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시트론 군이 늦네.


[츠즈루]

나중에 온다고 했는데, 이대로면 못 타겠어요.


[치카게]

……아, 온 것 같아.


[마스미]

이쪽.


[시트론]

미안해. 늦어졌어.


[이즈미]

시트론 군, 정장!?


[사쿠야]

멋있어요!


[치카게]

평소랑 분위기가 다른걸.


[이타루]

단숨에 슈퍼달링 분위기.


[이즈미]

그치만 잘 어울려!


[마스미]

……나도 정장 입고 올래.


[츠즈루]

이제 시간 없어!


[이즈미]

마스미 군은 그대로가 좋아!


-


[웨이터]

디저트로 젤라또 세 종류입니다.


[이즈미]

……음― 맛있어!


[시트론]

배불러.


[사쿠야]

본 적 없는 요리가 많았어요.


[츠즈루]

역시 유키시로 씨가 제공한 만큼, 엄청 비싸 보여…….


[치카게]

전부 공들인 것 같았지. 조금 더 매운 맛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이타루]

프렌치에 그걸 바라면 안 되죠.


[시트론]

……마스미, 여기서 두루마리를 쓰고 싶어.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에게 바라는 소원은 뭐였어?


[마스미]

'人ㅣ트론익 꿈 ~셋, 人ㅣ트론ㅌ ㅅrㄹさㅎㅏ卫 싶0ㅓ 두루마己I'


[이즈미]

???


[츠즈루]

뭐야 그게?


[마스미]

'감독님과 로맨틱한 시추에이션에서 둘만 있게 해줬으면 한다.'


[사쿠야]

그, 그건…….


[이타루]

마스미한테는 허들이 높네.


[시트론]

마지막 부탁이야.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들어줄 거지?


[마스미]

…….


[이타루]

동작이 멈췄어.


[치카게]

엄청나게 갈등하는데.


[마스미]

알………………았어.


[츠즈루]

텀이 길어!


[시트론]

고마워! 마스미!


[마스미]

이거, 일단 줄게.


[이즈미]

뭐야?


[마스미]

방범 버저.


[시트론]

나 범죄자 취급이야!?


-


[이즈미]

…….


[시트론]

…….


[이즈미]

……이제 갔나?


[시트론]

아직 조금, 기둥 뒤에 마스미 옷이 보여.


[이즈미]

50미터 거리가 저기구나.


[시트론]

마스미는 여전히 경기가 심해.


[이즈미]

경계지.

그런데, 둘만 있고 싶다니, 무슨 일 있어?


[시트론]

감독님이랑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었어.


[이즈미]

그래.


[시트론]

계속, 사실을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이즈미]

시트론 군이 왕자님이라는 거?


[시트론]

맞아.


[이즈미]

어쩔 수 없지. 뭔가 사정이 있었던 거지?


[시트론]

…….


[이즈미]

……시트론 군이 극단에 들어온 지도 꽤 지났지.


[시트론]

순식간이었어.


[이즈미]

창단공연부터 생각해보면, 연기도 말도 많이 늘었어.


[시트론]

모두의 덕분이야. 로미줄리를 했을 때는, 모두 함께 무대에 서는 게 그저 즐거울 뿐이었는데.

그런데, 점점 더 잘하고 싶다, 대사를 더 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 하지만 제 2회 공연에서 하트 왕을 했을 때는 조금 복잡했어.


[이즈미]

시트론 군에게는 연기가 아니라 현실이니까.


[시트론]

……제 3회 공연 때는, 가이를 생각했어.


[이즈미]

S와 루크의 우정 부분에서?


[시트론]

응…… 입장이 다른 자들끼리의 우정은 어려워.


[이즈미]

(시트론 군은 가이 씨를 종자가 아니라 친구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걸지도 몰라…….)

시트론 군의 졸업 공연에서, 지금까지 한 공연 전부 재연하자. 가이 씨에게 시트론 군의 연기를 보여주는 거야.


[시트론]

후후, 감독님은 다정해.


[이즈미]

제 3회 공연을 보면, 분명 가이 씨에게도 시트론 군의 마음이 전해질 거야.


[시트론]

가이는 고물이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오늘도 결국 안 왔어.


[이즈미]

(봄조 멤버들끼리 가면 된다고 했던가……. 가이 씨는 자신이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시트론 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텐데…….)

가이 씨랑은 언제부터 알고 지냈어?


[시트론]

어릴 때부터 계속 함께였어. 부모님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었어. 예전부터 여러 가지로 잔소리가 심한 고물이라, 자주 스위치 오프로 하고 도망쳤어.


[이즈미]

(왠지, 사쿄 씨랑 아자미 군 같아.)

가이 씨도, 분명 시트론 군이 훌륭한 왕이 되었으면 해서 잔소리를 했던 걸 거야.


[시트론]

……그러기 위해서 주운 게 아닌데.


[이즈미]

주워……?


[시트론]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가이는 직무에 충실해서, 철저하게 제왕학을 주입시켰어. 대관식 날은 어릴 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 그때까지 익히게 하기 위함이었어.


[이즈미]

(어릴 때부터 왕이 되는 게 정해져 있었다니…… 정말 사는 세상이 다르구나.)


[시트론]

그저, 그 전에 꼭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꿈을 이루고 싶었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건 대관식까지…… 그렇게 타임리미트를 정하고, 몇 년에 걸쳐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어.

하지만, 결국 사정이 있어서 가이에게도 아무 말 없이 국외도망을 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어…….


[이즈미]

(시트론 군, 왠지 사나운 표정이야…… 자기 나라에서 뭔가 일었던 건가?)


