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쿄]
……이거면 됐나?

[가쿠]
완벽해요! 감동~! 감사함다!
그 애니 우리 부원도 많이 보거든요. 진짜 부러워할 거예요!

[사쿄]
복싱 묘사도 꽤 리얼했으니까.

[가쿠]
아! 악수도 해주세요!

[사쿄]
해달라니 해주겠지만, 호들갑은…….

[가쿠]
오미 형, 사진 찍어줘!

[오미]
그래―― 알았어.

[사쿄]
프로를 그렇게 막 써도 되는 거야?

[오미]
하하. 뭐, 모처럼이니까요.

[카이]
오미 형, 간장은 이 정도면 돼?

[오미]
응, 충분해.

[카이]
그러고 보니 우리 부에서도 그 애니 유행이에요. 아는 사람이 성우로 출연했다고 하니까 다들 놀라던데요.
그래서 그런데, 럭비부 부실에 장식하게 사인 한 장 더 받고 싶은데…… 아, 아버지도 갖고 싶다고 했으니 두 장…….

[오미]
잠깐――.

[사쿄]
이 정도는 상관없어. 저녁밥 값으로 이거면 싼 거지.

[오미]
죄송해요.

-

[카이]
간단한 거라 죄송해요…….

[사쿄]
아니, 충분히 호화로워. 요리는 형한테 배웠나 보군.

[오미]
사쿄 씨, 여기 앉으세요.

[사쿄]
그래.

[오미]
오늘 이렇게 집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사인은 제가 대신 받아오겠다고 말은 했는데…….

[가쿠]
그치만 그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부탁해야지~!
게스트 캐릭터지만 다들 그 캐릭터 최고라고 했어!

[사쿄]
올해 대학에 들어갔다고 했지?

[가쿠]
넵! 고등학생 때부터 복싱했는데, 대학에서도 복싱부 들어갔어요!
작년까지 가장 선배였는데 갑자기 막내가 돼서 적응하는 게 큰일이에요~

[카이]
넌 선배한테 귀여움받는 타입이니까 괜찮잖아. 작년에도 선배 느낌 전혀 없었으면서.

[가쿠]
아니라니까! 졸업 때 후배들이 쓸쓸하다고 얼마나 울었는데, 좋은 선배였다고!
앗! 그러고 보니 다음에 후배한테 한턱 쏴야지. 오미 형이 조사해달라고 한 거 도와준 답례로――.

[사쿄]
조사?

[오미]
――별거 아니에요.
카이는 이제 취업 준비 생각해야 하지 않아?

[카이]
맞아. 차라리 사쿄 씨네 회사에 넣어달라고 할까.

[사쿄]
우리는…… 블랙이라서.

[오미]
그런데 오미 형도 사쿄 씨도 본업이 있으면서 극단에서 연기까지 하다니 대단해~

[가쿠]
나는 부활동하고 리포트만으로 한계인데. 어떻게 양립하는 거야?

[사쿄]
……그 순간순간을 대충 하지 않으면 돼.
어른이 되면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게 늘어나지만, 하고 싶은 걸 포기해야만 하는 건 아니야.
자기가 하고 싶은 거니까 그 순간에 전력을 다하는 거지.
그리고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라도, 하고 싶지 않은 걸 최선을 다해 끝내는 거야.
너희도 부활동 뿐만 아니라 대학 공부도 열심히 해라. 최선을 다해 한 건 어떤 거라도 언젠가 반드시 양식이 될 거다.

[가쿠]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최선을 다해서 하라니~ 아픈 곳을 찔렸네~…….

-

[오미]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조금 전에 해준 얘기도요――.

[사쿄]
그래.

[오미]
사쿄 씨는 은천회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성우 일도 병행하시죠,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해 도전하시니 존경스러워요.

[사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열심히 할 수 있는 거지.
후시미 네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뭐지?

[오미]
――. 반리가 말한 대로 배우로서 껍질을 깨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건 알고 있는데…….
사실 지금, 다른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요.
위선이라는 말도 들었고 제가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무리 해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사쿄]
그렇다면 그게 네가 지금 가장 해야 하는 일 아니겠어?
정말로 하고 싶은 건 하는 게 좋아. 하고 싶은 것에서 눈을 돌리는 사이에 20대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니까.
게다가 그런 건 잊혀지지 않고 계속 따라다니지. 경험자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어.

[오미]
……그렇죠.

[사쿄]
후시미 네 도전에 대해 나도, 가을조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는 건, 네가 그저 게으름 피울 녀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
설령 어려운 일이라도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가을조의 바람이고 내 바람이기도 해.

[오미]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거…….
――사쿄 씨,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요. 기숙사에 도착하면 가을조 애들하고 다 함께 들어주세요.

[사쿄]
……역시 넌 의지하는 게 느리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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