프레드]
"그럴까. 그럴지도 모르지."

[미카엘]
"데릭 선생님께도 오면 좋겠네요."

[프레드]
"그래……."

[이즈미]
(아즈마 씨의 프레드는 창단 공연 때 필릭의 인상을 남기면서도 조금 더 인간미가 있고 상냥해서 친근하게 느껴져)
(아즈마 씨가 열심히 연구한 결실이지)

-

[메타트론]
"또 편지인가."

[라파엘]
"……."

[메타트론]
"어릴 때라면 몰라도, 모습을 보인 지금에 와서는 편지로 하는 의미가 이미 없지 않나."

[라파엘]
"그건――."

[메타트론]
"사람의 생은 짧지. 후회하지 않도록."

[라파엘]
"……."

[우리엘]
"메타트론, 부추겨서 어쩌자는 거야."

[메타트론]
"그러는 편이 재미있지 않나."

[이즈미]
(호마레 씨의 연기…… 굳이 말하지 않은 속마음이 느껴져. 이것도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끝낸 성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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