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막 제27화::지킬 차례

[치카게]
메일은 거의 같은 IP에서 온 거야.

[이즈미]
그 말은……?

[이타루]
특정 인물이 몇 통이나 보냈다는 거지. 동영상을 올린 사람이 MANKAI 컴퍼니를 노린다면, 메일을 보낸 것도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커.

[치카게]
발신자 특정도 할 수 있는데, 버린 계정 같아.

[사쿄]
이만큼 용의주도하니까. 그렇게 간단하게 꼬리를 잡을 수는 없겠지.

[치카게]
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게요.

[이타루]
악당의 얼굴인데요.

[치카게]
오해할 소리를.

-

[반리]
(대학 가는 거 지루하네……)
뭐야, 이 차는―― 너무 붙잖아. 위험하게.
이봐, 당신들――. ――.
(――안에서 카메라?)

[카메라맨]
칫…….

[반리]
(파파라치라는 건가. 그쪽이 그럴 셈이라면―― 전력으로 따돌려주지)

-

[반리]
……하아.
(이제 없군……. 차로 부추기고 나를 화나게 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한 건가. 확실히 지금 그런 사진이 있으면 조회수를 벌 수 있겠지. 진짜로 조심해야겠어……)

-

[반리]
…….

[쥬자]
……야. 점심밥 어떡할 거냐는데. 오미 씨가.

[반리]
……아~ 패스.

[쥬자]
뭐 일정 있어?

[반리]
……딱히.

[쥬자]
…….

[반리]
(저번 일을 생각하면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으니까…… 섣불리 움직이다가 이 이상 모두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어)
(그렇다고 걱정해주는 극단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도 어색한데. 효도까지 신경 써주는 거 기분 나쁘다고)

-

[반리]
……하~
어?

[타이치]
반 쨩, 있어~?

[시트론]
부리러 왔어!

[타이치]
부르러여!

[미스미]
나가자~

[반리]
아~ 미안하지만――.

[미스미]
이거 써~

[반리]
뭐?
빠르네!? 이거 뭐야!?

[시트론]
갈아입기 타임이야~!

[반리]
야!?

-

[시트론]
네 명―― 네 마리야!

[점원]
네에…… 그러면 여기에 기입해주세요.

-

[점원]
즐거운 시간 되세요~

[반리]
야, 노래방은 왜…….

[시트론]
이럴 때는 노래방이야!

[타이치]
이제 인형 탈 벗어도 돼여~

[시트론]
반리, 곡 넣었으니까 같이 듀엣 해~!
아침에 일어나니 멸치가 전학~♪

[타이치]
무슨 노래예여!?

[미스미]
아하하! 재밌어~!

[반리]
아직도 가사 틀리냐고.

[타이치]
자! 다음 우리야!
랄랄라~♪

[미스미]
예~♪

-

[미스미]
곧 시간 끝난대~

[시트론]
염장이야!

[반리]
연장이지. 지금 그걸 틀리냐. 그보다 이미 목소리 쉬었다고.

[타이치]
배고프니까 이제 돌아가여.

[시트론]
그럼 이거 써.

[반리]
븝―― 아니, 갑자기 씌우지 마!

[미스미]
잠행, 잠행~

[반리]
……뭐, 기분도 나아졌고 재밌었어. 그런데 나랑 같이 있으면 너희까지 살금살금 다녀야 하잖아.

[타이치]
우리 플뢰르상 타면 밖을 제대로 못 다닐 정도로 유명해질 거니까, 지금부터 예행연습 하는 거예여.

[반리]
얼마나 유명해질 셈이야.

[타이치]
그리고 지금까지 반 쨩이 지켜준 만큼 우리가 반 쨩을 지킬 차례임다. 그런 이상한 사람한테는 지지 않아여!

[시트론]
그래그래. 나도 자흐라에서는 자주 잠행으로 변태했으니까 그리워~

[반리]
변장이겠지.

[시트론]
가이에게 골절한 아저씨 역할이나 병약한 아내 역할 같은 걸 시켰었어. 오늘은 시간 없어서 할 수 없지만, 다음에 비전의 변장 테크닉 알려줄게!

[반리]
쓸데없이 눈에 띌 것 같으니까 사양할게.

[미스미]
살금살금 할 거면 삼각 찾자~! 숨겨진 삼각 많이 찾을 수 있어! 반리는 삼각 찾는 거 잘하니까, 다음에 또 같이 찾자.

[반리]
하는 수 없네.

-

[반리]
……하아.
(역시, 모두에게 걱정 끼치고 신경 쓰게 만들었어. 고맙지만, 간지럽다고 해야 하나, 뭐랄까……)
응? LIME 와있었네. 전혀 몰랐어.

후루이치 사쿄[가스레인지가 고장 나서 저녁을 못 한다]
후루이치 사쿄[내일 수리업자를 부를 예정이다만, 오늘 저녁은 각자 먹도록]

[반리]
진짜냐…… 저번에도 밥솥 고장 나지 않았었어? 이 기숙사 괜찮은 거냐고.
저녁밥이라…… 적당히 편의점에서 사 올까.
어~?

[오미]
저녁밥 아직이지?

[반리]
어? 아, 응.

[사쿄]
LIME 봤지? 밥 사줄 테니까 따라와.

[반리]
사준다고? 진짜? 구두쇠 사쿄 씨가? 뭔가 함정인가……?

[사쿄]
시끄러워, 잔말 말고 따라와!

[오미]
하하, 의심이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