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리 누나]
호오, 너 이렇게 좋은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구나.

[반리 엄마]
생각보다 깔끔하네.

[반리 누나]
남자 기숙사라고 들어서 좀 더 지저분할 줄 알았는데.

[반리]
진짜, 왜 누나까지 온 건데.

[반리 누나]
일 때문에 시간을 못 낸 아빠 대리.

[반리]
어머니만 있으면 되잖아.
일단 앉아서 기다려. 감독쨩 불러올 테니까.

[반리 누나]
차나 과자는 신경 쓰지 마~

[반리]
재촉하는 거지?

[반리 엄마]
어머, 부엌에 들어가도 되면 직접 준비할 텐데…….

[반리]
나중에 줄게! 지금은 좀 얌전히 기다려!

[쿠몬]
뭐 먹을 거 있나~

[쥬자]
어제 편의점에서 사 온 푸딩이 있어.

[무쿠]
차도 탈까?

[반리 엄마]
어머――?

[반리 누나]
실례합니다~

[쿠몬]
어!? 손님?

[무쿠]
어, 어서 오세요!

[반리 엄마]
안녕하세요, 셋츠 반리 엄마예요.

[반리 누나]
누나예요~

[쥬자]
그러고 보니 가을조 공연에서――.

[반리 엄마]
몇 번 봤었지. 반리가 항상 신세가 많아.

[쿠몬]
아, 아니에요!

[무쿠]
차, 차 내올게요!

[반리 누나]
고마워. 내 동생보다 눈치가 좋네.

-

[무쿠]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할게요!

[쿠몬]
편하게 있어요!

[반리 엄마]
고맙구나.

-

[무쿠]
깜짝 놀랐어. 두 분 다 반리 씨랑 닮았다.

[쿠몬]
그런데 왜 엄마랑 누나를 기숙사로 부른 거지?

[무쿠]
역시 부모님이 저번 뉴스를 보고 걱정돼서 보러 오신 건가?

[쥬자]
가능성은 있지.

[쿠몬]
호, 혹시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극단에서 나오라는 얘기를 하러 온 걸까……!?

[무쿠]
어어!? 설마, 그런……!

[쥬자]
진정해. 아직 그렇다고 정해진 게 아니잖아.

[쿠몬]
그, 그건 그렇지만. 지금까지 부모님을 부르는 일은 없었잖아!

[무쿠]
어떡하지!?

[쥬자]
지금은 어떻게도 못하잖아. 나중에 설명해주겠지.

[쿠몬]
그, 그렇지…….

[쥬자]
너희는 먼저 가 있어. 난 볼일이 생각나서.
…….

-

[반리]
아, 덤으로 누나가 있는데 무시해도 돼.

[이즈미]
무시하라니…….

[반리]
그보다 삼자 면담이라니 버겁구만…….

[이즈미]
아하하. 그렇게 긴장하지 마.
……어라? 쥬자 군이네.

[반리]
왜 우리 엄마랑 얘기 중인데……?

-

[쥬자]
저기――.

[반리 누나]
? 왜?

[반리 엄마]
뭐 잊고 갔니?

[쥬자]
……저기, 셋츠가 계속 극단에 있을 수 있게 해줄 순 없을까요.

[반리 엄마]
……뭐?

[쥬자]
이런 일이 생겨서, 가족으로서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함다. 하지만 셋츠 반리라는 녀석은 배우로서 있을 때가 가장 생기가 넘치니까요. 저뿐만 아니라 극단원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연출 공부도 시작했고, 셋츠라면 얼마든지 배우가 아닌 삶도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배우 셋츠 반리는 제게 최고의 라이벌이고, 그 녀석에게만큼은 죽어도 지지 않을 작정으로 지금까지 지내왔슴다.
그 마음 덕분에 저도 지금까지 노력하고 성장해온 거예요. 앞으로도 그 녀석이 성장하면 할수록 저도 그보다 앞을 목표로 성장해갈 겁니다.
제멋대로 군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효도 쥬자라는 배우를 위해서도 셋츠 반리라는 배우가 필요합니다.

[반리 엄마]
――. 쥬자 군은 배우를 계속할 거니?

[쥬자]
저는 셋츠와 달리 서투르고 다른 장점이나 붙임성도 없고,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지금은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 외에는 생각할 수 없슴다.

[반리 엄마]
그러니.

[쥬자]
갑자기 죄송했습니다.

-

[반리]
……진짜, 왜 나서서 저러고 있어, 효도 녀석.

