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쿠]
? 보시다시피 지금 바빠서. 좀 복잡한 얘기 중이라.
[질 나쁜 청년 A]
살려줘…….
[질 나쁜 청년 B]
이, 이제, 그만해…….
[오미]
일방적인 폭력은 못 본 체할 수 없어.
[케이쿠]
…….
[질 나쁜 청년 A]
――윽.
[케이쿠]
앗, 도망갔네.
저 녀석들 대신 형씨가 상대해주는 걸로 알면 돼? 잘 부탁함다~
[오미]
싸울 생각은 없어. 단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요즘 '볼프의 나치' 이름을 대고 다니는 녀석은 너지? 왜 그런 짓을 하지?
[케이쿠]
옛날에 근방에서 꽤 설치고 다녔잖아? 인터넷 검색했더니 나와서 닉네임 삼았어.
[오미]
……내가 그 '볼프'의 전 총장이야.
나치는 내 친우로, 이 세상에 없어. 네 마음대로 이름을 쓰지 말아줘.
[케이쿠]
어――.
……뭐야. 죽었구나.
……죽은 놈 이름이면 써도 되잖아. 동성동명일지도 모르고.
[오미]
소중한 동료의 이름이 쓰여서 슬퍼하고 화내는 녀석들이 있어. 나도 그렇고.
[케이쿠]
……그래.
[오미]
왜 이런 짓을 하지?
[케이쿠]
커뮤니케이션.
[오미]
어?
[케이쿠]
이것도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이라는 거? 왜, 아프단 건 알기 쉽고 편하잖아…… 아냐?
자기 감정도 타인의 감정도 대충밖에 모르겠어.
머릿속이 항상 안개 낀 듯 해서, 나에 대한 것도 남에 대한 것도 어렴풋하게밖에 느껴지지 않아.
하지만 때리거나 맞거나, 아프면 머릿속이 깨끗해져. 명확하지.
그러니까 형씨도 날 때려도 돼. 그럼 나도 때릴 거지만.
[오미]
나는 이제 그런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아.
……확실히 예전 볼프는 폭력과 함께했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누군가를 상처입히기 위한 게 아니라, 자기들을 지키기 위함이었어.
[케이쿠]
궤변?
[오미]
그래, 결코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 하지만 상처입힐 뿐인 행위가 공허하다는 건 알아.
조금 더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야 해. 분명 폭력이 아니어도 있을 거야.
[케이쿠]
예를 들면?
[오미]
서로 자기 얘기를 한다거나.
[케이쿠]
흐~응, 그럼 얘기할게…….
내 얼굴에 이 흉터, 태어날 때부터 이랬어.
아까 말한 대로 예전부터 내 감정에도 남의 감정에도 둔해서. 친부모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기분 나빠하더라고.
그리고 완벽주의자인 그 사람들에게 흉터가 있는 나는 불량품으로 보이는지 제대로 얼굴을 보는 일도 없어졌어.
언제였더라, 부모가 취해서 너는 제대로 굽지 못한 케이크 같다고 한 적이 있어. 일부가 덜 구워졌대.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드라마나 만화에서 보는 듯한, 이른바 올바른 집에서 올바른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애가 아니라는 건 알았어.
하지만 학대받거나 무시당한 것도 아니야. 평범하게 고등학교도 보내줬고, 용돈도 많이 받아. 갖고 싶다고 하면 다 사줘.
그래서 더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고, 내가 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잘 모르겠어.
그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변이 전부 그런 느낌이라, 적어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
이게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건데. 형씨는 뺏을 거야? 내 삶의 이유.
[오미]
……폭력은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나아지더라도, 그 앞에는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생겨날 수 없어.
다른 삶의 이유나 방식을 찾지 않으면, 계속 충족되지 못하는 그 마음을 안고 갈 뿐이야.
[케이쿠]
그거 발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있어?
형씨가 찾았다고 해서. 결국 생존 편향 같은 그거 아냐?
[오미]
――. (나는 나치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연극을 만났고, 나를 받아주는 장소와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었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았기 때문이야. 눈앞의 소년에게 연극이 같은 역할을 해줄 거라는 보장은 없어)
(그렇다 해도, 내게 있을 곳과 삶의 보람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연극을 권해볼까――)
[케이쿠]
――.
[오미]
?
[케이쿠]
……전~부, 거짓말.
[오미]
――윽.
[케이쿠]
자――.
[오미]
그만해!
[케이쿠]
막을 수 있구나? 역시 전 총장.
[오미]
――큭.
[케이쿠]
결국 내가 하는 짓과 당신들이 해온 폭력의 차이가 뭔데.
그럴듯한 말을 하려는 것도 쓸데없는 위선이잖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전혀 와닿지도 않고 모르겠어.
이게 내 나름대로 실패작으로 살아가는 방식인 셈이지? 제대로 못 구워져서 그래요~ 하고.
어차피 이해할 수 없잖아, 다시는 가까이 오지 마.
[오미]
――. (실패작으로 살아가는 방식……?)
[케이쿠]
대결 감사요.
[오미]
기다려―― 네 이름은?
[케이쿠]
카라시나 케이쿠. 덜 구워진 실패작. 형편없는 이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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