[시트론]

사실은 처음에 좋아하는 이 나라에 와서, 그 후에 전 세계를 돌아다니려고 했어. 하지만, 그 계획은 전부 펑. MANKAI 컴퍼니를 만났으니까. 


[이즈미]

그랬구나…….


[시트론]

전 세계를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여행이 됐어. 배우로서, 관객으로서, 다양한 이야기 속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어.

동료도 많이 생겼어. 정말, 정말 즐거웠어. ……내 여행은, 여기서 피니쉬.


[이즈미]

――.


[시트론]

감독님, 나를 잊지 말아줘.


[이즈미]

잊을 리 없잖아. 돌아가기 전까지, 더 많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자.


[시트론]

……그래.

감독님, 이거 받아줘.


[이즈미]

? 부적……?

(꽤 오래된 건가. 많이 해졌어.)

소중한 거 아니야?


[시트론]

그러니까 감독님이 받아주면 좋겠어. 감독님이…… 가이가, 많이 웃을 수 있기를.


[이즈미]

어?

(가이 씨……?)


[시트론]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없어지면, 이걸 나라고 생각하고 그리워해 줘.


[이즈미]

……알았어.


[마스미]

10분 지났어.


[츠즈루]

기다리라니까! 마스미!


[사쿠야]

아직 너무 빨라!


[마스미]

10분이면 충분해. 한자도 똑같아.[각주:1]


[츠즈루]

억지 부리긴……!


[치카게]

말 잘하네.


[이타루]

그렇지.


[츠즈루]

둘 다 느긋하게 굴지 말고 좀 말려요!


[이즈미]

마스미 군……!?


[시트론]

타임리미트야.


[이즈미]

(시트론 군…… 방금 정말 쓸쓸해 보였어. 아직 시간은 있을 텐데, 왠기 신경 쓰여…….)


[마스미]

――너무 가까워.


[시트론]

오―.


[이즈미]

자, 잠깐, 마스미 군!


[시트론]

마스미, 역시 끼어들기 테크닉이야~!


[츠즈루]

밀려서 바다에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위험하잖아.


[마스미]

흥.


[시트론]

……치카게.


[치카게]

응?


[시트론]

……예의 그거 부탁해, 내일이 좋겠어.


[치카게]

……꽤 갑작스럽군.


[시트론]

부탁해.


[치카게]

알았어.

  1. 일본어로 십분(十分), 충분(十分). [본문으로]

[무쿠]

그, 그럼 지금부터, 제 2회 MANDAN X MANKAI 컴퍼니, 줄여서 MANMAN 그랑프리를 개최하겠습니다!


[아즈마]

설마 제 2회가 있을 줄이야.


[무쿠]

이번엔 발안자인 시트론 님의 간곡한 소망에 의해 제 2회 개최가 실현됐습니다.


[아즈마]

룰도 조금 바뀌었지?


[무쿠]

네! 이번에는 대전하는 조를 제외한 극단원 전원이 심사위원이에요. 한 사람당 한 표를 줄 수 있고, 많이 받은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출장 페어도 조금 늘어서, 제 1회 우승 페어는 시드권으로 준결승부터 참가하게 됩니다.


[아즈마]

우승한 페어에게는 디너크루즈 티켓을 진상할게. 일곱 명까지 쓸 수 있으니까, 각 조 멤버와 감독님이 같이 가면 되지 않을까.


[무쿠]

그럼, 제 1회 우승 페어 '천연파마 거북이'님, 한마디 부탁드려요!


[카메키치]

디너크루즈는 내꺼다! 감독님, 나랑 핫한 밤을 보내자.


[지배인]

앵무새는 크루즈선 탈 수 있을까요……?


[유키]

그보다, 티켓 필요 없지 않아?


[반리]

맘대로 배 상공을 날면 되잖아.


[무쿠]

그, 그럼, 제 1회전――!


[츠즈루]

시트론 씨, 이번에야말로 우승해요.


[시트론]

물론이야!


-


[이즈미]

(시트론 군의 두루마리 제 2권의 소원으로 열게 된 MANMAN 그랑프리인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들 의욕 넘치네.)

(저번에도 접전이었는데, 이번에도 어떤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겠어…….)


[아즈마]

――자, 드디어 결승전이야.


[무쿠]

결승은 봄조 시트론 님과 츠즈루 씨 콤비 '시트룬' 대 겨울조 츠무기 씨와 히소카 씨의 콤비 '마시무기'입니다!


-


[츠즈루]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집중해서 잘 해야 돼.


[시트론]

라텍스야, 츠즈루. 어깨의 힘을 빼고 재밌게 하자.


[츠즈루]

시트론 씨…… 맞아요. 재밌게 해요!


-


[무쿠]

그럼 '시트룬' 부탁드립니다!


[츠즈루]

안녕하세요― 츠즈루입니다.


[시트론]

나는 램프의 마신…….


[츠즈루]

둘이 합쳐―― 아니, 너무 갑작스럽잖아.


[시트론]

당신의 소원을 대강 이루어 드리지요.


[츠즈루]

대강이냐. 쩨쩨하긴. 그럼― 부자가 되고 싶어!


[시트론]

그럼 매달 7만씩 적립 투자하면 된다. 40년 연리 5%로 운용하면 노후엔 자산가로서 평안할 수 있어.


[츠즈루]

현실적이네……! 아― 그럼, 목말라. 주스 마시고 싶어.


[시트론]

그럼, 잠시 기다리게.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어디지?


[츠즈루]

그냥 셔틀이잖아! 너, 인간이지?


[시트론]

나는 램프의 마신…… 당신의 소원을 그런대로 이루어 드리지요.


