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우와아, 벌써 관객이 와있네.


[가이]

자유석이니까. 빨리 오지 않으면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없다.


[츠무기]

꽤 역사 깊은 극장이네요.


[타스쿠]

나는 당연히 특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가이]

원래는 왕족 전용 극장으로 쓰이는 것인데, 노후화가 진행돼서. 요즘에는 이런 세레머니가 있을 때만 쓰이고 있어. 그것도 이번 대관식이 끝나면 해체하고 재건하기로 되어있지만.


[이즈미]

그런가요…… 왠지 아깝네요.


[호마레]

저 샹들리에도 아름답군.


[히소카]

……진짜?


[가이]

그래. 안전성을 고려해서 몇 번인가 수복하긴 했지만, 극장이 만들어진 당시부터 사용하던 것이다.

단, 빛은 초뿐이니 조명으로서는 거의 의미가 없지.


[아즈마]

분위기는 나올 것 같네.


[호마레]

음. 이번 오페라의 유령에는 딱 어울려.


[타스쿠]

이 원형 무대에서 리허설 없이 바로 본방인가…….


[츠무기]

지금 미리 회의해두자.


-


[이즈미]

그럼, 본방에 관한 건 이 정도면 될까. 남은 건 각자 확인해주세요.


[히소카]

……알겠어.


[호마레]

맡기거라.


[츠무기]

객석도 거의 다 찼어.


[가이]

첫 공연이 곧 시작할 때로군.


[이즈미]

하루종일 계속 공연이 이어진다니 굉장하네요.


[가이]

역시 왕족이 관극하는 건 일부가 되겠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보는 자도 많다.


[아즈마]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연극을 좋아하는구나.


[치카게]

왕족은 어디서 관극하죠?


[가이]

발코니다. 저곳에서는 홀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지.


[츠즈루]

꽤 거리가 있네요.


[사쿠야]

시트론 씨가 이쪽으로 와주지 않는 한, 직접 얘기할 수는 없는 게…….


[가이]

아니, 겨울조 공연 휴식 시간에 미카의 안내로 어떻게든 발코니에 다가갈 계획이다.


[츠즈루]

그거, 발각되면 위험하지 않아요……?


[이타루]

원래는 가까이 가면 안 되는 거지요?


[가이]

미카도 있고, 실수로 길을 잃은 것으로 하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겠지.

나도 공연이 끝나면 어떻게든 시트로니아에게 접촉할 생각이다.


[이즈미]

(시트론 군…… 분명 가이 씨도 사쿠야 군도 시트론 군한테 전하고 싶은 게 잔뜩 있을 거야.)

(물론 나도……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헤어질 수는 없어. 부디, 작전이 성공하기를…….)


-


[오란제의 부하]

《계획대로 시트로니아 왕자를 세레머니 전에 불러낼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남은 건 사고로 가장하여, 왕자를…….》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습니다. 왕자, 결단을――.》


[오란제]

《…….》


[오란제의 부하]

《동정을 베풀면, 그 시트로니아 왕자는 막을 수 없습니다. 저희 부하들도 몹시 애를 먹었습니다. 끝에는, 설마 해외로 도망쳤던 것을 부하인 가이 탓으로 돌리고 감쪽같이 되돌아올 줄이야…….》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놓지 않으면, 언젠가 왕자의 방해가 될 겁니다.》


[오란제]

《……뭐, 목숨을 빼앗을 것까지야. 대관식에 출석만 못 하게 하면 돼. 당분간 감금해두고, 형님이 대관식에서 도망친 것으로 해두면 왕위계승권을 박탈할 수 있어.》

《그사이에 내가 즉위하면 아버님도 그것을 철회할 수는 없겠지.》


[오란제의 부하]

《…….》


[오란제]

《알겠나?》


[오란제의 부하]

《알겠습니다.》


[네이블]

《지, 진짜 하는 거야?》


[오란제]

《당연하지. 이 기회를 놓치면, 왕위는 영원히 손에 넣을 수 없어.》


[탄제린]

《――. 형님…… 어떡하지……!》


-


[자흐라 국왕]

《――모두 들어라. 지금부터 대관식을 거행하겠다. 새로운 왕의 탄생을 모두 성대하게 축하해주길 바란다.》


[시트론]

《…….》


[자흐라 국민A]

《오오오!》


[자흐라 국민B]

《국왕님 만세!》


[자흐라 국민C]

《시트로니아 왕자 만세!》


[이즈미]

시트론 군, 정말로 왕자님이었구나…….