[이즈미]
좋은 라이벌을 가졌구나.

[반리]
흥…… 저런 말 안 해도 평생 안 관둘 거고 안 질 거라고.

-

[이즈미]
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해요.

[반리 엄마]
아뇨, 무슨 말씀을요. 한 번쯤 와보고 싶었는걸요.

[이즈미]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반리 군의 가족분들께 크나큰 걱정을 끼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반리]
감독쨩 탓이 아니잖아.

[이즈미]
아니야.
반리 군을 보호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이런 트러블에 휘말리게 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반리 군을 지키기 위해 극단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처럼 반리 군을 극단에 맡겨주실 수 있을까요?
반리 군은 정말로 재능있는 MANKAI 컴퍼니 간판 배우 중 한 사람이고, 최근에는 연출 면에서도 조력해주고 있습니다.
가족분들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극단으로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반리 엄마]
――감독님.

[이즈미]
네.

[반리 엄마]
앞으로도 반리를 잘 부탁할게요.

[이즈미]
――.

[반리 엄마]
오늘 온 것도 다시금 반리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려고 온 거예요.
저는 아들을 믿고 있지만, 극단에 입단하기 전에 본인의 행실이 나빴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극단에 폐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걸요.

[이즈미]
아뇨, 그런――!

[반리 엄마]
반리는 어릴 때부터 야무져서 공부도 운동도 뭐든 잘했는데, 언제부턴가 뭘 하든 지루해 보였어요.
그런 반리가 연극을 만나고 진심으로 열중하는 모습이 부모로서 순수하게 기쁘고 자랑스러운걸요. 그만두게 할 생각은 없어요.

[반리 누나]
진짜 그렇지~ 동생이 갑자기 미대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는 솔직히 너무 뜻밖이라 웃었는데, 속으로는 기뻤어.

[반리]
웃지 마.

[반리 누나]
누나로서, 무기력하고 뭘 하든 관심 없어 보였던 동생을 걱정했다는 거지. 이거다 싶은 걸 찾은 것 같아 기쁘고, 드라마 출연을 포함해서 배우 일을 하는 반리는 자랑스러운 동생이라고 생각해.

[반리]
징그럽게.

[반리 누나]
뭐? 칭찬하는 거니까 솔직하게 좋아하라고.

[반리]
네에네에.

[반리 누나]
그보다, 애초에 네 마음은 어떤데?

[반리]
……나도 이제 이렇게 살아가는 것밖에는 생각할 수 없어. 효도처럼, 평생 연극에 관련된 일을 하며 살고 싶어.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나를 도와주려는 동료가 있는 이 극단에서,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

[반리 누나]
각오를 다졌구나.

[반리 엄마]
새삼스럽지만, 앞으로도 반리를 잘 부탁할게요.

[이즈미]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

[반리]
하~…… 확 지쳤어.

[이즈미]
제대로 얘기하길 잘했지?

[반리]
그보다 극단에서 대응해주겠다는 건 고맙지만, 솔직히 극단을 위해서는 주연에서 내려가는 게 좋지 않아? 아마도 소동이 수습되지 않는 이상, 그 글을 쓴 사람은 극단을 공격할 이유로 사용할 거야. 그걸로 극단이 나쁜 의미로 주목을 받고 평판이 내려가면 글 쓴 사람이 의도한 대로 되는 거지.
플뢰르상 노미네이트를 생각하면, 내가 강판되고 일단 소동을 잠재우는 걸 우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이즈미]
아니야. 지금은 플뢰르상이나 극단에 대한 건 생각하지 않아도 돼.
물론, 이런 상황에서 주연으로 본방 무대에 서는 건 정신적으로 힘들 거고, 꼭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야.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리 군의 마음이니까. 잘 생각해보고, 자기감정을 가장 우선한 답을 내려줘.

[반리]
(내 마음과 마주 보라고…… 그야 나도 극단의 중요한 공연에서 주연으로서 당당하게 무대에 서고 싶지. 그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생각으로 연출 공부도 시작했어)
(하지만 동시에 쓸데없는 잡음에 방해받지 않고 우리 연기를 보여주고 싶기도 해. 플뢰르상 노미네이트의 절호의 찬스인데……)

[이타루]
잠깐 괜찮아?

[치카게]
수고.

[반리]
무슨 일이에요?

[이타루]
우리는 MANKAI 컴퍼니 내 사이버 대책실입니다.

[치카게]
썰렁한 농담에 끼워 넣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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