-


[츠즈루]

이제 됐슴다!

감사합니다!


[시트론]

고마워―.


[무쿠]

'시트룬'이었습니다! 다음은 '마시무기' 부탁드려요!


[츠무기]

잘 부탁해.


[히소카]

……안녕하세요.


[츠무기]

그러고 보니, 요즘에 왠지 어깨가 좀 아파.


[히소카]

……왜?


[츠무기]

저번에 했던 그게 안 좋았던 걸까…… 잠깐 봐줄래?


[히소카]

……응.


[츠무기]

…….


[히소카]

……야구?


[츠무기]

아니.


[히소카]

……민속 무용?


[츠무기]

아니.


[히소카]

……수영?


[츠무기]

아깝다.

정답은 '친구를 발견해서 어깨를 톡톡 쳤더니 전혀 다른 사람이라, 얼버무리면서 다른 사람한테 말을 거는 시늉을 했더니 치한으로 의심받은 상황.'


[히소카]

너무 세세해서 알기도 힘들고 수영 아깝지 않고.


-


[텐마]

풋.


[이즈미]

아하하!


[시트론]

이 세세한 제스처 시리즈, 강적이야……!


[츠즈루]

듣고 보니 그렇구나 싶어지는 게 진짜 솜씨 좋죠. 츠키오카 씨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이타루]

진짜 의외의 복병…….


[타스쿠]

저 녀석, 괜찮은 걸 생각해 냈잖아.


-


[아즈마]

그럼, 판정은…….


[무쿠]

5대 7로 우승은 '마시무기'입니다!


-


[츠무기]

히소카 군, 우승이래.


[히소카]

……피곤해.


[츠즈루]

또 졌어…….


[시트론]

하는 수 없어. '마시무기'는 강적이었어. 하지만, 재미있었어. 츠즈루는 최고의 파트너야.


[츠즈루]

시트론 씨……. 저도 재밌었어요. 두루마리 소원과 관계없이,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MANMAN 그랑프리 해요!

아직 시간도 있으니까, 이게 마지막이 아니에요!


[시트론]

……그렇지.


-


[무쿠]

그럼, 우승 페어인 '마시무기'에게는 아즈 누나가 디너크루즈 티켓을――.


[츠무기]

부상은 사퇴할게.


[히소카]

……시트론하고 츠즈루 줄게.


[츠즈루]

네?


[츠무기]

모처럼이니까, 추억도 만들 겸 봄조 다 함께 다녀와.


[츠즈루]

츠키오카 씨…….


[시트론]

츠무기, 히소카, 고마워!

[아즈마]

――.


[이즈미]

……아즈마 씨, 괜찮으세요?


[아즈마]

감독님……? 여기는…….


[이즈미]

호텔이에요. 타스쿠 씨가 아즈마 씨를 데리고 와서…….


[아즈마]

그래…….

――마티네는? 벌써 개연 시간이지?


[이즈미]

지금, 가이 씨가 대역을 해주고 있어요.


[아즈마]

가야 돼――.


[이즈미]

괜찮으세요?


[아즈마]

응. 서두르자.


-


[이즈미]

…….


[아즈마]

…….


-


[가이]

"그녀에게 무슨 용건이지?"


[츠무기]

"그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하지만 직접 만날 수는 없어요."


[가이]

"묘한 이야기로군. 그럼 편지를 쓰면 되지 않나?"


[츠무기]

"편지…… 맞아요! 그렇게 할게요!"


[이즈미]

(가이 씨, 대사나 동선은 잘하고 있지만, 아즈마 씨가 했던 그대로야. 연령이나 풍채가 의사에 적합하기도 하고 츠무기 씨가 커버해주고 있으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가이]

"그녀가 주는 편지야. 미안하지만, 이제 편지를 전해줄 수 없어. 이유는 읽어보면 알 거야."


[이즈미]

(그런데, 역시 아즈마 씨의 필립하고는 전혀 다르네…… 인간미가 전혀 없어. 아즈마 씨의 필립은 좀 더 미카엘에게 미안한 마음이나 정이 배어 나와.)

(저런 필립도 해석의 하나일 수도 있지만, 아즈마 씨의 필립에 익숙해진 만큼 위화감이…….)


-


[아즈마]

……있잖아, 감독님.


[이즈미]

?


[아즈마]

내 역할을 다른 사람이 연기하고 있는 건, 이렇게 분한 거구나.


[이즈미]

네……?


[아즈마]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랐어. 창단공연 때 느꼈던 기분이 떠올랐어. 나는 저곳에, 모두와 함께 서있고 싶어.

무대에 구멍을 내서, 모두에게 폐를 끼쳐서, 정말 미안해. 내가 분해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알지만, 최종일 수와레에는 날 내보내 주지 않겠어?


[이즈미]

아즈마 씨…….


[아즈마]

어느새, 이렇게 연기에 빠져 있었구나. 저 역할은 내 역할이야. 그렇게 소리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어.


[이즈미]

(아즈마 씨…… 정말로 연기를 좋아하게 됐구나.)

최종일, 잘 부탁드려요.


-


[츠즈루]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즈미]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했는데,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아즈마]

정말로 폐를 끼쳐서 미안해. 이런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없게 할게.


[츠무기]

신경 쓰지 말아요.


[타스쿠]

사정이 사정이니까.


[아즈마]

안드로이드 씨도, 고마워.


[가이]

별거 아니다.


[시트론]

가이가 무대에 서는 모습이라니 ☆5 레어야!


[이타루]

확률 1퍼센트 이하인가.


[사쿠야]

저도 보고 싶었어요!


[마스미]

네가 불러줬으면 바로 날아갔을 텐데.


