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정말 잘 됐어……."
"고마워. 엄마, 아빠."

형의 대학교 1지망 합격 소식이 오자 집안이 온통 소란스러웠다.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부모님을 보며 나는 혼자 마음속 깊이 기뻐하지 못했다.

"쓸쓸한 거지?"

엄마에게 속마음을 들키고 적당한 변명도 못 한 채 웅얼거렸다.
그런 나를 보고 형은 곤란하다는 듯 미소 지었다.

"집에서 나가도 가끔 올 거야. 아즈마가 응원해주면 좋겠는데."

형은 대학에 다니기 위해 봄부터 집을 나가서 혼자 살게 된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태산 같았지만 아무리 해도 외로운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 합격을 축하할 겸 다 같이 가족여행을 갈까? 아즈마가 웃으면서 형에게 '다녀와'라고 할 수 있도록."
"여행!? 좋아!"

금방 태도를 바꿔 기뻐하는 나를 보고 엄마도 아빠도 형도 다들 웃었다.

"아즈마도 언젠가 독립하겠지? 그걸 생각하니 조금 쓸쓸한걸."
"아직 상상이 안 되는데. 걱정하기엔 너무 이른 거 아니야? 이런 점은 성급하다니까."

아빠가 쓴웃음을 짓자, 엄마도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무 데도 안 가.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엄마랑 아빠 옆에."
"그러니? 그래도 가고 싶은 곳이나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
"그때는 엄마랑 아빠도 웃으면서 '잘 다녀와'하고 배웅해줄게."

다정하게 웃는 엄마에게 나는 작게 끄덕였다.

-

[이즈미]
(겨울조 모두 가이 씨 바에 모여있다고 했는데……)

[가이]
어서 오세요.

[아즈마]
어서 와.

[이즈미]
어라? 오늘은 아즈마 씨가 가게 보는 날이에요?

[아즈마]
마시멜로가 떨어져서 히소카가 자 버렸어.

[가이]
안쪽으로 오세요.

[이즈미]
안쪽이요?

[시트론]
결정이 안 돼~!

[츠무기]
어렵네요.

[치카게]
일단 주인이 정할 생각이 없어 보이고.

[이타루]
그냥 가이 바면 되지 않아?

[시트론]
안 돼! 그럼 인기 없어!

[이즈미]
(아, 여기 있네. 시트론 군이랑 다들 와있구나)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시트론]
이 바의 이름이야!

[이즈미]
그러고 보니 아직 정식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죠.

[이타루]
최근에 SNS 맛집 계정이나 지역 잡지에도 소개됐는데 '이름없는 바'나 'Bar(임시)'였지.

[타스쿠]
어떻게 보면 개성적이지만.

[호마레]
인상에 남을 것 같군.

[가이]
나도 이대로 딱히 불만은…….

[시트론]
그런 식이니까 '분위기는 좋지만 주인과 메뉴 이름만 인상에 남고 별거 없다'같은 코멘트 올라오는 거야!
가이는 항소심이 부족해!

[아즈마]
항소심?

[츠무기]
향상심이려나?

[이즈미]
(그 코멘트도 일단 주인하고 메뉴 이름은 칭찬하는구나……)

[이타루]
가이 바, 줄여서 가바라던가.

[치카게]
줄이는 의미가 있어?

[츠무기]
꽃 이름을 붙이는 건 어때요? 라넌큘러스같은…….

[시트론]
가이 바에게는 너무 예쁜 이름이야!

[호마레]
떠올랐어! 프레이그런스하고 르네상스한――.

[타스쿠]
너무 길어.

[이즈미]
가이 씨, 이런 식으로 정해져도 괜찮겠어요?

[가이]
그래, 문제없다. 직접 정하는 건 못할 것 같아서.

[아즈마]
그래도 이름은 가게를 나타내는 중요한 거 아니야?

[가이]
사실은 자흐라 문화를 알리는 시트로니아를 돕기 위해 만든 바니까 '자흐라 바'로 하려고 했는데…….

[가이]
시트로니아가 너무 평평하다며 기각했다.

[이즈미]
평평…….

[아즈마]
평범하다는 건가?

[이즈미]
(자흐라의 왕족이 그런 말을 해도 되나……)
그래도 가이 씨 가게니까 가이 씨가 수긍할 수 있는 이름을 붙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가이]
그래, 그렇지. 나도 생각해 볼게.

[츠무기]
――그러고 보니 감독님, 저희에게 볼일이 있었지요?

[이즈미]
앗, 맞아요. 츠즈루 군이 곧 대학 레포트 쓰는 게 끝나니까 겨울조 제7회 공연 각본에 착수하고 싶다고 해서…….
뭔가 리퀘스트가 있으면 듣고 싶나 봐요.

[호마레]
이제야 우리 차례인가!

[타스쿠]
드디어 겨울조 제7회 공연이군.

[츠무기]
기대돼요.

[아즈마]
다음은 어떤 공연이 될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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