[마스미]

……딴사람.


[츠즈루]

손이 닿지 않는 존재 같아.


[사쿠야]

……하지만, 시트론 씨는 시트론 씨에요. 우리 동료인 것에는 변함없어요.


[이타루]

맞아…… 입을 열면 틀리기만 해서 이미지 폭락하고.


[치카게]

그렇지.


-


[이즈미]

…….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된 공연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야. 자막이 있어도 자흐라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내용은 전혀 모르겠지만, 어쩐지 전해지는 게 있어. 무엇을 알리고 싶은지 온몸으로 주고받고 있어. 연극은, 역시 굉장해…….)


[타스쿠]

리프트를 쓰는 극단이 꽤 많네.


[츠무기]

우리도 쓸 수 있는 신이 있을까……?


[호마레]

라스트에서 팬텀이 리프트로 등장하면 임펙트있지 않겠나.


[아즈마]

그거 좋은 아이디어인걸.


[가이]

시험 삼아 쓸 수 있는지 물어보고 오지.


[츠무기]

부탁드려요.


[가이]

《공연에서 리프트를 쓰고 싶다.》


[스탭]

《단체 이름은요?》


[가이]

《MANKAI 컴퍼니다.》


[스탭]

《MANKAI 컴퍼니…… 아, 라스트 극단이네요. 그럼 진행표를 다시――.》

《아, 아니, 이 시간은 안 돼요.》


[가이]

《뭐?》


[스탭]

《죄송합니다. 이 시간엔 리프트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요.》


[가이]

《어째서지?》


[스탭]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 정말 죄송하지만…….》


[가이]

《…….》


[타스쿠]

어떻게 됐어요?


[가이]

우리 공연 시간에는 리프트를 쓸 수 없는 것 같다.


[츠무기]

그래요?


[호마레]

그럼 하는 수 없군. 이번엔 포기하는 수밖에.


[타스쿠]

뭐, 갑자기 본방에서 쓰는 것도 위험하니까.


[츠무기]

평소처럼 가자.


-


[츠무기]

슬슬 준비해야겠어…….


[이즈미]

이제 곧이야.


[츠무기]

이게 진짜 최종일이에요. 있는 힘껏 즐기다 와요.


[가이]

너희 덕분에 되찾은 나 자신을, 후회 없이 전부 내보이고 싶다. 시트로니아에게도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타스쿠]

일본에 남겨두고 온 녀석들의 마음도 전해줘야 하고.


[히소카]

……힘낼게.


[호마레]

자, MANKAI 컴퍼니의 해외 진출 첫걸음이네. 이걸 계기로 전 세계에서 공연의뢰가 쇄도할지도 몰라.


[아즈마]

호마레는 긍정적이구나.


[츠무기]

좋아, 가요.


[가이]

그래.


[이즈미]

다녀오세요! 힘내요!


-


[시트론]

《…….》

(연극이라…… 지금쯤 다들 뭘 하고 있을까. 가이는 잘하고 있을까……? MANKAI 컴퍼니의 모두라면 분명…….)


[스탭]

《이어서 일본의 극단 MANKAI 컴퍼니의 '유령 F와 비탄의 오페라'입니다.》


[시트론]

《――어?》


-


[츠무기]

"……."


-


[시트론]

……츠무기?


[자흐라 국왕]

《왜 그러지?》


[시트론]

《아, 아뇨…….》


-


[크리스]

"너는 정말 망령인 거야? 어째서, 망령이 되어서까지 노래를 계속하는 거지? 노래에 홀려 있는 거야?"


[팬텀]

"그런 거겠지. 분명."


-


[시트론]

(이 목소리는…….)


-


[팬텀]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 나는 그저 그림자야."


-


[시트론]

(가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