[치카게]

과식해서 못 움직이고 있었잖아.


[마스미]

시트론이 주문을 너무 많이 한 거야.


[이즈미]

또 먹었어!? 첫날 저녁에도 잔뜩 먹었으면서.


[시트론]

이타루가 쑤는 거니까 안 먹으면 손해야!


[이타루]

시트론 과금 쓰라려.


-


[이즈미]

가이 씨, 오늘은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가이]

…….


[이즈미]

가이 씨? 왜 그러세요?


[가이]

아니…… 연기라는 건 어렵군.


[이즈미]

첫 무대인데 그 정도로 했으면 굉장한 거예요. 대사도 동선도 완벽하게 머리에 들어있었잖아요.


[가이]

한 번 본건 메모리에 축적된다. 고성능 안드로이드니까.


[이즈미]

그, 그렇군요…….

(설마, 가이 씨는 정말로 안드로이드인 건가……?)


-


[가이]

……. ……윽.


-


[???]

"……이. 가이, 어때? 연극은 재미있지?"


-


[가이]

……――꿈?

아니…… 그럴 리 없어. 나는 자흐라 왕립연구소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디프래그가 필요한가.

[타스쿠]

…….


[아즈마]

……자, 들어와.


[타스쿠]

……실례합니다.


[아즈마]

……. 아무것도 없구나.


[타스쿠]

그러네요.


[아즈마]

이런 집이었구나…….


[타스쿠]

네?


[아즈마]

여기에 오는 건 정말 오랜만이야. 무서워서, 계속 올 수 없었어. 정리도 전부 남에게 맡겼으니까. 이렇게 텅 빈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야.

구조가 기억하고 일치하는 정도고, 내 집이었다는 생각이 안 들어……. 그렇게 무서웠는데, 이런 건가…….


[타스쿠]

…….


[아즈마]

왜 그래?


[타스쿠]

일단 둘러볼까 해서요.


[아즈마]

봐도 아무것도 없어.


[타스쿠]

아즈마 씨가 여기서 가족하고 살았던 흔적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즈마]

――. 전부 깨끗하게 정리해서, 찾을 수 없지 않을까.


[타스쿠]

기껏 멀리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찾을 때까지 안 돌아갈 거예요.


[아즈마]

……하아. 타스쿠는 이상한 부분에서 완고하다니까.


-


[타스쿠]

……이 방은?


[아즈마]

아마, 어린이 방이지 않았을까. 형이랑 둘이 사용했었어.


[타스쿠]

흐응― 저희랑 똑같네요. 키가 클 때마다 기둥에 선 그으면서 경쟁하진 않았어요?


[아즈마]

그런 건 안 했었어.


[타스쿠]

놀다가 생긴 자국이 남아있으면 뭔가 떠오를 수도 있을 텐데요.


[아즈마]

그렇게 난폭한 놀이는 한 기억이 없어.


[타스쿠]

저는 형이랑 놀면서 자주 벽지를 찢어서 혼났어요.


[아즈마]

개구쟁이였구나.

벽지라……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지도가 붙어있었을 거야. 난 지도를 보고 여러 나라를 알아보는 걸 좋아했어. 형이랑 크면 함께 여기저기 여행을 가자고 얘기했었어.


[타스쿠]

…….


[아즈마]

맞아, 이 벽장 속에서 자주 놀았었는데. 숨바꼭질 할 때 옷 사이에 숨기도 하고.

지금은 역시 숨을 수 없네.


[타스쿠]

? 여기 선반 뒤에 뭔가…….

이건――.


[아즈마]

봉투……?


[타스쿠]

뒤에 붙어있어서 정리할 때도 몰랐나 봐요. 열어보세요.


[아즈마]

……. 머리 장식이랑 메시지 카드야…….


[아즈마네 형]

'생일 축하해. 남동생에게 주기엔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네 머리는 예쁘니까.'


[아즈마]

――하지메 형.


[타스쿠]

생일이었어요?


[아즈마]

……생각났어. 사고 일주일 후가, 마침 내 생일이었어.


[타스쿠]

같은 방이라 들키지 않도록 여기에 숨긴 거네요.


[아즈마]

어릴 때, 스스로 머리를 묶는걸 잘 못 해서. 아쉽지만 자르려고 했었어. 그랬더니, '내가 묶어줄게'라고…….


[타스쿠]

좋은 형이네요.


[아즈마]

……읏.


[타스쿠]

……적어도 여기서는, 마음껏 우는 게 어때요?


[아즈마]

윽…… 형……. 흐……윽…….


[타스쿠]

…….


-


[이즈미]

타스쿠 씨랑 아즈마 씨가 늦네요. 집합시간을 착각한 걸까요?


[츠무기]

실은 타스쿠, 어제부터 안 돌아왔어요.


[이즈미]

네!?


[가이]

유키시로도 부재다.


[이즈미]

네에!? 둘 다!?


[츠무기]

타스쿠는 어제, 아즈마 씨를 따라간다고 했으니까요. 둘 다 같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호마레]

어쨌든 연락해보면 어떤가.


[히소카]

……지금 택시 타고 가고 있으니까 곧 도착한대.


[이즈미]

어? 벌써 연락한 거야?


[히소카]

……응.


[호마레]

드물게 행동이 잽싸군.


[히소카]

……아리스랑은 다르게.


[이즈미]

다행이다…… 일단, 공연에는 늦지 않겠어요.


[츠무기]

앗, 왔다!


[타스쿠]

미안해. 늦었어.


[이즈미]

아즈마 씨……?


[타스쿠]

자고 있어.


[츠무기]

괜찮아? 어디 안 좋은 거야……?


[타스쿠]

아니, 자고 있을 뿐이야.


[이즈미]

어쨌든 방으로 옮겨요.


[타스쿠]

그래.


-


[이즈미]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타스쿠]

사정은 나중에 설명할 거지만, 지금 아즈마 씨 상태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거야.


[이즈미]

그럴수가…….


[호마레]

어떡할 거지? 마티네까지 시간이 별로 없네.


[츠무기]

앙상블 배우에게 대역을 부탁할까?


[히소카]

……대사를 외울 시간이 없어.


[타스쿠]

봄조의 우스이라면 어떻게든 될 거야.


[이즈미]

확실히, 마스미 군이라면…….


[호마레]

단, 아침 일찍 관광하러 나갔으니 장소에 따라서는 시간에 맞춰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


[이즈미]

어쨌든 빨리 연락을――.


[가이]

대사라면 기억하고 있다.


[이즈미]

네?


[가이]

한 번 들은 말은 전부 메모리에 축적되어 있다.


[호마레]

안드로이드라는 건 편리하군!


[이즈미]

그, 그럼, 확인할 겸 대사를 말해주겠어요……?


[가이]

"거기 너, 여기는 관계자 외에 출입 금지야."

"그녀에게 무슨 용건이지?"

"그녀의 주치의야."


[이즈미]

!! (엄청난 국어책이지만, 대사는 제대로 들어있어……!)


[타스쿠]

암기는 완벽하군.


[이즈미]

참고로, 가이 씨, 연기 경험은?


[가이]

시바견?[각주:1] 미안하지만, 개로 트렌스폼 하는 기능은 없다.


[이즈미]

으음, 연기, 요.


[가이]

없다.


[이즈미]

……그렇겠죠.


[타스쿠]

지금부터 앙상블 배우에게 대사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는 안심이 될지도 몰라.


[츠무기]

연기는 제가 커버할게요.


[이즈미]

그렇죠…….

(지금은 망설일 시간이 없어…….)

가이 씨, 부탁드려요!

  1. 시바이노(芝居の/연기의)->시바이누(芝犬/시바견) [본문으로]

[츠무기]

감사합니다!


[타스쿠]

감사합니다.


[아즈마]

고마워.


[호마레]

생큐, 그라체, 스바시바, 그라시아스, 셰셰!


[히소카]

고마워.


[이즈미]

(응. 첫날, 마티네도 수아레도 대성공이야!)


-


[이즈미]

애드리브를 조금 더 늘려도 좋겠어요.


[츠무기]

그래요. 객층이나 반응이 평소랑 조금 다른 것 같았어요.


[사쿠야]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시트론]

수고했어.


[이타루]

수고~


[사쿠야]

첫날, 대 성공이에요!


[마스미]

관객들 다 울고 있었어.


[치카게]

내일하고 이틀 동안 오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츠무기]

모두 서포트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타스쿠]

내일은 우리는 괜찮으니까, 관광하고 오는 게 어때?


[사쿠야]

네? 하지만…….


[아즈마]

왕자님하고 추억을 만들고 와.


[호마레]

무대는 우리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어. 맡기거라.


[시트론]

고마워!


[츠즈루]

그럼, 내일은 아침부터 관광할까요.


[사쿠야]

가이 씨도 같이 가시겠어요?


[가이]

아니…… 나는 사양하지. 내가 있으면, 시트로니아도 즐길 수 없을 거다.


[사쿠야]

그렇지 않을 거예요…….


[시트론]

별로 나는 상관없어.


[가이]

나는 이쪽에 남는다. 무대를 도와야 하기도 하니까.


[사쿠야]

그런가요……?


[이즈미]

(시트론 군하고 가이 씨는 어떤 관계인 거지……?)

(오래 알고 지낸 것 같고 사이도 좋아 보이는데, 종자라니 낯설어서 잘 모르겠어.)


[아즈마]

그럼, 난 이만. 내일 집합도 8시지?


[이즈미]

앗, 네. 다녀오세요.


[타스쿠]

――.


[츠무기]

……타스쿠?


[타스쿠]

미안. 아즈마 씨를 따라갈 테니까, 적당히 말해줘.


[츠무기]

응, 알았어.


-


[아즈마]

…….


[타스쿠]

아즈마 씨――.


[아즈마]

타스쿠? 무슨 일이야?


[타스쿠]

저도 갈게요.


[아즈마]

짐은 걱정 없다고 했잖아. 다른 사람을 만날 예정도 있고, 오늘은――.


[타스쿠]

왜, 혼자서 가려고 하는 거예요. 함께 가달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아즈마]

……기억하고 있었구나.


[타스쿠]

당연하죠.


[아즈마]

고마워.


-


[타스쿠]

…….


[아즈마]

…….


[타스쿠]

꽤 머네요.


[아즈마]

응. 여기서는 갈아타는 게 조금 귀찮지.

사실은 갈 생각 없었는데, 머지않아 철거하기로 결정됐다고 연락이 와서……. 계속 갈 용기가 없었으니까, 마침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타스쿠]

몇 년 만이에요?


[아즈마]

이게 몇 년만일까…… 잊어버릴 정도로, 쭉 가지 않았어. 볼일도 없고.

오늘도 딱히 뭔가 볼일이 있는 건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잠깐 둘러보고 갈 거야.


[타스쿠]

오랜만에 가는 거니까, 친구 한 명 정도는 소개하지 않으면 걱정하실 거에요.


[아즈마]

친구라니, 누구를?


[타스쿠]

저 말고 누가 있는데요.


[아즈마]

친구…… 나랑 타스쿠가.


[타스쿠]

――.


[아즈마]

후훗, 그래, 친구라…… 친구구나, 후후.


[타스쿠]

……너무 웃잖아요.

[이즈미]

조명 일단 여기서 끌게요.


[츠무기]

사쿠야 군, 잠시 중앙에서 봐주지 않을래?


[사쿠야]

네!


[히소카]

……조명은 켜놓는 게 좋을지도.


[타스쿠]

여기 움직임도 좀 바꾸고 싶어.


[호마레]

무대가 넓으니 작아 보이고 말아.


[타스쿠]

MANKAI 극장에서 한다면 그 연출이 가장 좋았지만.


[츠무기]

꽤 많이 상의하고 정했었지. 왠지 그립다.


[아즈마]

창단공연은 이제 꽤 오래됐으니까.


[이즈미]

한계까지 조정할게요.


[츠무기]

네.


[가이]

…….


-


[이즈미]

그럼, 내일 공연 성공을 기도하며―― 건배!


[호마레]

건배!


[타스쿠]

건배.


[점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히츠마부시, 코친 카라아게, 미소카츠, 미소니코미우동, 카레 키시멘, 도테니, 텐무스입니다.


[츠무기]

테이블에 다 올라가나……?


[츠즈루]

누구야, 이렇게 많이 주문한 건.


[시트론]

나야! 오늘은 이타루가 쑤는 거니까, 다들 사양하지 말고 먹는 거야!


[이타루]

쏘는 거겠지.


[마스미]

비슷하지만 틀렸어.


[시트론]

오- 오구라 토스트[각주:1]랑 착각했어. 점원씨, 가득가득 오구라 토스토, 식후에 부탁해.


[가이]

시트로니아, 그걸 먹으면 성인 남성의 일일 표준 칼로리를 1.5배 오버한다.


[이즈미]

그, 그렇게나……!?


[시트론]

가끔은 괜찮아. 딱딱한 소리 하지 마.


[마스미]

나마하루마키도 추가.


[치카게]

그리고 타이완 라멘도.


[점원]

알겠습니다~


[이즈미]

더 주문하는 거야!?


[이타루]

뭐, 시트론의 소원이니까 상관없지만.


[아즈마]

그럼, 여기 토주랑 와인도 주문할까.


[이타루]

적당히 부탁드립니다…….


[히소카]

……우물우물.


[치카게]

히소카도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본고장 명물 정도는 먹는 게 어때?


[호마레]

그건 걱정 없네. 히소카 군에게는 이게 있지.


[치카게]

마시멜로 미소카츠맛?


[호마레]

이 고장 한정 상품이라네.


[아즈마]

역시, 히소카의 마시멜로 담당은 유능해.


[히소카]

……맛없어. 마시멜로랑 미소카츠는 안 어울려.


[치카게]

그야 그렇겠지.


[호마레]

무슨 말인가! 일부러 사 온 것인데.


[히카게]

……아리스가 먹으면 돼.


[호마레]

음.


[이즈미]

이번 지방공연이 끝나면, 다음 제 4회 겨울조 공연 준비도 시작해야지.


[츠즈루]

그러네요~ 신 멤버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느 정도 후보는 생각해 둬야…….


[츠무기]

역시, 아자미 군의 메이크업을 살릴 수 있는게 좋겠지.


[이타루]

겨울조로 비주얼계 밴드 하는 것도 신선하겠어.


[츠즈루]

왜 전부 비주얼계인 거예요.


[타스쿠]

메이크업이라면, 현대물이 아닌 것도 괜찮겠지.


[이즈미]

의상이 화려하면, 메이크업도 그런대로 필요해지니까요.


[아즈마]

그럼, 시대물?


[시트론]

시대극 좋아!


[치카게]

다들 촌마게인가…….


[츠즈루]

아니, 사무라이에 메이크업은 많이 필요 없잖아.


[이타루]

그럼…… 유녀 같은 거?


[사쿠야]

아즈마 씨 어울릴 것 같아요.


[아즈마]

그런가?


[호마레]

유러피언한 방향도 괜찮지 않나.


[츠무기]

확실히, 의상이 화려해지겠어요.


[마스미]

오페라의 유령 같은 거?


[아즈마]

응, 무대에 딱 어울려.


[타스쿠]

GOD 극단에서 했었어.


[츠즈루]

한 번 했던 거면 재미없으려나요.


[타스쿠]

아니, 그때는 역 해석이 카미키자카 씨랑 안 맞아서. 불완전연소였으니,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


[츠즈루]

그럼, 돌아가면 이것저것 조사해서 부풀려볼게요.


[이즈미]

신 멤버 모집도 시작해야 하고.


[츠무기]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이즈미]

그럼 다들, 내일은 오전 8시에 로비에 집합. 늦잠 자지 않도록 주의해.


[츠즈루]

아, 감독님, 내일 저녁 먹을 가게 예약해둘까요?


[이즈미]

응, 그렇지――.


[아즈마]

미안, 내일 밤 말인데, 나는 따로 행동할게. 예전에 신세 진 단골손님께 선물을 좀 사 가야 해서.


[츠무기]

저녁은 따로 드시는 거예요?


[아즈마]

응. 혼자서 적당히 먹을게.


[사쿠야]

아, 그럼 제가 짐 들어드릴까요?


[호마레]

선물이라면 나도 보러 가고 싶군.


[아즈마]

그렇게 짐이 많지도 않을 거고, 좀 특수한 가게라서. 미안해.


[사쿠야]

트, 특수……?


[시트론]

수상한 가게야!


[아즈마]

후후, 자세한 건 비밀로 해둘게.


[타스쿠]

…….


-


[아즈마]

…….


[가이]

샤워, 먼저 사용했다.


[아즈마]

아, 응. …….


[가이]

……뭐지?


[아즈마]

안드로이드 씨는 방수구나.


[가이]

젖으면 안 되는 곳은 비닐로 제대로 보호하고 있다.


[아즈마]

그거, 샴푸캡? 후후, 그렇구나. 그럼, 나도 씻고 올게.


[가이]

……그 열쇠,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아즈마]

아니, 꽤 오래됐구나 싶어서 보고 있었을 뿐이야.


[가이]

…….

  1. 오고리(おごり/쏘다)->오구라(おぐら/삶아 으깬 팥에 꿀에 잰 팥고물을 섞은 팥소(=おぐらあん)) [본문으로]

[이즈미]

……하아.

(그야, 지금 멤버 그대로 영원히 이 극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했어.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도 있어. 그게 당연한 거야. 연극을 해오면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경험했어.)

(……하지만, 역시 충격이야.)


[츠즈루]

…….


[이타루]

…….


[이즈미]

(봄조 모두, 어쩐지 가라앉은 얼굴이야.)


[사쿠야]

안녕하세요!


[이즈미]

안녕.


[츠즈루]

기운차네, 사쿠야.


[사쿠야]

……어젯밤에 시트론 씨 일을 계속 생각했어요. 외롭지만, 외로워할 시간이 아까워서요.

그럴 시간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시트론 씨와의 추억을 더 만들고 싶어요.


[츠즈루]

그래…….


[이즈미]

그렇지…….


[사쿠야]

다 함께, 시트론 씨가 마지막으로 이 나라에서 하고싶어 하는 일을 이루어줘요!

그리고, 돌아갈 때는 성대하게 배웅하는 거예요.


[츠즈루]

그렇지. 침울해봤자 하는 수 없으니까.


[치카게]

그편이 시트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이타루]

동의.


[마스미]

졸업공연 같은걸 하면?


[이즈미]

그거 좋다! 앨리스나 태엽장치 공연 재연 같은 거.


[츠즈루]

앨리스는 각본을 좀 바꿔서 출연을 늘려도 좋고요.


[사쿠야]

기대돼요!


[시트론]

좋은 아침이야―!


[사쿠야]

앗, 안녕하세요!


[이즈미]

좋은 아침, 시트론 군!


[츠즈루]

어라? 그 짐은 뭐 하려고요?


[시트론]

대형폐기물로 내놓을 거야. 조금씩 짐 정리할 거야.


[이즈미]

그래…….

(외로워할 시간이 아깝다고는 하지만, 역시 의식하면 침울해져…….)


[시트론]

뭘, 죽은 것도 아닌걸. 마지막까지 다 함께 웃는 얼굴로 있고 싶으니까 평소처럼 부탁해.

나, 추억 만들기 위해 너희가 해줬으면 하는 거 생각했어. 이거 잘 부탁해!


[마스미]

두루마리……?


[이타루]

'人ㅣ트론익 꿈 ~ㅎrLr, 무으1도싀으l 두루마己I~'


[츠즈루]

엄청난 오타네. 틀리는 게 더 어렵겠어, 이거.


[치카게]

각자 개인에게 보내는 내용인가.


[시트론]

그거야. 이뤄줄 때까지, 내용은 다른 사람한테 비밀이야.


[사쿠야]

알겠어요!


[츠즈루]

이게 시트론 씨의 소원…….


[이즈미]

그렇구나…….


[치카게]

……응?


[이즈미]

치카게 씨, 왜 그러세요?


[치카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타루]

그래서, 이 순서에 따라 이뤄가면 된다는 건가?


[시트론]

맞아!


[이타루]

그럼, 내 '무의도식의 두루마리'부터네.


[사쿠야]

무의도식?


[이타루]

'이타루가 쏘는 걸로 본고장 명물 제패하고 싶어!' 라는데.


[마스미]

본고장 명물이라면 어디?


[시트론]

어디든 좋아! 어딘가 여행을 가서 관광하고 싶어!


[이즈미]

그럼, 이번에 지방에서 겨울조 재연이 있으니까, 거기에 같이 가면 딱 좋지 않아?

관광 겸 서포트라는 형태면 겨울조에도 도움이 될 거고.


[츠즈루]

괜찮네요.


[사쿠야]

결정이에요!


[이타루]

그리고 나는 ATM이 되는 건가.


[시트론]

야호―야!


-


[치카게]

――시트론.


[시트론]

응?


[치카게]

내게 바라는 소원은 정말 그거면 좋은 건가?


[시트론]

틀림없어.


[치카게]

다른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거였지.


[시트론]

알리면, 개미 천마리 먹게 할 거야!


[치카게]

그건 싫군…….


[시트론]

잘 부탁해!


[치카게]

정말, 손해 보는 역할이군…… 또 원망받겠어.

참고로 이거, 네 종자 씨도 포함인가?


[시트론]

아니, 나 혼자면 돼.


[치카게]

그래……?

SYSTEM READY....[OK]


[가이]

실례한다.


[지배인]

네네, 누구세요――.


[가이]

이런 시간에 갑자기 미안하다.


[지배인]

아! 그, 그게, 아임, 할 수 없다, 잉글리시! 생큐, 잘 가세요! 해버나이스데이!


[시트론]

이스케, 일본어로 해도 괜찮아.


[지배인]

네!? 어라!?


[시트론]

이쪽은 가이. 내―― 종자야.


[지배인]

종자……?


[가이]

이 극단의 책임자를 만나고 싶다.


[지배인]

아, 그게, 웨이트, 잠시만, 플리즈!


-


[이즈미]

시트론 군을 마중 왔다고요……?


[가이]

시트로니아는 자흐라 왕국의 왕태자다. 차기 국왕으로서 3개월 후에 있을 대관식에 참가해야만 한다.


[이즈미]

차기 국왕……!?


[츠즈루]

그러고 보니, 자흐라 왕국에서 조만간 대관식을 한다고 형이 그랬었는데…….


[사쿠야]

설마 시트론 씨가, 국왕이라니…….


[이타루]

미행 떴네.


[치카게]

왕위계승권을 가지고 분쟁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결말이 났나 보구나.


[가이]

시트로니아는 예전에도 지금도 변함없이 왕위계승권 제 1위의 왕태자다.


[츠즈루]

……그것도 평소에 하던 농담, 같은 건 아니죠?


[시트론]

…….


[이즈미]

(시트론 군, 아무것도 부정하지 않아…… 설마 정말로……?)


[가이]

아직 대관식 준비까지는 약간의 유예가 있다. 짐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겠지.

이 나라를 떠나기 전 까지, 내가 시트로니아의 곁을 지키는 걸 허락해주었으면 한다.


[이즈미]

그건, 상관없는데요…….


[사쿠야]

시트론 씨, 대관식이 끝나면 돌아올 수 있는 거지요? 국왕이 되면 극단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마스미]

이제 연기는 계속할 수 없다는 거 아냐?


[사쿠야]

그럴 수가――.


[시트론]

국왕은 그렇게 간단히 나라를 떠날 수 없어. 퇴단하게 될거야.


[사쿠야]

퇴단…….


[시트론]

앞으로 조금, 마지막 유학 생활을 즐길게.


[이즈미]

(언젠가는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설마 이렇게 갑자기 그 날이 찾아올 줄이야…….)

(충격이지만, 원래 시트론 군은 유학생이고 기간 한정 체류였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마스미 군 때와는 다르게, 시트론 군도 납득하고 있는 것 같고, 쓸쓸하긴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사쿠야]

……왕이 되는 건, 시트론 씨가 진심으로 바라는 건가요?


[시트론]

……낫토하고 있어.


[이타루]

납득?


[시트론]

맞아.


[사쿠야]

…….


[시트론]

마지막으로 여기서 하고 싶은 거, 생각해 둘게.


[이즈미]

시트론 군…….


[츠즈루]

…….


[오미]

……일단 밥 먹지 않을래요? 가이 씨도, 괜찮으면 같이 먹어요.


[가이]

고맙다.


-


[이즈미]

가이 씨, 일본어 잘하시네요. 시트론 군은 익숙해 질 때까지 꽤 힘들었는데. 전부터 공부했던 거예요?


[가이]

언어설정을 일본어로 해뒀으니까. 일상회화는 문제없다.


[츠즈루]

언어설정?


[가이]

현행 버전에서는 3개국어에 대응하고 있다.


[이타루]

현행 버전…….


[시트론]

가이는 안드로메다야.


[치카게]

은하?


[마스미]

무슨 말이야?


[시트론]

착각했어. 점토도로도로야.


[치카게]

더 모르겠는데.


[가이]

안드로이드다.


[이즈미]

또 그런다, 그건 안 속아요.


[가이]

자흐라 왕국의 지혜를 결집한 왕립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 지금도 매해 버전업 하고 있다.


[이즈미]

가이 씨까지, 그런……. 네? 농담이죠?


[시트론]

본체가 구형이니까 고물이야. 꾹.


[가이]

…….


[이즈미]

가이 씨?


[시트론]

꾹.


[가이]

우물우물…….


[시트론]

꾹.


[가이]

…….


[이타루]

ON/OFF 바뀌고 있어…….


[시트론]

꾹.


[가이]

시트로니아, 장난 삼아 재가동을 반복하는 건 하지 말라고 말했을 터다.


[시트론]

이렇게 간단히 재가동할 수 있는 게 일단 설계 미스야.


[이즈미]

서, 설마 진짜로……?


[쿠몬]

우와―! 나, 안드로이드인 사람 처음 봤어!


[아자미]

보통 다 그래.


-


[가이]

감독님, 오늘은 기숙사에 묵어도 괜찮은지 알고 싶다. 시트로니아에게서 한시라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


[이즈미]

네?


[가이]

현관 옆에라도 두면 된다.


[이즈미]

아니, 현관 옆이라뇨!

(하지만, 한시라도 눈을 떼서는 안된다니, 왠지 감시하는 것 같네…….)

자고 가는 건 상관없지만, 지금 비어있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요. 아즈마 씨, 같은 방을 써도 괜찮을까요?


[아즈마]

나는 상관없어.


[가이]

신세지겠다.


[아즈마]

안드로이드 씨는 술 마실 수 있어?


[가이]

연어?[각주:1] 생선은 먹을 수 있다.


[아즈마]

술 말이야.


[가이]

아, 술인가. 즐기는 정도라면.


[아즈마]

후후, 그거 기대되는걸.


[이즈미]

???


-


[시트론]

…….


[가이]

《……시트로니아. 이미 취침시간이 지났다.》


[시트론]

《여전히 빈틈없구나. 먼저 방으로 돌아가라.》


[가이]

《그럴 수는 없다.》


[시트론]

《감시를 늦출 수는 없다는 건가. 난 이제 도망가지 않아.》


[가이]

《…….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지만, 이런 곳에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왜, 극단이지?》


[시트론]

《……이 극단에서 모두 함께 서는 무대는 최고로 즐거워.》


[가이]

《……즐겁다?》


[시트론]

《……너는 이해하기 어렵겠지.》

  1. 술(お酒/오사케)->연어(おシャケ/오샤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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